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의 순간이 그렇듯 직장생활도 의사결정의 연속입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장인은 누군가의 의사결정을 위해 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팀원은 팀장의 의사결정을 위해, 팀장은 임원의 의사결정을 위해, 임원은 대표의 의사결정을 위해, 대표는 고객의 의사결정을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사결정의 쳇바퀴가 잘 돌아가는 기업은 조직문화도 좋고 사업도 잘 됩니다.
그래서, 좋은 리더의 조건으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능력을 꼽기도 하는데요, 개인의 삶이 아닌 "일"의 세계에서는 훌륭한 의사결정이 단순히 어느 한 사람의 개인적 능력이기 보다는 결정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원활한 상호 작용의 결과물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고 보다 효과적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나가기 위해,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리더뿐만 아니라,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받는' 팔로워에도 관심을 갖고, 그들의 특징을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주변에 그런 사람들 한 둘씩 있잖아요. 보고하는 기획서마다 어렵지 않게 상사의 OK를 받아내는 그런 사람들... 10년 넘는 지난 직장생활에서 제가 관찰한 그런 사람들의 몇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본인이 완벽하게 납득하지 못한 것은 보고하지 않는다
- 자기 자신도 설득하지 못 한 아이디어를 상대방에게 납득시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일을 꾀한 사람의 확신과 자신감도 없는 아이디어를 적극 지지해 줄 의사결정자는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2. 우선순위 및 중요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 대부분의 의사결정에는 비교대상이 필요하기 마련인데요, 명확한 근거를 통해 내 아이디어가 비교대상보다 '월등히' 낫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흔들리는 의사결정자의 촛불같은 마음을 견고하게 붙잡아 주어야 합니다.
3. 디테일에 강하다
- 큰 맥락은 보고서에 나와 있고, 설명도 충분히 들어서 대충 이해했기 때문에, 질문은 당연히 사소한 디테일에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막힘없이 답을 할 수 있고, 대안이 준비되어 있는 사람은 의사결정을 잘 받습니다. 특히, 매출이나 점유율, ROI와 같은 중요한 숫자들은 자료를 보지 않고도 대답할 수 있도록 암기하여 의사결정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전문가를 대동한다
- 간혹, 내가 실무 담당자가 아닌 일에 대해 의사결정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자료를 공부해도 디테일까지 챙기기는 어려운데요, 그럴 때는 과감하게 실무자를 대동하여 디테일에 대한 설명을 맡기는 게 좋습니다.
5. 모르는 건 서둘러 인정한다
- 미처 확인하지 못한 사항에 대한 질문이나 비판은 깔끔하게 인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저런 변명과 임기웅변은 논점을 흐리고 의사결정자의 관심을 나에게 도움되지 않는 쓸모없는 곳으로 향하게 하고, 종종 거짓말을 해서 일을 크게 만들기도 합니다.
6. 장기 플랜을 짠다
- 내가 하는 말을 단박에 알아듣고, 처음 듣는 의견을 그 자리에서 승낙해 주는 의사결정 장면은 흔치 않습니다. 의사결정자가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도록 공과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접근해야 합니다. 1)처음에는 가볍게 이슈를 던져서 주의를 환기 시키고, 2)몇 차례 관련 외부 자료를 아이디어 제너레이션 차원에서 공유하고, 3)간략한 개요를 작성하여 약식으로 보고한 후, 4)디테일과 데이터로 무장한 상세 자료로 설득하는 [빌드업]이야말로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7. 한 번 더 들이댄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받는데 실패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보통 사람들은 "그럼 그렇지 뭐... 들어줄 것도 아니면서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오래."라며 툴툴거리지만, 의사결정을 잘 받는 사람은 대답하지 못 했던 질문, 챙기지 못 했던 디테일, 의사결정자에게 심어주지 못 했던 확신을 보완하여 한 번 더 들이댑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지난 실패는 그저 빌드업 과정의 하나였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