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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유 Jan 30. 2023

작가 데뷔 책 쓰기 워크숍에 다녀왔다


1월 초에 인스타에서 작가 데뷔 책 쓰기 워크숍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20년 이상 편집장으로 일하셨던 분이 내 책의 기획을 잡아주신다는 거였다.

' 오 이거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거다'

난 주저 없이 신청을 했다.

드디어 어제가 워크숍 날. 1달 가까이 기다렸기에 기대와 호기심을 가지고 워크숍 장소로 향했다.


최근에 오픈한 그곳은 짙은 그린톤으로 인테리어가 되어 고급스럽고 지적인 분위기의 장소였다.

그런데 워크숍이 열리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벌써 4분 정도 앉아계셨다. 난 당연히 혼자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놀라는 나를 보며 편집장님도 놀라셨다.

'난 왜 당연히 혼자 하는 거로 알고 있었을까?'

당황하고 약간은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에 앉았다.


오늘 참석인원은 8명이었다.

처음에 돌아가면서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독서모임을 13년 이상 진행하신 분

아나운서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으신 분

엄마표 영어로 인스타에서 유명하신 분

스피치 강사이신 분

워킹맘들의 창업을 돕는 분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셨다.


나도 자존감 낮고 열등감 많았던 아이가 상담공부를 통해 심리상담사가 된 과정이나

커플, 부부상담전문가로서 이혼 후 돌싱들의 사랑과 연애, 재혼을 도와주는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편집장님은 다 들어보시고 강의를 시작하셨다.

출판사 입장에서 어떤 원고를 좋아하는지, 어떻게 투고를 해야 더 잘 선택될 수 있는지, 책을 내려는 사람들의 입장과 출판사 입장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등 오랜 시간 편집자로 일하셨던 실질적인 노하우들을 많이 들으며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이 들었다.


출판사는 글을 잘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작가가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독자가 돈을 내고 책을 구입하게 만들려면 그 책을 읽고 뭘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의를 듣고 나서 작가 입장에서 왜 이 책을 내고 싶은지를 또 돌아가면서 얘기했다.

그런데 8명 모두 그런 책이 팔릴 수 있을지 긍정적이지 않은 피드백을 들었다.


특히 내가 얘기를 하자 "혹시 작가님 에세이를 쓰시고 싶은 거예요?"라고 하셨다.

" 다 에세이 쓰시려고 하는 거 아니었어요?"

" 아니요 실용서 쓰는 강의인데요. 에세이는 문학이라 글을 문학적으로 잘 써야 해요. 그리고 작가님의 삶을 뼈째 갈아 넣어서 쓰셔야 하는데 그러실 수 있겠어요?"

" 전 에세이가 쓰고 싶어요"

아... 나와는 너무 다른 결의 워크숍을 온 거였구나...


5시간 이상 워크숍을 들었는데 뭔가 다 거부당한 느낌에 마음이 확 다운이 되었다.

그리고 감성적인 부분에 대해 좀 못마땅하게 느끼시는 듯했다.

편집장님은 이성적인 분이신 듯했다. 일단 책이 잘 팔리는 게 중요하셨을 테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뭐든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거니까..

그러면서 나와 결이 맞는 출판사와 편집자를 꼭 만나야 되겠구나..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와는 다른 성향의 편집장님의 의견도 참고는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어떤 분들에게는 아예 기획출판보다는 전자책을 쓰라고 하셨고 한 분에게는 유튜브가 책 쓰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고도 하셨다. 또 한 분께는 기획출판보다는 독립출판이 더 적합하겠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뼈 때리는 조언이지만 받아들일 부분도 있었기에 오늘 워크숍에 갔던 게 후회되지는 않았다. 너도나도 책을 내는 요즘의 분위기에 1000부도 팔리지 않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자기만족 때문에 굳이 책을 쓰려고 한다면 안 쓰는 게 나을 것 같은 게 맞는 말이니까..


하지만 집에 돌아와 누웠을 때 순간순간 기분이 안 좋아지고 조금은 낙심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면서 굳이 왜 이렇게 힘든 책 쓰기를 한다고 이렇게 에너지를 쏟고 있을까? 란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멀리 와버린 느낌이다. 그리고 절대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갈 데까지 가보자!!


#글루틴 19 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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