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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기 Jun 25. 2021

주얼리, 세상을 바꾸는 힘

피의 다이아몬드 대신, 지속가능성의 길을 향하여


피의 다이아몬드와 작별하라

패션의 역사를 연구하며 저는 패션과 주얼리, 화장품, 액세서리 시장 전체를 보는 눈을 키우려고 노력합니다.패션 개념이 태어난 르네상스 시대부터, 패션은 한 시대의 구태스런 정신의 틀을 깨는 무기였습니다. 한 벌의 옷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직물 및 다양한 재료들, 재단법을 비롯한 제작기술, 부자재에 대한 확장되는 인식 등은 르네상스 시대, 유럽을 세계와 촘촘하게 연결해 향후 전 세계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로 묶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식민지 개발과 원주민의 자유를 침탈하는 행위도 일어났지요. 대표적인 것이 피의 다이아몬드입니다. 피의 다이아몬드란 다이아몬드의 주 산지인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무장 세력들이 전쟁자금을 위해 현지인들을 착취해가며 채굴한 다이아몬드를 일컫는 말입니다. 문제는 지금껏 다이아몬드를 독점 유통해온 대기업 드비어스가 이런 전쟁을 스폰서를 해왔다는 사실이었지요. 무려 12년간의 전쟁이었습니다. 약혼반지를 사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살 때마다 아프리카의 현지인들이 참혹하게 죽어갔습니다. 

MEJURY COLLECTION

주얼리 산업에도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혁신은 보석을 어떤 상황에서 착용하고, 보석 착용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갖는지, 어떤 기준으로 보석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변화까지 포괄하는 것입니다. 세계 주얼리 시장을 보면 카르티에와 티파니, 블루나일, 판도라, 반클리프 아펠과 같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보석시장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소규모 주얼리 브랜드들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소비자와의 직접 판매 DtoC시장 비중이 늘면서 대형 주얼리 회사들이 고전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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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규모 주얼리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파인 주얼리의 온라인 판매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요. 크리스티 Christie's 같은 세계적인 경매회사들이 파인 주얼리를 온라인으로 경매에 부치고 있어요. 5년 전 12건에 불과했는데 최근에 와선 130여 건에 달합니다. 고가의 파인 주얼리를 온라인으로 사는데 거리낌이 없는 것이죠. 소비자 행동의 중대한 변화입니다. 패션 전반에 지속가능성과 공정성, 투명성의 요구는 보석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노동자 인권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제품 선택 시 원료 구입과 제조과정의 윤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투명성 Transparency 가 중요하다

티파니는 2019년부터 0.18 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대상으로 원산지를 공개하고 있고 컷과 연마 등 가공 작업이 이뤄진 작업장 정보도 공개하고 있지요. 이는 다이아몬드 유통과정의 투명성을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함입니다. 이외에도 기존 다이아몬드를 재사용 Recycle 하거나 연구실에서 합성해서 만든 다이아몬드 Lab Grown Diamond임을 밝히는 캣 버드란 브랜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대부분의 관련 기업들은 제품 공급에 관련된 기업정보를 노출하길 꺼려합니다. 최근 채굴산업 투명성기구(EITI)가 생겼는데 이는 보석 채굴에 대해 책임성과 투명성을 키우기 위한 일환입니다. 특히 금과 다이아몬드는 그 채굴 과정에 대한 정교한 실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걸 할 수 있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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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리의 도전, 신선하고 멋지다

요르단 출신의 한 사업가가 있습니다. 그녀는 보석 플랫폼 메주리를 만들고 제품 제조 공정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오늘도 뛰고 있습니다. 기존의 보석 브랜드를 이끄는 디자이너들과 달리 그녀는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금융기관에서 프로세스 분석을 하던 공학도였습니다. 크라우드 소싱으로 출자금을 무려 4천8백만 달러를 마련한 그녀는 이후 온라인 플랫폼 설계에 주력하면서, 소형 브랜드로서는 놀랍게도 책임보석위원회 Responsible Jewelry Council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이 브랜드가 눈에 들어온 이유는, 최고 경영자인 누라트 수키지하Noura Sakkijha의 이런 공학도의 배경이, 주얼리 시장의 공급사슬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접근하며 문제된 지점에 균열을 내려고 하는 데 도움이 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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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보석위원회 Responsible Jewelry Council는 주얼리 분야에서 인권과 공정무역, 환경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를 하는 기관입니다. 이곳에 소속된 공급업자들에게만 철저한 실사를 거친 후, 재료들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소규모의 브랜드들이 연대해서 협의체들을 만들고, 공동으로 채굴장과 제조공장을 실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보석의 원산지는 툭하면 세탁이 되고, 밀반입을 통해 퍼지는 일이 많았으며 아직도 이러한 나쁜 관행들을 완전하게 배제할 조치는 없습니다. 어찌 보면 이걸 관장할 기관이 없는 것이죠. 그러나 선의 힘으로, 이 피의 다이아몬드와 금 시장의 판을 깨려는 이들이 자꾸 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메주리도 그런 브랜드고요. 이런 브랜드들이 더욱 선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보석업체에 제품생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우리의 지속적인 목소리도 필요하겠지요. 


#주얼리 #피의다이아몬드 #지속가능성 #드비어스 #보석산업 #티파니 #생산이력제

#책임보석위원회  #MEJ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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