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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을 걱정하는 당신에게
by 룡이 May 06. 2018

야식이 당기는 밤


텅텅 비어 있는 냉장고 

 ‘신혼집 냉장고 맞니?’라고 친정 엄마가 물어볼 만큼 저희 집 냉장고엔 음식이 많이 없어요. 혼자 자취를 하는 동안 식재료를 썩혀 버리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재료를 많이 사두지 않는 게 습관이 되었어요. 결혼한 후에는 요리를 만들어도 딱 2인분만 만듭니다. 그렇지 않으면 냉장고에 남은 음식을 일치 김치 먹어치우기 때문에 과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식탐이 많은 저로서는 과자 같은 실온 식품도 일찌감치 사라질 것을 예상하여 아예 사두지 않습니다. 식욕 조절 같은 어려운 일은 처음부터 시도할 수 없게 원천 봉쇄하는 거죠. 


 그러니 야식이 먹고 싶은 야밤에 냉장고와 찬장을 열어도 나오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150L가량의 냉장고에는 물, 당근, 토마토, 포도, 양파, 김치(배추김치, 파김치, 부추김치), 몇 가지 반찬, 각종 소스 등이 전부네요. 근종 때문에 식습관을 조절하면서 의식적으로 냉장고 속 식재료에 대해 생각합니다. 몸무게가 증가하지 않는 식재료, 육고기보단 과채나 조류 고기를 구비하고, 인스턴트식품을 지양하려고 노력합니다.

 


근종, 의식적으로 냉장고 속 식재료에 대해 생각합니다.



 하지만 음식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8시가 넘어갈 즈음엔 뭔가가 먹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땐 텅텅 비어 있는 냉장고가 아쉬울 뿐이죠. 그래도 어찌하겠습니까. 마음과 위는 음식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이지만 머리는 차분히 히 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면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들이미는데요. 실제로 저녁을 충분하게 먹지 못했기 때문에 배고픔을 느낄 때도 있지만 가짜 배고픔을 경험하거나 무언가를 그냥 씹고 싶어서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땐 그냥 무언가를 먹습니다. 저칼로리 음식이나 수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들을 위주로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저칼로리 음식을 만족하며 먹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요. 



가짜 배고픔을 경계하세요!






밤늦은 카페처럼 

 가짜 배고픔의 원인 중 하나가 수분 부족이라는 뉴스를 읽은 적이 있어요.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하게 될 경우 음식을 통해 수분을 흡수하려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밤에 무언가가 먹고 싶다면 물을 한잔 먼저 마셔요. 야식이라서 그럴까요. 일반적인 물보다는 조금 특별하게 마시는 물이 심리적으로 더 만족스럽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잔을 꺼내 여름에는 얼음과 과일을 띄운 과일 물을, 겨울에는 머그잔 가득 따뜻한 차를 넣어 마시면 야밤 카페 투어 온 듯 기분이 좋아져요. 수분 공급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무알콜 맥주나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아요.  





제철 과채를 듬뿍 

 별거 없는 냉장고라도 과채는 항상 빠짐없이 있어요. 이번 봄에는 딸기를 매일 거의 한 팩 정도 먹은 것 같아요. 딸기를 사기 위해 부산에서 양산까지 한 시간을 넘게 운전해서 갔으니까요. 요즘에는 씹는 맛 때문에 당근을 많이 먹고 있어요. 어금니로 당근을 도끼처럼 베어 물면 와그작하고 쪼개지는 재미 때문인지 한 팩에 6kcal 한다는 곤약 젤리보다 당근이 더 만족스러워요.  

앞으로 다가 올여름에는 수박, 참외, 포도, 토마토를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좋습니다. 





삶은 계란 

 샐러리, 당근 등을 토끼처럼 해치워도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채워주지 못하는 허전함은 참 슬픕니다. 과하게 표현하면 고독할 때가 더러 있어요. 아시다피시 저희 집 냉장고의 쓸쓸한 속을 생각하면 더 외롭습니다. 그럴 땐 계란을 꺼냅니다. 삶은 계란이라고 했나요? 하지만 계란 노른자 속 지방이 다이어트와 근종에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으니 하루 2개 이상 섭취하시지 않길 추천합니다.




 

에라이, 그냥 다 먹읍시다! 

야식의 진리는 치킨이라는 말, 동의하지만 다음날엔 항상 후회해요.ㅜㅜ

이런 무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름과 양념에 버무린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면 응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날은 정신적 만족을 위해서라도 치킨, 피자, 라면, 떡볶이 등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거나 만듭니다. 일주일에 이틀을 이렇게 먹는다면 쓰레기도 많이 생기고 체중계의 몸무게도 늘어 죄책감이 많이 생기겠지만 부단히 도 노력한 탓일까요. 앞에 이야기한 방법으로 야식의 유혹을 많이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야식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고칼로리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혹은 분비 별로 한두 번 정도겠네요. 

 이 정도는 열심히 체중 조절과 식습관을 개선하려고 노력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단히 노력했다는 전재 아래에서만 말입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식습관을 조절할 때도 ‘아예 먹으면 안 돼.’라고 스스로에게 각인하면 이상하게 더 먹고 싶어 져요. 금지된 것을 탐하는 욕망인 걸까요. 그래서 일부러 선택의 문을 열어둡니다. 먹을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도록 하는 거죠. 단지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택하는 건 스스로에게 맡깁니다. 선택도 후회도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인 거죠.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나의 선택은?!


 그래서 때로는 '무언가'를 먹고 싶은 유혹을 아침까지 미룹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기록하고 레시피를 숙지하거나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 다음날 아침부터 '식사 계획'을 짭니다. 예를 들어 치킨이 너무 당기는 밤이면 치킨이 맛있는 식당의 사진을 밤새 찾아보는 거예요. 그리고 다음날 점심이나 저녁에 식사 개념으로 먹는 거죠. 조금 가학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효과적입니다. 선택의 주체가 본인이 되면서 '먹으면 안 돼.'라는 생각이 '지금 말고 나중에 먹는다.'로 바뀝니다. 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고가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도 마트에서 산 참외를 시원한 냉장고에서 꺼내어 먹고 있어요. 오늘 치킨을 시켜먹으려던 계획이었다면 냉장고에 들어 있는 과채로 대체하는 건 어떨까요. 2만 원도 아낄꼄요. 

 


'먹으면 안 돼.'보단 '지금 말고 나중에 먹자.'라는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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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자궁근종을 걱정하는 당신에게
소속 직업기획자
자궁근종 제거 수술을 했지만 여전히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는 30세 보통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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