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반, 돌아온 한국에 적응하기
돌아왔다.
한국에.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이 곳.
캐나다에 살면서, 결국에는 돌아가게 될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오로지 ‘지금’에만 충실하려 노력하며 잠시 잊고 살았던 생활 속으로.
한국에 다시 들어 온 지 아홉 달.
오자마자 설 이었고 이제 추석이 지났으니.
되돌아보니 휘몰아치듯 지나간 아홉달이었다.
‘정신없다’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 말 이상의 표현을, 지금은 찾지 못하겠다.
코로나19는 의도치않게 한국 방문에 기나긴 텀을 두게 만들어서 우리는 아주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다. 허둥지둥 -그렇다. 그건 정말 허둥지둥- 돌아 온 한국은, 진하게 익숙하지만 동시에 낯선 곳이었다.
캐나다에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었던, 거리를 가득 메운 차들.
늘 눈에 채이던, 빽빽한 침엽수 대신 죽~늘어선 도시의 높은 건물들과 아파트.
물건을 사려고 동네 마트에서는..
“포인트 해드려요? 전화번호요~카드예요? 현금영수증은요?” 엄청 많은 질문들을 대면하고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을..아무튼 그랬다.)
귀국하고 보름만에 복직을 했어야 하는데, 그 곳에선 더~~ 욱 심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 세상에서 나만 홀로 갑자기 나이를 먹어 돌아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모두들 흘러가듯 잘 지내고 있는 중간에 타임머신을 타고 쑤욱~ 그렇게 돌아 온 것 같은, 그런 기분.
나의 지난 사 년 반의 시간은 어디로 간 걸까?
내가, 캐나다에 살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겠지?
나는 누구이고 여긴 어디인걸까?
주변 사람들에게(특히 직장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
“ㅇㅇㅇ씨는 오랜만에 복직한 사람 같지 않아서 그 사실을 잊어버려요.”
혼자 되뇌여본다.
호숫가 백조들이 한가로워 보이지만, 그 다리는 끊임없이 움직여 떠있게 한답니다.
다행히, 저도, 한가로워 보이는,
그런건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