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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해도 안 팔려요"… 악성 미분양 1위는?

by 위드카 뉴스

준공 후 미분양 22개월 연속 증가
지방에 물량 80% 이상 집중되며
건설사 자금난 우려 커지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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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악성 미분양 / 출처: 뉴스1


부동산 시장에서 ‘새 아파트는 무조건 팔린다’는 공식이 이제는 옛말이 됐다. 주택을 완공하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악성 미분양 주택이 지난달에도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체 물량의 80% 이상이 지방에 집중되면서 지역 경제와 건설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 중심으로 악화되는 ‘악성 미분양’ 재고 급증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7,58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7월 대비 1.9% 늘어난 수치이며, 악성 미분양은 작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22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늘다가 6월 잠시 감소했으나, 다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증가세로 전환되며 심각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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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악성 미분양 / 출처: 연합뉴스


문제는 이 악성 미분양 주택 중 83.9%인 2만 3,147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겪는 가운데, 이미 지어진 아파트마저 외면받으면서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가 3,702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3,314가구), 경북(3,237가구), 부산(2,772가구)이 그 뒤를 이었다.


집 사려는 사람도 사라졌다…매수 심리 위축 심화


악성 미분양 증가는 매수 심리 위축의 직접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8월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4만 6,252건으로, 한 달 전인 7월 대비 28.0% 급감했다.



특히 수도권은 37.5%,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무려 51.0%나 줄어들며 거래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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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악성 미분양 / 출처: 뉴스1


이는 정부가 6월 27일에 시행한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조치의 여파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주택 구매 여력이 감소한 것이 거래 절벽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했다는 40대 직장인 A씨는 “수천만 원씩 오른다는 이야기는 옛말이 되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집값이 하락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 지어놓은 새 아파트마저 외면받는 현실은 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래 공급 부족 경고음… 정부 대책 부재에 시장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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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악성 미분양 / 출처: 연합뉴스


집을 사려는 수요가 실종되자, 자연스레 주택 공급 움직임도 둔화되고 있다. 8월 주택 공급 지표를 보면 인허가, 착공, 준공 물량 모두 지난해 8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착공 물량은 전국 1만 6,304가구로 작년 대비 44.2% 줄었고, 새로 건축 허가를 받는 인허가 물량도 39.9% 감소했다.



현재의 거래 절벽이 앞으로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부동산 시장에서 울리고 있다.



준공 물량 역시 전국 2만 18가구로 작년보다 52.8% 급감했다. 반면, 공동주택 분양(승인) 물량만 소폭(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방에서 44.5%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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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악성 미분양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도 정부는 아직 뚜렷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이미 꺾여버린 매수 심리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팔리지 않은 악성 재고가 쌓이고 주택 거래마저 끊긴 현 상황은 부동산 시장에 드리워진 ‘겨울’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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