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관계의 달. 가족을, 가족이 된 사람을, 가족이 될 사람을 만난다. 우리에겐 시간이 덩그러니 남겨진다.
각자의 안부를 나눌 시간.
30대 커플의 풋풋한 러브스토리에 과몰입하고, 다리 길이가 엄청 길어졌다며 남의 아기의 폭풍 성장에 놀라고, 엉켜있던 마음의 실타래를 한 꺼풀 벗겨내기도 한다.
"오~~ 그래?"
나는 대화를 더 들으려는 노력을 했다. 한 말을 하고 또 하는 상대의 버릇을, 긴장한 탓에 자꾸 끼어들며 말을 보태는 귀여운 들뜸을, 지쳐버린 내 삶에 아랑곳하지 않는 또 다른 열심까지도.
나는 침묵을 메우려고 하지 않았다. 상대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 우리의 말은 부딪혀 자리싸움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화가 날 일도 없었다.
고마워
미안했어
재밌었다, 그치?
고생했어
정답고 달뜬 말들을 뒤로하고 돌아본다.
저렇게 살아야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나를 뺀 모든 생들은 신기하고 제각기 개성 있는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몹시도 닮아 놀라고 또 놀란다. 각기 자신이 사랑이라 믿는 것을 움켜 앉고 이럴 수밖에 없다고 울부짖는다. 그래도 이게 행복이라고.
나는 관계의 달에 관객이 되어 그들의 주변을 맴돈다. 원이 될 것이다. 울퉁불퉁하지만 제멋에 겨워 살며 서로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