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더(Boulder) / 출처 :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그동안의 '도심형 SUV' 꼬리표를 떼어내고, 거친 야성을 전면에 내세운 정통 오프로더 시장으로 진출 선언을 했습니다. 2026 뉴욕 오토쇼에서 새로운 오프로드 SUV 콘셉트인 '보더(Boulder)'를 공개하며, 포드 브롱코와 지프 랭글러가 지배하고 있는 미국 정통 오프로더 시장 입성을 알렸습니다.
보더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승용차 기반의 유니바디(모노코크) 구조를 버리고,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바디 온 프레임(Body-on-frame)' 플랫폼을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현대차가 '철의 예술(Art of Steel)'이라 부르는 각진 외관 디자인은 포드 브롱코를 연상시키는 단단한 인상을 주며, 랜드로버 디펜더를 떠올리게 하는 사파리 윈도우 등 클래식한 오프로더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37인치에 달하는 거대한 머드 타이어와 가파른 접근각 및 이탈각을 갖춘 이 모델은 콘셉트카임에도 불구하고 즉시 오프로드 주행에 투입할 수 있을 법한 강력한 지형 돌파 능력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보더 콘셉트를 단순한 SUV에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2030년까지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미드사이즈 픽업트럭'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보더 기반의 픽업트럭이 양산된다면, 토요타 타코마, 포드 레인저, 쉐보레 콜로라도 등이 장악 중인 경쟁 심화 미국 미드사이즈 픽업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게 됩니다. 한 현지 자동차 전문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베스트셀링카 상위 25위 안에 픽업트럭이 6대나 올라있을 정도로, 이 시장의 규모와 수익성은 상당합니다.
현대차는 지난날 도시형 컴팩트 픽업인 싼타크루즈를 선보였으나 포드 매버릭 등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더 프로젝트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정통 픽업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경쟁 모델인 지프 랭글러, 포드 브롱코, 토요타 4러너 등의 미국 시작 가격이 대략 3만 6000달러에서 4만 1000달러(약 4800만~5500만 원) 범위에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차도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3만 달러 후반에서 4만 달러 초반에 기본형 가격대를 설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유의 충실한 편의 기능과 매력적인 보증 조건을 활용한다면, 충성도 높은 기존 오프로드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강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엔진 사양이나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더 콘셉트의 등장은 현대차가 탄탄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진정한 '풀 라인업' 완성차 제조사로 재편성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