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외국 여행에 대한 소고
언젠가 영국에 다시 가자
나에겐 언제나 나를 돌아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러 가지 재밌는 소식들이 내 귀와 관심을 잡아끄는 게 둘째요
첫쨰는 우습게도 나를 돌아볼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지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나에게 드문 것이 그 이유다.
그래서 그런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 내가 여행을 혼자서 가는가 싶다.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은 회사 선배의 강권에 의해서였다.
입사 후 신입으로서 한 손 거들었는지 귀찮게 했는지 모를 첫 과제가 끝나고
고생했다던 선배가 과제 끝나고 뭘 할 거냐고 나에게 물어보았었다.
" 음 모르겠는데요? 집에서 자거나 게임하거나 영화 보거나?"
그 당시 언제 업무가 끝날지 몰라 평일에 약속을 잡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강렬한 무력감에 주말엔 침대 위에서 떠나지 않았던 나를 안쓰럽게 보았던 선배는 나에게 한 가지 권하였다.
"안 되겠다, 형이 찾아줄게, 너 어디 가고 싶니? "
그 자리에서 선배가 핸드폰으로 검색한 비행기 표들 중에서,
짧게나마 할 수 있는 영어와 친할 영어권 국가를 찾았고, 그렇게 나의 첫 여행으로 런던행이 결정되었었다.
첫 여행이고 외국이다 보니 나에겐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서 소매치기당하면 어떻게 하지, 가방을 칼로 찢어서 가져간다던데..
가서 짐을 못 찾으면 어떻게 하지, 여권은 따로 챙겨서 가야겠다, 고액권은 복대나 양말에 넣고 몸에서 항상 떨어지지 않게 해야겠다,... 등등
나를 기다리고 잇던 미지의 경험은 나에게 불안과 설레임을 선물해 주었다.
그때 100만 원이 약간 안 되는 푸동공항을 경유하는 동방항공의 비행편으로 영국에 갔던 나는 런던 브릿지도 보고, 이름 모를 동네 공원에서 겨울이라 열렸는지 크리스마스 축제에도 구경하면서 맥주를 홀짝이곤 했었다.
기억에 남던 건 런던브릿지 앞에서 마신 맥주도, 대영박물관도 아니고 방금 이야기했던 이름 모를 축제에서 맥주를 훌쩍이거나 이상한 펍에서 공연을 보면서 맥주를 홀짝이던 일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펍은 큰 고가도로 아래에 있었는데, 마치 "굴다리 밑"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굉장히 외부가 허름했던 느낌을 기억한다. 안에 들어가 밴드가 있었고, 즉흥적인 연주와 함께 맥주 한잔을 마시며 연주를 즐기던 시간이 나에게 새롭고 이게 외국인가 싶은 생경함이 나를 기분 좋게 해 주었다. 그 펍을 가게 된 것도 정처 없이 그 동네 주말장터를 돌아다니다가 한식집 한국인 주인아주머니랑도 이야기하고 다른 곳도 구경하다가 들어간 거라, 나에게 의도치 않은 경험에 대한 즐거움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또 한국인 아주머니와 즐거운 대화 속에서 부럽고 되고 싶은 삶의 자세를 듣기도 하였고 영국에는 스코틀랜드에도 매우 뛰어난 경관을 가진 여행지가 있어 또 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인가 그전날인가 뜬금없이 아더왕 무덤을 가야겠다고 영국의 이상한 시외버스를 타고 근교로 갔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친절했던 직원은 관광객이 그런 시골에 왜 가는지 짐작하기 어려워 잘못이야기한 거 아니냐 되물어주는 친절과 어디서 갈아타야 하는지 알려주는 친절도 베풀어주었었다.
아더왕 무덤에서 좋았던 건 정말 매체에서 봤던 장면이 그대로 있어서 좋았고, 여유로운 공원에서 이네들 삶의 여유가 좋아 보였었고, 버스정류장에 서있던 총각에게 "총각 000 버스 지나갔소" 하고 물어보는 모습이 또 우리네 여느 시골과 같은 모습인 거 같아 그런 모습을 보고 즐거웠었다. 지금도 그런 내가 좋아했던 장면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가보는 게 즐거운 목표가 되곤 한다.
지금도 나의 여행스타일엔 이런 즉흥적인 부분이 좋았던 영국여행 경험이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원래 조금 긴 글을 쓰고 싶었지만 짧게 줄이려고 조금 정리하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적고 싶었다.
외적으론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적고 싶었고, 나란 사람에 대해서 글로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혼자서 여행에서 사색하면서 날 돌아볼 시간을 갖거나, 멍 때리면서 정신적 힐링을 하듯이,
내적으론 글 쓰며 나에 대해서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글 구성은 처음이 즉흥적인 부분, 그리고 사색하는 부분, 사색하는 걸 좋아하는 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 로나 나눠서 길게 가져가려고 했는데,
내 체력을 고려하여 이만 글을 줄이는 것을 미래의 독자인 나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그럼 .
2024 10.26. 태안 어느 바닷가 앞, 풍경 좋은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