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전한 말
해가 가장 높이 솟아 있을 때 세상은 최고로 밝았어요.
낮에는 넘치도록 충분해서 그저 해맑게 살았지요.
해가 기울고 여기저기 그림자가 길어질 무렵에야 정신이 들곤 했어요.
집에 가고 싶을 만큼, 마음이 어수선해져야 빛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조금 옆으로 비켜서서 구경했지요.
빛이 남은 밝은 것들을 모아 땅 밑에 다독다독 심어놓고 가는 것을.
빛이 나에게 말했어요.
“밤은 잠시 뿐이야.
내일 아침에는 눈부실 만큼 자라 있을 거야.
네가 꿈꾸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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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함께, 내일도
자라고, 열매 맺고, 비추고, 살고, 사랑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