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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킬러 Feb 22. 2022

다정한 최애작가, 김혼비

김혼비 <다정소감>


작년에 동갑내기 절친이 그랬다. 올해는 우리에게 점집 문지방 한번 안 넘어본 사람도 다 안다는, 역학계의 슈퍼스타 ‘아홉수’와 ‘삼재’가 겹친 한 해라고. 믿지 않고 싶었지만, 믿을 수 밖에 없을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잘 치려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피박에 광박까지 쓴 고스톱 한 판 같았달까. 너덜너덜해진 영혼이 조금씩 회복되며 손놓고 있던 글쓰기가 다시 하고 싶어졌다.   


역경과 고난이 닥쳤을 때 글을 쓰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는 몇몇 작가들의 인터뷰가 인상에 남았던 탓일까. 내게도 그런 글쓰기의 ‘감(感)’이 입만 벌리고 있으면 뚝 떨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나 예전처럼 깜빡이는 커서와 눈싸움만 며칠을 하다가 내게 글을 쓰고 싶게 만들었던 작가의 책을 찾던 중, 때마침 눈에 띄는 신간을 찾았다. 바로 이 책 <다정소감>


<아무튼, 술>에 홀딱 반해 데뷔작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찾아 읽고 입덕했지만, 그녀만의 글을 읽고 싶다는 핑계로 부군과 함께 쓴 <전국축제자랑>은 슬쩍 제껴놓고 있었다. <다정소감>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다정다감’을 활용한 그녀 특유의 장난스러움이 반가워 장바구니도 안 거치고 바로 구매, 다운로드해 읽기 시작했다.


역시 그녀의 글들은 나를 웃기고,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게 만들었고, 무언가를 쓰고 싶게 만들었다. 그녀의 인생에 나타나준 여러 사람들의 ‘다정 대한 ‘소감 적어서 <다정소감>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밝힌 작가의 에필로그를 읽으며, 내가 받은 수많은 ‘다정들도 글로 남기고 싶어졌다.



붙임 : '혼비백산'에서 따오지 않았을까 싶었던 필명이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 '닉 혼비'에서 비롯됐다는 작가의 말을 기사로 확인했으나, 이 책에서 그녀가 '혼'자 '비'맞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로선 필명의 유래를 바꿔줬음하는 바램이 생기는건 작가의 장난기에 전염된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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