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갈 냥이 Oct 24. 2016

방황

나이 탓인가.... 아니,

가끔은 왜 인지도 모른 채 머리 속이 어수선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느 것에서도 집중할 수 없는 그녀의 상태를 방황이라고 정했다.

그녀의 가슴 깊이 자리했던 고독이라는 단어가 무색 해 질 정도의 괜한 어수선함으로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는 현실 앞에  한걸음  물러나 쉬어가려 해 보았지만, 쉰다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그녀의 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냉철하게 돌아보려는 그녀의 의지를 말한다.(냉철과  무지 거리가 먼 그녀) 그녀가 꿈꾸는 것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것을 어느 날부터 그녀는 알게 되어간다.

미련함 속에서 꿈을 꾸었는데 자꾸만 세상을 알게 되어간다. 그녀의 마음을 비참함이 접수했다.


청소년기나 젊은 청년의 시기도 아니면서 왜 새삼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어지는가.

그건, 그녀가 어느 날부터 현실적인 그녀의 꿈에 도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 갈등이다. 막연히 그녀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그녀의 세상에서는, 그녀가 많이 똑똑하지 않아도 되었고, 덜렁거려도 괜찮았고, 그저 그녀가 생각했던 상상의 나래에서 뜬구름 잡듯, 천진난만하게 살면 되었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오류 속에서 살았던 것 일까

어느 날 문득 그녀에게 찾아온 꿈이 이젠 그녀에게 상처를 남긴다. 누군가가 준 상처는 아니다. 스스로 상처를 받는다고 해야 한다. 좀 더 견디면 이 모든 복잡하고 어수선 상태를 벗어 날 수 있으리라.


이런 그녀에게......


우연히 <자기 미움>의 저자 이경희 작가의 강연을 듣게 되는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

어떤 기대심리를 갖고 강의를 신청한 것은 아니었고, 단지 조금 더 나를 알게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는  경험의 일부분을 위해서였는데,  강의 내용이 그녀를 위해 준비되어져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그녀에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 많았다.

열등감과 우월감의 한 몸이라던가 , 자신에게 공평하게 잘 대해 줘야 하며 자신에게 관대하게 대하라는 점 그리고 상대방에게  상처받지 않는 방법 등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용'으로 사람을 보는 경우가 많다는 그분의 강의는 그녀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다. 요즘 그녀에게 부족한 것이 그 '내용'속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내용물'이 그녀가 원하는 대로 갖추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분의 말씀은 '내용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그녀는 그 말속에서 새삼 자신이 내용물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보기나 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다시 돌이켜보니 제대로 노력도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찌 되었던 그 날의 강의는 그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분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표현을 한다는 것이 새삼 쑥스러워서 그냥 가려했다. 사실 그녀가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편하게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녀는 입 보다 손가락이 더 말을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점정리가 잘 되어 나오지 않는 말을 하기 쉽지 않고 또 감사함을 감사하다고 표현하기 쑥스러운 것이다.

가던 발걸음을 돌려 용기를 내서 줄을 섰다.

아... 젊은 사람들이 어찌나 말들을 잘하는지, 그녀가 하고자 하는 감사의 말을 너무도 다 잘 한다. 앞에서 다 해서 그녀가 어떤 표현으로 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런 줄 알았다면 제일 처음에 했어야 했는데,

그녀의 순서가 왔다.

' 나는 내용으로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다'

라는 책 페이지를 불쑥 내밀면서 그녀가 원하는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감사의 말도 전하지 못했다. 그분이 내 말의 뜻을 제대로 모른 체 책에 있는 내용의 글을 똑같이 쓴다.

그녀 자신의 바보 같음에 속으로 무지 마음 상한 그녀는 갑자기 작가님에게 글씨를 예쁘게 쓰라는 핀잔 아닌 핀잔 같은 말을 해버리고 만다.

것도 예쁘게 "작가님 글씨 예쁘게 써주세욤~~"라고 하고 싶었는데

아니 이건 돼지 멱따는 소리도 아니고 퉁명스럽게 "글씨 예쁘게 써줘요" 이러는 것이 아닌가.

오 ~마이갓

어디 쥐구멍이 없는지... 이 나이 먹도록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멍청이였다니.

목소리의 퉁명함은 너무 긴장되어서 그렇게 나온 것 같다. 역시 그냥 갔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운 생각을 남기면서 무거운 발걸음을 전철로 향했다.


이런 날이 10월 21일 금요일에 일어났었었다.


복잡하고 잡스런 머릿속이 다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 마음이 편해졌다. 조금 더 시간을 가져 보자 이제껏 많은 시간을 놀아 놓고 갑자기 완성된 작품을 가지려는 심보만 고치면 더 편해질 그녀의 마음을 본다.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하자고 다짐은 하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