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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Jan 31. 2021

왜 뽀로로에서 성인영상이 나왔을까?

요즘 OTT 플랫폼은 어떻게 영상을 송출할까?

 지난 수요일(2021.01.27) 오전부터 웨이브 영상이 거의 먹통이 되고 있습니다. KBS, SBS, MBC등 국내 주요 방송사 영상들을 공급해온 웨이브를 보는 독자들은 대부분 국내 드라마, 예능 컨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에 웨이브를 대체할 OTT가 없는 상황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오류가 발생한지 이틀이 지나서야 컨텐츠 재생 불가한 사항에 대해서 공지사항이 나왔습니다. 


 넷플릭스 게 섯거라! 한국판 넷플릭스가 나가신다라고 호기롭게 외쳤던 웨이브는 잦은 오류로 이용자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고 있습니다. 세계 제일의 OTT서비스를 운영하는, 오랜시간 서비스 개발을 해오고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넷플릭스와 웨이브를 비교하는것은 가혹한 일 일 수 있겠죠.


 서버에 문제가 생겨 일시적으로 고객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고, 대응이 미숙할 수도 있는데요. 문제는 금요일 오후 더 큰사고로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분들이 뽀로로와 같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틀어주고 집안일을 하시거나 본인 할 일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뽀로로 컴퓨터 왕국 대모험을 틀어주고 해당 영상이 재생되다가 성인물이 섞여서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문제는 29일 오후 맘카페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다음날 웨이브측은 복구과정에서의 비정상파일 송출방식으로 빚어진 문제임을 밝혔는데요. 시청자들은 어떻게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성인물이 섞인 파일을 업로드 할 수 있냐고 의문을 품었지만, 웨이브 측에서는 콘텐츠 공급사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상 로드 방식이 HLS인 형태에서 호출하는 명령값의 오류가 이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매우매우 어려운 설명을 대충 이해해보면 이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신것이 스트리밍서비스라고 하면 각자 OTT서비스들이 자기 서버에 컨텐츠를 저장하고 있고, 시청자가 주문하는 컨텐츠를 바로 쏴주는 방식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이렇게 하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컨텐츠가 많아지고, 접속하는 인터넷환경이 다양해짐에 따라(누구는 인터넷 초강대국 한국에 살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개발도상국의 아주 느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죠.) 컨텐츠 전송방식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요즘 OTT 서비스는 자기 서버에서 컨텐츠 파일을 업로드하지 않습니다. 서버는 단순히 명령을 Web서버에만 보내주고, Web서버는 주문받은 컨텐츠 파일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게끔 되어 있죠. 


 가령, A라는 시청자가 빠른 인터넷환경속에서 넷플릭스의 경이로운 소문을 보겠다고 클릭하면 넷플릭스 서버는 Web서버를 통해 "A에게 고화질 경이로운 소문을 지금 송출해!" 이런식입니다. 그러다가 A가 갑자기 인터넷이 약한곳으로 가게 되면 넷플릭스 서버에서는 이런 명령을 내립니다 "A가 지금 인터넷이 약해졌어, 고화질말고 저화질 경이로운 소문을 송출해!" 이런식이죠. 


 다양한 인터넷환경이 갖춰지고, 워낙 컨텐츠도 많아지다보니 이걸 OTT서버에서 파일 하나를 통채로갖고 운영하기가 힘듭니다. 경이로운 소문이라는 영상파일이 1시간짜리라고하면, 총 3600초죠? 그러면 3600개의 1초짜리 영상을 Web서버에 올려두고 초마다 새로 명령을 내리면서 영상을 갈아끼우는 형태죠. 


 또 미리 고화질, 중화질, 저화질 파일 3개를 3600개씩 108,000개를 갖고 즉각 운영할수 있습니다. 가끔 OTT서비스에서 1080p로보기 144p로 보기 이런게 있죠? 거기다 자동으로 보기 이런게 있는 이유가 이때문인데요 (아래 그림을 보시면서 다음설명을 들으면 더 이해가 쉽습니다. )





 문제는 OTT 서버에서 Web서버로 명령을 내릴때 정확하게 쏴줘야하는데 이 명령어가 제대로 안박히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는 이해된 구조를 바탕으로 뽀로로영상내 성인물이 이렇게 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므로 웨이브측이 오류를 설명하기 전까지는 가설에 불과합니다.


  먼저 뽀로로 컴퓨터 왕국 대모험의 파일명을 Por3413 이라고 짓습니다. Pororo의 3413번째 영상 뭐이런식으로요. 그리고, 고화질, 중화질, 저화질에 맞춰 각각의 영상을 또 만들어 갖고 있겠죠. 이게 고화질이면 High_Por3413으로 파일명이 정해지겠죠.


 마지막으로 위에서 밝혔듯이 수백 수천개로 영상을 쪼개어 업로드 해놓는다고 했으니 마지막에 ts1,2,3,4등을 붙여 파일을 구분하여 갖고 있겠습니다. 고화질 뽀로로영상 0분3초부터 0분 4초까지의 1초짜리 영상은 그러면 'High_Por3413_ts4'가 되는 형태입니다.


 문제는 이런식으로 파일명을 지어놓고, 다른 포르노 영상의 제목이 Porn3413이라고 만들어서 n하나로 파일이 구분되는 경우겠죠. 그러면 초기셋팅이 뽀로로영상 30분 01초부터 30분 02초까지 나와야할 영상에 대한 요청 명령어가 'High_Por3413_ts1802'였어야 하는데, 'High_Porn3413_ts1802'가 되어버린 겁니다.


 초기 명령어 셋팅 실수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영상 송출을 하기 때문에 뜬금없이 뽀로로를 보다가 성인물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명령어 입력이 잘못되었으면 이런 명령어만 일부 수정하면 되는데, 지금 웨이브 전체적으로 뽀로로 성인영상 등장 이슈 뿐만아니라 과거 VOD 컨텐츠 전체적으로 재생오류가 발생하는것은 명령어를 자동으로 쓰는 과정에서 어떤 오류가 발생한것이 아닐지 다들 추측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오류는 특정구간에서 초단위로 무한반복되고 있는 오류가 명령어를 순환하도록 잘못세팅된게 아닐까 싶은데 대부분의 VOD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파일만의 문제가 아닌 며칠전 26일 업데이트시 잘못건드린 개발 이슈가 영향을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쪼록 빨리 웨이브의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대로 된 보상방안이 안나오면 또 사과문 다시쓰기 시리즈로 다른 글로벌 OTT의 문제 대처사례와 국내OTT 대처사례가 어떻게 달랐는지 또 비판하면서 쓸 생각이지만 말이죠. 아무튼 오늘은 오랜만에 모바일 인사이트에 글을 쓰면서 새로운 공부도 하고 좋은 기회였습니다. 다음 인사이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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