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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Dec 29. 2023

나에게 쓰는 위로의 시간

편지란 수신자와 발신자가 있기 마련이다.

수신자도 발신자도 나라면 그 편지는 곧 일기가 아닐까. 


나의 하루를 꼼꼼히 나열하는 일기부터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는 일기.


나에게 일기란 그런 의미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한 말이지만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에 일기를 쓸 수도 있고

누구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지만 내가 나에게 말하고 싶은 일기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하루가 끝나는 시간. 

혼자 책상에 앉아 혹은 침대에서 나에게 편지를 써본다.





윤여정 배우를 좋아해서 인터뷰나 관련 예능도 다 챙겨봤다.

연예인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가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으나 '꽃보다 누나' '집사부일체'에 나온 장면 중 침대에서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 모습이 나에게 가장 강한 영감을 줬다. 

'꽃보다 누나'는 2013년 방영이고 '집사부일체'는 2018년이니 5년이 흐르는 동안 비슷한 모습이라는 것은 추측하건대 그녀의 일상 루틴이 아닐까. 



직설가에 까칠한 면모 때문에 불호인 사람도 있겠지만 

주변인을 애정으로 챙기고 '꼰대'같은 어른이 아니라 쿨한 어른으로 보이는 것은 

책과 글쓰기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매일매일 나의 밤을 독서와 일기로 물들인다.

고단한 하루를 보낸 날은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책을 읽고

더 부지런히 열심히 살고자 의지를 다지고 싶은 날은 자기 계발서를

인생에 대해 잠시 생각하며 정리를 하고 싶을 때는 [예언자]를 읽는다.


일기조차 쓸 에너지가 남지 않는 나날에는 아침에 일기를 쓴다.


내가 얼마나 분주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누군가 나의 책을 읽고 그 영향으로 일기장을 샀다는 말을 들었다. 

다른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영향을 준다는 것에 감격스러웠다. 

꼭 일기에 써야 하는 일이다. 


시간이 지난 뒤에 과거의 일기장을 들춰보면서 다시금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나의 발자취. 

사라져 버리고만 시간들을 일기장에 붙잡아둔다. 

나를 안위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때 외부 환경의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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