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교차투표와
2018년의 교차투표

창원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동수임에도 부의장만 확보한 이유

by 안일규

2016년 : 김하용 의장(무소속), 김종대 부의장(더민주), 정영주 의회운영위원장(무소속), 김헌일 기획행정위원장(새누리), 이옥선 경제복지여성위원장(무소속), 강호상 환경해양농림위원장(새누리), 이희철 문화도시건설위원장(새누리)


2018년 : 이찬호 의장(한국당), 김장하 부의장(더민주), 이치우 의회운영위원장(한국당), 손태화 기획행정위원장(한국당), 김순식 경제복지여성위원장(한국당), 노창섭 환경해양농림위원장(정의당), 이해련 문화도시건설위원장(한국당)


2016년 창원시의회와 2018년 창원시의회는 의장단·상임위원장 선거를 두고 똑같은 일을 되풀이했다. 2016년에는 압도적인 1당이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부의장·의회운영위원장·경제복지여성위원장을 내주더니 2018년에는 자유한국당과 동수가 된 더불어민주당이 의장·의회운영위원장·기획행정위원장·경제복지여성위원장·문화도시건설위원장을 내줬다.

두 차례의 의장단·상임위원장 선거는 소속 정당을 가로질러 투표하는 교차투표(Cross-Party Voting)의 성격을 똑같이 드러냈다. 교차투표는 경제복지여성위원장 후보로 나선 민주당 백승규 의원 19표, 문화도시건설위원장 후보로 나선 민주당 주철우 의원은 18표에 그친 데서 정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동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중요사안마다 교차투표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중요사안마다 경제복지여성위원장·문화도시건설위원장 선거 표차가 6표에 달하는 점은 정의당 2석보다 더불어민주당 내 소신투표파가 캐스팅보트권을 쥘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정의당 의원들에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도 있었으나 그들이 놓친 것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교차투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은 데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교차투표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2016년’에 있다. 2016년 교차투표로 자신들이 의회 권력을 내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소속의 노창섭 환경해양농림위원장은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의회 내 선거에 대한 무기명 투표까지 거슬러가며 밝힌 정의당 의원 2명의 민주당 투표 행위와 (노 위원장의 주장의 전제 아래)이탈했을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내 4명 이상의 의원이 행한 일관된 투표행위는 미국 상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호명투표(Roll-Call Vote)의 성격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방자치법에 근거하여 무기명이어야 할 선거에 투표행위 공개와 일관된 교차투표 행위로 사실상 항명성 투표로 점철됐다고 볼 수 있다.

혹자는 ‘파란 겉옷 빨간 속옷’이란 표현까지 썼지만 그보다는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과 자유한국당 창원시의원 간 이념적 차이가 크지 않으며 여전히 창원·마산·진해 지역 간 갈등이 정당 대결보다는 큰 것으로 판단하는 게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Roll-Call Vote를 ‘중요 법안에 대해 각 정치인이 던진 표’로 번역하는 한국학자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소수파의 출현의 신호일 수 있다. 2018년의 의장단·상임위원장 무기명 투표에서 벌어진 반란표를 당론과 다른 의사를 가진 의원으로 인정하고 의원들 사이에 협의와 합의의 과정을 충분히 가져야 할 것이다.


안일규 정치칼럼니스트,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창원시의회 이찬호 의장(경남도민일보 사진).jpg 이찬호 창원시의회 의장(자유한국당, 4선)/ 경남도민일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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