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두 번, 그리고 첫 책

by 구름 위 기록자

“고생 많으셨습니다. 출판은 산고의 고통에 비유되곤 합니다.”


교보 POD에 책을 올리고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조용히 노트북 화면을 바라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구송이 작가님과 함께 책을 만드는 여정이 끝을 향해 가고 있던 때였다.
커버와 내지 디자인, 그리고 완성된 원고 파일까지.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
진짜 마지막 관문은 ‘업로드’와 ‘승인’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었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는 마음으로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기다림이 시작됐다.
생각보다 긴 시간을 품은 기다림이었다.


반려 메일을 받고 다시 수정하고,
다시 올리고 또 기다리는 과정이 반복됐다.
그 사이 보이지 않던 오류들이 하나씩 드러났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문장을 다듬고, 색을 조정하고, 구조를 다시 살폈다.


그때는 번거롭다고 느꼈던 시간은
돌이켜보면 ‘지연’이 아니라
더 단단한 완성을 위한 체력 훈련 같은 시간이었다.


한 번은 내지 색상 문제로 반려를 받았고,

그다음 승인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12월이 지나 1월이 되었다.


그 사실을 깜빡한 채
책 뒤에 들어가는 발간 연도를 그대로 두었다가
날짜 오류로 또 한 번 반려를 받았다.


그때는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였기 때문이다.

또다시 한번 기다림이 시작됐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다음은 확실히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더 크게 마음속에 자라나 있었다.


2번의 반려 끝에 드디어 승인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두 번의 반려 끝에 내 책은 ISBN과 함께

승인을 받았다!


나는 책의 고유 번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제 이 책에게도 드디어 ‘주민등록증’이 생겼구나.


기다림은 길었지만,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글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해 주던 구송이 작가님,
내가 흔들릴 때마다
“지금도 충분히 잘 가고 있어요.”
“제가 함께할게요.”라고 말해주던 그 메시지들.


그저 곁에서 함께 만들어 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다시 키보드를 두드릴 힘을 얻었다.


이 책은 나 혼자 만든 결과물이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하늘 위에서 쌓아온 이야기들,
그 시간 속에서 찍은 사진들,
그리고 지금의 나라는 얼굴까지.


그래서 이 책은
‘나 만의 작품’이라기보다
비로소

모두의 노력과 열정으로 묶어낸 한 권의 기록에 더 가깝다.


커버 사진 역시
내가 비행하며 가장 좋아하던 시간대,
하늘빛이 가장 아름답던 순간에 찍은 사진이다.
그래서 유난히 애착이 간다.


나는 이 책으로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이 여정 자체를 충분히 사랑하기로 했다.


하고 싶던 일을 해냈다는 감각,
미뤄왔던 꿈을 현실로 옮겼다는 사실,
부러움에 머물지 않고
나 역시 해냈다는 이 감정.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하루의 기록이 모이면 한 달이 되고,
그 하루들이 쌓이면 어느새 10년이 된다.

지금 당신이 쓰고 있는 하루 역시
언젠가는 한 권의 책이 될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 심어진 작은 씨앗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작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분명 나만의 나무로 자라날 것이다.


이번 첫 도전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조금 더 믿기로 했다.

그 길이 정답이든 아니든,
끝까지 걸어가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 길은 이미 꽃길이 된다는 것도 함께 배웠다.


POD 출판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결국 나의 몫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첫 도전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다음 도전을 향해 다시 천천히 뛰어보려 한다.


작가로서의 나,
이 글을 읽는 당신,
그리고 늘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9007395

나의 구름 위의 기록, 독자님들의 하루에 부드럽게 착륙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 소개>

이 책은
하늘 위에서 보낸 10년을
한 권으로 써내려간 기록입니다.


중동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수천 번의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는 동안
저는 사람을 만나고, 흔들리고, 다시 일어서며
나 자신을 배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책에는

비행 중 마주한 사랑의 순간,
아내 없이 처음 비행에 오른 할아버지의 이야기,
CPR이 필요했던 긴박한 상황,
만석 비행 속에서 배운 책임과 성장,
그리고 흔들리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기록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승무원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자리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륙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건넵니다.


*첫 걸음이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저의 여정을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발행(출시)일자 2026년 01월 12일

분야 에세이

쪽수 174쪽

크기 148 * 210 mm

지은이 홍지민

표지 및 편집 구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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