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분석부터 IP 매칭까지의 여섯 단계
브랜드를 위한 기획 제안은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리서치와 구조화된 사고에서 출발한다. 특히 인하우스 마케터의 고민을 대신 짚어줄 수 있을 만큼의 설득력을 갖추려면, 브랜드의 현재를 정확히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인하랑은 제안을 시작할 때 다음의 여섯 가지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기획 제안의 출발점은 늘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다. 단순히 표면적인 디자인이나 키비주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메뉴 구조, 섹션 구성, 각 페이지의 콘텐츠 톤까지 분석한다. 브랜드가 어떤 메시지를 우선순위로 전달하려 하는지를 파악하고, 그 구조 자체를 하나의 ‘의사결정 흔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마치 사이트맵을 그려내듯 브랜드 구조를 이해한다.
공식 자료 외에 브랜드의 최근 활동을 읽기 위해서는 네이버 뉴스가 유용하다. ‘관련순’으로 과거부터 쌓인 브랜드 맥락을 보고, ‘최신순’으로 최근의 활동 흐름을 읽는다. 언론 보도에서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는 브랜드가 주력하거나 강화하고자 하는 방향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브랜딩과 마케팅의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다.
국내 검색이 아닌 구글 검색은 브랜드가 글로벌하게 어떤 맥락으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1페이지에 나온 결과만으로는 부족하고, 깊게는 N페이지까지 들어가며 리뷰, 블로그, SNS 게시물 등 다양한 외부 시선을 확인한다. 이는 브랜드 내부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인상이나 반응을 새로운 제안 포인트로 전환시키는 데 유용하다.
외부 기획자가 아닌 인하우스 마케터라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만약 내가 그 브랜드의 팀원이자 책임자라면 어떤 성과지표를 만들고 어떤 압박을 받을까? 이러한 가정은 현실적인 제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사고 실험이다. 브랜드를 ‘클라이언트’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서, 내부 전략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기획은 제안자의 역량을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 뒤, 내가 보유한 IP 또는 협업 자산을 떠올려 본다. 지금 이 브랜드에 어떤 아티스트, 콘텐츠, 플랫폼이 어울릴까?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자연스러운가? 이 고민이 있어야 제안이 단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행 가능한 기획으로 확장된다.
이전의 다섯 단계를 모두 거친 후, 최종적으로 도출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아이디어가 아니다. 교집합을 기준으로 세 가지 정도의 제안 방향을 도출해보고, 이 중 가장 브랜드 맥락에 잘 어울리는 흐름을 중심으로 기획을 정리한다. 특히 기존에 했던 캠페인과의 연속성, 또는 현재 진행 중인 활동과의 균형을 고려해 기획을 마무리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