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언드래곤 Nov 06. 2016

A Language barrier?

스웨덴에서 영어와 스웨덴어의 필요성


스웨덴어 배워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으로 유학 간다고 하면 먼저 얘기하는 게 그 나라도 영어를 쓰냐는 거였다. 이 질문은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어의 존재조차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영어로 수업을 들을 것이고, 스웨덴어는 단어 하나도 모른다고 했었다. 그래도 스웨덴은 영어를 잘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정답부터 얘기하면, 스웨덴에서 영어만 써도 된다 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 한국을 예로 들면, 외국인이 한국에 놀러 와서 혹은 공부하러 와서 한국어를 몰라도 될까?라고 생각해보자. 그냥 기본적인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나는 누구누구입니다. 정도만 알아도 사실상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한국인은 유창하게 영어를 하진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단어 정도는 알고 있기에, 천천히 대화하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리고 수업을 영어로만 이루어지는 강의를 듣고, 영어를 하는 사람들과 친구를 맺고 살아가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어만 써도 되나요? 란 질문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 말인지 알 수 있긴 하다. 물론, 스웨덴 사람은 대부분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 때문에, 사실 훨씬 편하다.


이번 포스팅은 스웨덴어와 영어의 필요성과 얼마나 잘하면 좋은지, 스웨덴을 가기로 결정했으면 언어 공부를 얼마나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몇 가지 얘기하도록 하겠다.


1. 공부 

공부는 사실상 영어만 써도 문제가 될 이유가 전혀 없다. 사실 스웨덴 유학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영어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스웨덴 유학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영어는 잘하면 잘할수록 좋다. 물론, 석사과정을 지원할 수준이면 영어는 다들 잘 하시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영어를 그렇게 잘하진 못한다. 그래서, 그룹 과제나 그룹 프로젝트를 할 때 그룹원들과의 의사소통하기가 좀 어려웠었다. 그리고 보통 한국에서 배우는 영어나 시험 볼 때 듣고 쓰는 영어는 정말 완벽한 영어만 배우는데, 여긴 전 세계 애들이 모이다 보니 미국이나 영국의 영어 발음을 기대하면 안 된다. 정말 각양각색의 나라에서 각양각색으로 영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나는 사실 내가 말하는 것보다 알아듣는 게 더 힘들었다. (특히, 같이 수업을 듣는 한 인도애 발음은 정말 알아듣기 힘들어서 옆에 다른 인도애가 영어를 영어로 통역해주기도 했다) 

수업 설명과 수업 모두 영어로만 진행된다. (사진은  내가 듣는 TSTE86 과목의 과제 제출 법을 찍어논 것)

그래도, 스웨덴어를 할 줄 안다면 기회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일부 과목의 경우 스웨덴어로만 진행되는 과목이 있어 추가로 듣고 싶은 과목이 있을 경우 수업 선택권이 더 늘어나기도 한다. 


2. 생활

확실히 알아둬야 할 것이 이 나라는 스웨덴어가 모국어라는 것이다. 물론, 스웨덴이 비 영어권 국가 중에 영어를 잘 구사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긴 하더라도, 처음에 마트를 가던가 관공서를 가서 먼저 보고 듣는 것은 스웨덴어이다. 영어가 가끔 병기되어 있기도 한데, 대부분은 스웨덴어로만 적혀있고 오히려 영어보다는 덴마크어나 노르웨이어가 적혀있는 경우가 더 많다. 화장실이 무척 급했는데, 시내 화장실 앞에서 대체 이걸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식은땀을 흘리며 번역기를 앞에서 돌리고 있던 기억도 있다. (지나가는 분이 도와주셔서 다행히 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대다수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에 그냥 다가가서 영어로 물어보면 대부분 친절하게 영어로 답해준다. 아직까지 영어를 못하는 스웨덴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고, 대부분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했다. (사실 필요한 건 스웨덴어가 아니라 스웨덴 친구가 아닐까) 

내가 받은 우편물들 전부 스웨덴어로만 적혀있다. 대부분 광고긴 하지만, 가끔 중요한 우편물도 오기도 한다.


마트 계산대 모습 (Hemköp), 영어는 어딜봐도 찾을 수 없다.
내가 사는 Ryd 안내지도 (Ryd 같은 경우 워낙 외국인 학생들이 많기에 영어가 병기되어 있다.)


스웨덴어를 못하면 각종 행사를 참여할 때도 제한이 되기도 한다. 내가 참석했던 행사 중에는 신입생 환영회 같은 Overall premiere는 행사 자체가 학과 전체 신입생들 대상이어서 모두 스웨덴 어로 진행을 하였고, 우리에겐 통역 느낌으로 International student에 관심 있는 신입생들이 붙어서 같이 놀아(?) 주었다. 다만, 학생들이 다 같이 노래도 부르고 각종 공연도 하는데 같이 즐길 수가 없어서 좀 소외된 느낌이 들었었다.

(참고로, 그때 신입생들이 행사에서 놀 때 불렀던 노래는 죄다 alcohol과 sex에 관한 내용들이라고 했다. 나도 몇 가지 단어는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condom이라던지 dick이라던지... 같이 부를 수 있었다면 참 즐거웠을 텐데(?))


3. 직업에 대하여

학교에서 소개하거나, 많은 스웨덴 유학 커뮤니티에서 스웨덴에서 직업을 구하려면 스웨덴어를 할 줄 아는 게 좋아요.라고 말을 한다. 어찌 보면 당연히 자국 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못하는 사람보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사실 이건 내가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살고 있는 유학생 친구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적으려고 한다. 

스웨덴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복지가 매우 발달되어 있고, 이민자에 대한 정책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훌륭한 편이다. 다만, 최근 들어 유럽 내에 유입되는 이민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래서 유럽 외에서 온 우리 같은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이 순수하게 일자리를 구하러 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민정책의 유리한 점을 부당하게 이용하려고, 직업 타이틀을 얻기 위해 일자리를 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조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스웨덴에 있는 노동법으로 인하여 고용에 있어 보다 신중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편견이 존재하여,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는 스웨덴어를 배우는 것이 유리하고 가능하다면 스웨덴에서 살고 있는 지인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4. 끝으로

이번 포스팅은 전반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라 사실상 크게 도움이 될진 잘 모르겠다. 다만, 경험상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 유학을 생각할 때 영어만 써도 되는지, 스웨덴어는 얼마나 알아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유학을 준비하면서 영어를 공부할까요 스웨덴어를 공부할까요 라고 물으면 난 무조건 영어를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스웨덴어를 준비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영어만으로도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물어본다면 유학생활 자체에서는어려움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나도 스웨덴어를 배우고 있지만, 아직은 전혀 할 줄 모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레벨이 낮다. 그래도 계속 살아가고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 보면 내가 이번 포스팅에 언급한 건 그저 기우일지도 모른다.

포스팅이 좀 진지한 주제였고 (재밌게 쓰고 싶었지만)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글을 쓰면서도 반응이 꽤나 걱정된다. 사람 개개인이 생각하는 정도라는 게 다 다르기 때문에 스웨덴에서 거주하는 다른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유학생활에 대해 포스팅을 시작하면서 한 번은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주제였다. 왜냐하면, 석사 유학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런 사람들이 흔히 하는 고민이 언어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환학생이나 석사 유학은 기본적으로 외국에서 살아가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싶었다.


그나저나, 나는 이번에 (거지 같은) 그룹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이 났다! 끝난 기념으로 내가 한 그룹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공부 얘기를 더 할까 했는데, 나를 뒤에서 조종하고 계시는 익명의 힘에 의하여 다음 포스팅은 전반적인 스웨덴 일과에 대해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생활비에 대한 정보를 포함해서 내가 평소에 뭘 먹는지, 학교는 몇 시에 가는지, 여가시간엔 무엇을 하는지 같은 내용들을 얘기할 것이다. 마침 저번에 했던 스웨덴어 과제도 내 하루 일과에 대해 스웨덴어로 말해보는 것이기도 해서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다. 아무튼 다음엔 겜 덕후이자 집돌이인 내가 스웨덴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얘기해보자~


그럼 살짝 예고편 느낌으로 나의 주식이나 다름없는 파스타 사진을 올리면서

Tack för att du läser!

족발에 소주한잔 하고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보는 곧 나의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