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탈자
발견했다
재밌게 읽고 있던 책에서 오자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 봤나 싶었다. 그런데 요리 보고 저리 봐도 틀린 게 맞았다. 잠시 생각해 본다. '이거 출판사에 알려줄까?' 곧, 결심했다. 알려주자. 책의 서지정보 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오탈자 제보 이메일이 적혀 있었다.
제보를 결심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냥 책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제보하면 혹시 어떤 보상이 있을까?'라는 기대 때문은 아니었다. 그냥 책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내 맘에 드는 책을 만들어준 이들에게 호의가 생겼기 때문이다. '호의'란 사전에 따르면 '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여 주는 마음'을 말한다. 나는 평소 친절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친절한 마음씨가 생겼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책을 고른 나의 선택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책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메일을 보냈다
빠른 회신이 왔다. 확인하겠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뒤 한 통의 이메일이 또 왔다. 그 책의 편집 담당자였다. 제법 긴 문장의 회신이었다. 내가 제보한 오자가 오자인 것이 맞으며 짚어주셔서 감사하단다. 그리고 출판인다운 따뜻한 끝인사가 담겼다.
수정된 책이 나오길 바란다
얼마 전 따뜻한 글들이 많이 실리던 유명 잡지가 무기한 휴간을 공지했다. 나 역시 읽어본 적 있던 잡지였다. 씁쓸했다. 원치 않는 추억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인 것이 맞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내가 오자를 제보한 책이 수정되어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사람들이 만드는 좋은 책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