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하루가 되는 시작
'언제 무엇을 왜' 사진을 찍을까?
나의 답변을 하자면
감동을 주는 순간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어서라고 할 수 있겠다.
휴대폰 사진첩을 열어보면 최근 나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아이 사진, 다이어트 정보 캡처 화면,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풍경들..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엄마들은 사진첩 한가득 아기뿐이고
애인이 생긴 사람은 애인과의 데이트 사진이나 카톡 화면 캡처 일 것이고
내가 정신없이 여유 한 점 없이 살고 있다면 삭막함이 가득 느껴지는 사진첩일 것이다.
그래서 아침을 사진으로 남겨 보기로 한다.
나의 아침을 아름답게 열어줄 사진 한 두장.
매일 보는 것들을 눈여겨 살피지 않으면 찍을 거리가 생기지 않는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의 시작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마법.
아침을 사진으로 남겨요.
01
잘 가꾼 국화꽃 화분 곁을 지나갈 때면 꽃향기가 코 끝을 스친다.
가을의 향기다.
겹겹이 많이도 피어난 꽃잎이 푹신해 보인다.
02
며칠 동안 집 청소를 하며 채운 쓰레기봉투를 아침부터 버리면 왜인지 모르게 개운하다.
03
문득 식탁 조명이 예쁘다.
우리 집에서 가장 알록달록 화려한 녀석.
테이블에서 밥도 먹고 글도 쓰는데 예쁜 등을 쳐다볼 일이 없다가 문득 거실을 바라보다 눈에 들어온다.
제 역할을 하며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네가 부럽다.
04
잘 익은 홍시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가을의 열매는 좋은 먹거리가 된다. 한 해를 잘 돌보며 맺은 결실들.
녹진한 단맛의 홍시를 맛보느라 호로록 소리를 내니 아이가 쪼르르 달려와 묻는다.
"엄마 이게 뭐야? 뭐 먹어?"
엄마가 아이에게 보여 주고 싶은 단맛. 달큼한 냄새가 좋다.
05
단풍나무 끝 물들여가는 중인 가을
기온이 쉬이 떨어지지 않아서 가을이 온 게 맞는 건가 싶다가도 단풍이 보이면 카메라가 쉬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