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민유 Sep 01. 2023

나르시시즘과 모녀관계에 관한 책 쓰기 중입니다

올해의 유일한 목표


올해가 시작될 때 목표는 오로지 하나 "책 쓰기"였다.


1, 2월 열심히 글을 썼다. 금방이라도 책을 낼 기세로..

그런데 3월 어느 날 아침 산책 중 무릎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제대로 걸을 수도 없는 극심한 통증을 없애보고자 그때부터 병원 순례가 시작되었다.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한의원등

10개 가까운 병원을 다녀본 결과는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하라'였다.

슬개골 연골이 다 닳았으나 아직은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3~4 개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시간이 지속되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우울해졌다.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체력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그러니 자연히 글쓰기를 할 에너지가 없어졌다.

' 내 주제에 책은 무슨 책을 써?'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몰려오고 무기력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주님께 매달리며 간절히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내가 삶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고백하며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겼다.

6월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하며 다리 근력을 조금씩 키우고 있다. 이제는 무릎보호대를 하고 멀지 않은 곳은 곧잘 걸어 다닌다.

나의 '퇴행성관절염 '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마음에서 받아들이게 된 거겠지...




7월부터 다시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처음부터 글을 열정적으로 쓰게 되진 않았다.

' 내가 처음에 책을 쓰고 싶었던 이유가 뭐였었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나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그때 탁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 맞다. 난 사랑중독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지'

사랑을 하면 집착하게 되고 죽을 것처럼 힘든 분들을 위한 치유서를 쓰고 싶었다는 게 생각났다.

그때부터 사랑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랑에 대한 글을 열심히 쓰던 중 자연스럽게 초기 애정결핍이 있었던 내 경험과 연결되면서 그동안 쓰고 싶지 않아 묻어두었던 나의 나르시시스트 엄마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한번 시작하자 봇물 터지듯 글이 내면에서 밀고 올라왔다.


' 이걸 먼저 써야겠구나... 내 삶의 가장 큰 핵심은 엄마와의 관계였구나. 그 결핍이 내가 그토록 사랑에 목말라했던 이유였으니..'


그렇게 해서 '나르시시스트 엄마의 딸'에 대한 책 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유사도서를 탐색해 보니 정말 많은 모녀관계에 대한 책들이 나와 있었다.

책을 주문해서 정신없이 책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특히 나르시시스트 엄마에 대한 책을 읽어보니 더욱더 우리 엄마가 100% 나르시시스트였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고 엄마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확히 들어맞았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 있었던 일은 절대 밖에 나가서 얘기하지 마라"란 말을 수도 없이 했었는데.. 난 지금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딸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써야겠다는 사명감까지 느낀다.

순간순간 죄책감과 싸우고 있다.


요즘 상담시간 이외에는 책 읽고 글 쓰고 책에 대한 생각을 하며 보낸다.

'작가는 머릿속이 근무지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자다가도 깨서 책에 대한 생각을 하고 고민한다.

어제는 가제와 부제를 정하고 목차를 뽑아보았다.

5장으로 크게 나누고 각 장에 7 꼭지씩 소제목을 정하니 35개의 꼭지가 되었다.

이렇게 쓰면 책 한 권 분량의 원고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80% 정도 초고를 써놨으니 나머지를 쓰고 퇴고를 하는 과정과 출간기획서를 쓰면 된다.

사실 퇴고가 가장 힘들 거라 예상이 되지만 차근차근 시도해 보리라.

올해 안에 출판사에 투고를 할 계획이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는 것뿐..


올해 유일한 목표였던 '책 쓰기' 꼭 이루고 싶다.

출간계약이 되는 그날까지...

여러 부운~~ 응원해 주실 거죠?^^


매거진의 이전글 책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