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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May 04. 2018

위험한 일을 부탁해


노동의 어려움을 덜어 주는 로봇


칠레의 구리 채굴 회사 코델코는 2010년에 광부 33명이 지하 700m 갱도에 갇히는 아픈 일을 겪었다. 두 달 동안 한 명씩 구출해 낸 이후, 광부가 목숨 걸고 일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로봇과 자동 채굴 기계로 채굴하는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코델코 사례처럼 꼭 필요하지만 목숨 걸 정도로 위험한 일을 인간 대신 해 주는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화물차 교통 사고로 미국에서 한해 4000명이 사망하고, 10만명이 부상 당한다. 트럭 사고 원인의 약 15%는 운전자의 피로이며, 90% 이상이 운전자의 실수와 관련 있다. 우리나라는 화물차로 인한 고속도로 사망자가 2016년에 124명이었는데, 사망 사고 원인의 80%가 졸음 운전과 전방 주시 태만이었다. 업무 과중으로 인한 피로가 사고의 주 원인인 것이다. 


오토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트럭


그 대안으로 자율주행차가 등장했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오토를 인수 합병하고,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자율 주행 트럭으로 장거리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율 주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사람이 운전하다가 고속 도로에 진입하면 자율 주행 모드로 전환된다. 운전사는 안전하게 운행되는 지 점검하다가, 고속 도로가 끝나면 다시 자율 주행 모드를 끄고 운전한다. 2016년에 오토의 자율주행 트럭은 버드와이즈 맥주 2000박스를 미국 25번 고속도로를 타고 200km를 달려 배달했는데, 동승 운전자는 자동차를 건드리지 않고 운전석 뒤 침상에만 앉아 있었다.


슈퍼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힘이 세다. 사고로 사람이 자동차에 깔리면 히어로들은 거뜬하게 자동차를 들어 올려 사람을 구한다. 누구나 슈퍼 히어로처럼 힘이 세 질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일본 전자기기 회사 파나소닉은 산업용 로봇 슈트인 ‘파워 어시스트 슈트’를 판매한다. 이 슈트에 부착된 센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의도한 방향으로 힘을 실어준다. 물류 창고, 건설 현장, 농장 등 무거운 짐을 자주 옮겨야 하는 기업이 주 타깃인데, 20년간 해마다 2000개 이상 판매가 목표다.




재난 현장에서 인간을 구하는 로봇


2011년 3월 11일, 동일본에서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9.0 규모의 지진이 있었다. 강진 발생 이후 초대형 쓰나미가 도시를 덮쳐 전원 공급이 중단됐고, 이 때문에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전의 가동이 중지돼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명에 이르는 대형 참사였다. 당시 미국 아이로봇사의 군용 로봇인 팩봇이 현장에 긴급 투입돼 사람 대신 건물에 들어가 내부를 조사했고, 무인기가 원자로 건물 상부를 정찰했다. 


사고 당시 방사능을 뚫고 들어가 밸브를 잠글 로봇만 있었더라도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이 커서, 사고 이후 세계 로봇 업계는 재난 구조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재난 로봇은 건물 붕괴 위험이 있거나 유독 화학 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을 때, 구조 요원 대신 투입 된다. 


한국 재난 로봇 휴보


우리나라는 재난 로봇에 앞서 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휴보는 2015년에 미국 국방성이 개최한 재난 로봇 경진대회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에 출전한 로봇들은 실제 원전 사고 현장처럼 꾸며진 곳에서 밸브를 잠그거나, 벽을 뚫거나, 울퉁불퉁한 길을 통과하는 등의 8가지 과제를 수행했다. 


재난 구조는 혼자서 할 수 없고 여럿이 협력해서 이루어 지는 일이라, 재난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쓰이려면 개선의 여지가 많다. 우리나라 산업통신자원부는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2016년부터 6년간 약 710억 원을 투입하는 ‘국민 안전 로봇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간을 위험에서 구하는 로봇은 머지않아 우리 곁 가까이로 다가올 것이다.



출처:
동아일보, ‘1984’의 텔레스크린과 2018년의 AI-스파이
머니투데이, [MIT선정 10대 혁신기술⑦] 자율주행 트럭
국민일보, 웨어러블 로봇 슈트
한겨레, 재난 로봇이 구조현장에서 활약하려
서울신문, 위험한 임무 수행하는 ‘슈퍼히어로 로봇’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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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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