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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May 18. 2016

인도하심 印度下心

제목이 기가막힌 이 책, 또는 이 삶

『인도하심(印度下心 )』은 배정희 선교사의 삶과 사역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의 추천사가 들어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이 책은 단순한 선교 간증집이 아니다”라면서 “오직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지금까지 살아왔으며 하나님의 뜻이라면 목숨조차 아끼지 않고 온 몸 바쳐 헌신하고 계신 한 신실한 선교사의 진솔한 신앙 고백”이라고 말했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는 “낮은 곳은 우리가 내려가야 할 자리라기보다는 우리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이며, 선교는 우리의 업적이나 성취가 될 수 없고 마땅히 있어야 할 또 하나의 삶의 자리라는 것을 배 선교사님은 삶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 종의 마음(하심ㆍ下心)과 하나님의 마음(하心)으로 인도 복음화의 ‘도구’가 된 배정희 선교사 이야기

 무릇 기독교 신자라면 누구나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 원한다. 그분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대로 가기를 소망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그 길(The Way)을 가기 원하지만 정작 제대로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은 쉽게 찾기 힘들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아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자기 욕망과 의지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한 그 분의 음성을 들을 수 없고 인도하심을 받을 수 없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분의 인도하심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은 자기 부인과 자기 죽음, 철저한 낮아짐이다.


23년 전에 독신으로 오직 주의 사랑에 겨워 인도 땅으로 떠난 여인이 있다. 배정희. 인도에선 ‘시스터 드보라’로 불리는 그녀는 낮고 낮은 마음으로 주님의 인도를 받아 수많은 인도사람들을 주님 집으로 인도하기 위해 덜컥 인도로 갔다. 인도 땅에서 그녀는 하나님의 슬픈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인도의 잃어버린 영혼을 바라보며 탄식하는 그녀에게 하나님은 “그 아픈 마음이 인도사람들을 향한 나의 마음”이라고 말하셨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너는 나의 도구다”라고 하셨다. 자신이 ‘하나님의 몽당연필’임을 늘 강조한 마더 테레사와 같이 시스터 드보라는 ‘하나님의 도구’로서 그 분의 뜻이 통하는 통로로 인도에서 살았다.  



그리고 23년의 시간이 흘렀다. 인도 뉴델리 시장통에서 선가티(연합)순복음교회를 개척,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인도 사람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했다. 온갖 우상에 휩싸인 인도인들에게 “좋은 소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고 외쳤다. 인도의 젊은이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키웠다. 그리고 그 제자들은 인도 전역에서 살아있는 교회를 개척했다. 선교 제한국가인 인도에선 말로 복음을 전할 수 없다. “예수 믿으세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예수 믿어요”라고 해야 한다. 말이 아니라 삶으로 전해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언제나 낮은 곳,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갔다. 슬럼가에서 교회를 개척했고 헐벗은 거리의 아이들을 위해 유치원도 개원했다. 복음과 함께 떡도 제공했다. 불의와 부정이 난무하는 인도에서 우상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정직임을 강조하며 그렇게 살았다.


인도에서의 선교 사역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수많은 영적 전쟁을 겪어야 했다.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이 이 땅을 떠났다. 믿었던 제자로부터 배신을 당하기도 했다. 죽을 것 같이 아팠던 적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인도를 떠나지 못했다. 살아있는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들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주님이 부르시는 곳이면 어디나 갔다. 선교 사역을 통해서 증인의 삶을 살기 위해선 일단 가야 한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아낌없이, 남김없이 주를 위해 던졌던 지난날이었기에 후회는 없다. 환경은 열악했지만 주와 함께 동행 했기에 너무나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인도로 가는 길은 집으로 가는 길’이며 그 영원한 집을 잘 찾기 위해선 인도하심을 받아야 함을 깨달았다. 선교를 하는 것도, 인도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도 자신의 힘으론 결코 할 수 없었다. 오직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을 때만 인도인을 사랑하며 그들을 복음으로 인도할 수 있었다. 인도하심을 받는 유일한 길은 예수님처럼 낮아지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선교지의 삶을 통해 경험했다. 인도하심을 받기 위해선 낮아지고 더 낮아져야 했다. 낮은 마음(하심ㆍ下心)은 주님의 인도를 받는 전제 조건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 ‘인도하심(印度下心)이 나오게 되었다. 삶이 다하는 날까지 주님처럼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이 책은 배정희 선교사의 삶과 사역에 대한 이야기다. 추천사를 쓴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는 “이 책을 통해 윌리엄 캐리와 도널드 맥가브란, 스탠리 존스 등 인도에서 사역했던 서구 선교사들과 함께 한국인 배정희 선교사가 나란히 서게 됐다”고 말했다. 선교지와 선교사에 대한 자료가 빈약한 한국에서 408쪽에 달하는 방대한 선교관련 책자가 나왔다는 사실이 의미롭다.


배정희 선교사는 인도의 명문 네루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회학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인도사회를 향한 예리한 사회적 시각이 들어 있다. 머리의 종교에서 가슴의 종교로 변화된 세계 종교 지형도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영적ㆍ인문학적 코드가 함께 어우러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파송 선교사로서의 자부심이 묻어 있는 내용이 나온다. 순복음에서 배운 영성이 선교지인 인도 땅에서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배 선교사는 “인도로 가는 길은 아버지 하나님의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모두 함께 그 길 가기 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선교의 기치를 높이 들고, 복음 들고 열방을 향해 가기 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 배 선교사의 설명이다.


책 속으로


23년의 선교사역을 통해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인도로 가는 그 길은 바로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저는 주님의 뜻에 따라 인도로 왔지만 제가 가는 이 길은 영원한 본향인 아버지 집으로 가는 여정입니다. 저는 사랑하는 인도 사람들과 함께 아버지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아버지 집으로 가기 위해선 인도하심을 제대로 받아야 합니다. 그분의 인도 없인 저나 우리 모두는 길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린 반드시 아버지 집으로 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제가 깨달은 바론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은 철저한 낮아짐이었습니다. 가난하고 낮은 심령이 되었을 때에만, 그분이 보이며, 그분의 인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17쪽)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품게 되는 것은 오직 낮아졌을 때 가능하다. 낮은 마음(下心)을 가져야 십자가가 보이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게 된다. 우리 구주 예수님은 스스로 낮아지신 분이다. 낮은 곳, 천한 곳인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셨다. 하나님의 독생자가 천하디 천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 스스로 낮춰 이 땅에 오셨다.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면 낮은 곳으로 갈 수 있다. 낮은 곳으로 가는 방법은 오직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것뿐이다. 인간의 마음으론 낮은 곳으로 가는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주님의 마음 없이 낮은 곳으로 가는 행위는 결국에 자기 의로 끝나게 된다. 낮은 곳에서 구원의 문이 열린다. 십자가를 생각해 보라. 그 낮은 곳을 통해서 인류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지 않았는가. 아버지 마음이 닿는 곳이 바로 낮은 곳이기 때문이다. (34쪽)

그 무덤에서 2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주님을 사랑하고 인도를 사랑했던 두 사람이 만났다. 난 윌리엄 캐리 선교사와 같이 위대한 선교사가 아니다. 그만큼의 위대한 사역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나 역시 주님과 인도를 사랑한다. 윌리엄 캐리 선교사와 동일하게 나 또한 인도 땅에서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법 함직한 무수한 일들을 통과했고,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그와 같이 나 또한 확신을 갖고 있다. 내 인생의 어떠한 일들도 나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난 천국에 가면 좀 바쁠 것 같다. 만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윌리엄 캐리 선교사도 내가 만나고 싶은 인물이다. 만나면 물어보리라. “그때, 인도에서 행복하셨어요?” 그분은 대답 대신 되물을지 모른다. “그래 배선교사는 인도에서 행복했어?” 난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그럼요. 때론 힘들고 외로웠지만 전반적으로 행복했어요….”  (66, 67쪽)

강당에서 기도를 하던 어느 날에 이런 기도가 터져 나왔다, “하나님, 이왕 저를 선교사로 보내신다면, 우리 반에서 제일 먼저 보내주세요.” 학창시절에도 1등에 대한 집착은 전혀 없었던 나였다. 그런데 그런 기도가 나왔다. 세상일에서는 몇 등을 한들 아무런 관심도 없었지만 하나님 일에서만은 앞장서고 싶었다. 내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서 앞서 나가길 원했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어 주셨다. 결국 우리 반에서 가장 먼저 선교사로 나가게 되었다. 이후 같은 시기에 인도 선교사 파송을 준비 중이던 송문규 선교사님에게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 나를 가장 먼저 선교사로 보내달라고 기도했어요. 만약 우리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인도에 도착한다면 내가 먼저 내릴 거예요. 그래야 기도가 응답되는 것이니까요. 하하”  (132쪽)

라즈니쉬는 나름 깊이 음미할 만한 묘비명을 남겼다. ‘태어나지 않았고 죽지 않았다. 다만 지구라는 행성을 다녀갔을 뿐이다.’ 그는 삶이 신비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다. 삶이 신비인 것은 맞다. 그 신비는 오직 하나님으로부터만 풀려진다. 우린 이 지구별에서 목적이 있는 여행을 하고 있다. 인생은 그저 살다가 어딘지도 모를 우주 한편에서 떠도는 여정이 아니다. 우린 집으로 돌아가야 할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주님이 계시는 그 집으로.  푸네에서 난 인도 선교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온갖 거짓에 속고 있는 사람들, 잃어버린 영혼들,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이역만리 불원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근원이신 그 분을 전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오쇼 라즈니쉬 명상센터의 젊은이들을 보면서 나직하게 불렀다. “저들은 모두 주가 필요해~” (173쪽)



추천사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배정희 선교사님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속으로 지난 23년을 한결같이 인도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신 분입니다. 우리 주님을 본받아 가장 낮은 곳에서 섬기겠다는 종의 마음으로 선교지를 향해 떠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낯설고 머나먼 땅에서 여러 가지로 힘들었을 텐데, 항상 기도하고 성령님을 의지하면서 가난하고 아픈 영혼들을 품는 선교사님을 보면서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번에 배 선교사님의 선교 여정이 책으로 출간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이 잃어버린 영혼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되기를 바라며 기쁜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배정희 선교사님은 23년 동안 예수님을 닮은 온유한 영성으로 13억 인도의 영혼들을 기쁨으로 섬기고 계신 참으로 귀한 주의 종입니다. 이번에 배 선교사님께서 자신의 선교여정을 담은 ‘인도하심’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선교 간증집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지금까지 살아왔으며 하나님의 뜻이라면 목숨조차 아끼지 않고 온 몸 바쳐 헌신하고 계신 한 신실한 선교사의 진솔한 신앙고백입니다. ‘인도하심’을 읽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자신의 사람을 택하셔서 그의 삶을 인도하며, 그를 통해 어떻게 수많은 영혼들을 인도하고 계시는지 독자 모두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주님께 그 삶을 드려 헌신하는 수많은 일꾼들이 탄생하길 기도합니다.


유기성(선한목자교회 담임)

이 책의 저자 배정희 선교사님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인도로 가서 수많은 인도 영혼들을 주님께 인도했습니다. 나라 이름인 인도(印度)와 ‘이끌어 지도함을 받다’는 뜻의 인도(引導)가 중첩됩니다. 한 가녀린 여성이 23년 전 인도로 떠난 것은 예수님과 같은 낮은 마음(下心ㆍ하심)을 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은 낮은 마음입니다. 선교의 위대한 역사는 예수님과 같은 낮은 마음으로 복음 들고 떠난 이름 모를 사람들을 통해서 진행되어 왔습니다. 한국교회에 선교의 열기가 점차 사그라지고 있는 요즘, 배 선교사님의 귀한 이야기를 담은 ‘인도하심’이 다시 한 번 선교의 기치를 높이 들게 만드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일독을 추천합니다.


이찬수(분당우리교회 담임)

끊임없이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낮은 곳으로 내려간 저자의 이야기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도로 가는 길은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배정희 선교사님의 고백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영원한 본향인 하나님 집으로 가야할 사람들입니다. 본향으로 가기 위해선 인도하심을 잘 받아야 합니다. 인도하심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이 낮아짐이라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 책 ‘인도하심’은 믿음의 길을 떠나기 원하는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귀한 지침을 줄 것으로 확신하며 기쁘게 추천합니다.


이재훈(온누리교회 담임)   

이 책은 맑은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는 배정희 선교사님의 여정을 여과 없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언어로 포장된 꾸밈이나 자신도 모르는 상처에 갇힌 자신만의 외침이 아닌 하나님과의 솔직한 대화가운데 주신 사명을 감당해가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 여정의 목적지는 바로 주님이 머무셨던 낮은 곳입니다. 낮은 곳은 우리가 내려가야 할 자리라기보다는 우리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이며, 선교는 우리의 업적이나 성취가 될 수 없고 마땅히 있어야 할 또 하나의 삶의 자리라는 것을 배 선교사님은 삶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자신의 욕심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포장했던 모든 불순함이 벗겨져 나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 모든 목회자, 선교사, 성도들이 이 책을 읽고 영혼을 맑게 하는 축복을 누리게 되기를 원하여 기쁨으로 추천합니다.


(출처 국민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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