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저는 잠시...

by 생각하는 생활인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AI가 자고 일어나면 업데이트되어 나타납니다. 따라가려고 들여다보면 그 범위가 너무 방대해서 처음엔 신기하다가 어느 순간 질려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섭습니다. AI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숏폼 영상이 미친 듯이 퍼지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서 올리는데, '과연 저작권 문제는 없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의 답을 찾아볼 여유도 없이 어느 순간 숏폼 영상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보다 보면 시간은 순삭입니다.


의사소통에서 몇 가지 단어만으로 전체를 판단하고 오해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언젠가부터 내가 주어를 자주 생략하고 일방적으로 말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고치려고 하는데 어떻게 버릇이 든 것인지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게 트렌드야, 따라와!'라고 하는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은 순식간에 구독자를 모읍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니 납득은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알게 된 트렌드를 적용하기보다는, 그 트렌드라고 알려주는 콘텐츠 자체만 소비하고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속았나 싶기도 합니다.


뒤처질 용기를 갖기가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말하고 행동하기가 아쉽습니다. 공허함이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나의 속도와 나의 중심을 찾는 것은 오래전부터 가장 검증된, 지나고 나면 가장 만족스러운 삶의 방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렵습니다.


펜은 아니지만 키보드를 눌러보기로 합니다.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모두가 Yes를 할 때 No라고 할 자신은 없지만 '잠깐만요'라고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걸 공개된 플랫폼에 올려보는 것도 의미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AI는 더 진화할 것이고 대체제가 등장하거나 일정한 제재가 되기 전까지 숏폼의 질주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짧은 메시지로 의사소통을 하다 보면 서로 간의 오해는 더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트렌드는 계속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따라오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잠깐만요! 저는 잠시 쉬렵니다


얼마 전 지인이 그러더군요. '요즘은 거리에 낙엽을 너무 빨리 치워서 밟아볼 틈이 없다'라고요. 아 맞다, 낙엽을 밟아보는 느낌. 참 좋은데 내가 잊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아직 낙엽이 쌓인 길을 만난다면 자박자박 밟아보며 잠시 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