The 2025 Carnival / 출처 : 기아
기아 카니발이 미국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SUV 전성시대 속 자취를 감췄던 다목적 차량(MPV)이 부활하고,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틈을 타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결과다.
작년 말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은 단숨에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토요타 시에나의 독주를 흔들었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팔린 카니발은 3만3152대로 전년 동기보다 57%나 증가했다. 이는 기아 전체 판매 증가율 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여세를 몰아 기아는 미국 내 점유율 6%를 목표로 카니발을 핵심 전략 차종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녹록지 않은 관세 부담과 생산 현지화라는 숙제가 놓여 있다.
NEW ODYSSEY / 출처 : 혼다
기아 카니발이 이처럼 가파른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엔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처음 도입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있다. 4세대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등장한 이 모델은 미국 소비자들의 실용성과 연비에 대한 요구를 정확히 겨냥했다.
윤병렬 기아 IR팀장은 지난 25일 열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중형 MPV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23%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2분기 기준, 카니발은 미국 MPV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섰으며,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는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에 이어 4위다.
EV9 / 출처 : 기아
미국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도 카니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MPV 시장은 2000년대 이후 쇠퇴하다 2022년부터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9만61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내 1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47만 대를 기록했다. 이제 신차 100대 중 12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반면 전기차는 기세가 꺾였다.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6.3% 감소했고, 기아의 전기차 모델인 EV6와 EV9도 각각 46%, 49%씩 판매가 줄었다.
여기에 오는 9월,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 종료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