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쓰다.

by 아무

내가 마치 작가라도 된 듯 뭐든 끄적임을 남기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에 한두 시간쯤은 늘 그런 시간을 가졌고, 그 시간이 내게 위안을 주었기에 그런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했다.

읽고 쓰기를 하지 않은지 2주쯤 된 것 같다. 최근 2~3년 동안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던 소중한 그 시간, 무엇에 정신 팔려 읽고 쓰기에 집중하지 못하던 지난겨울이 지나갔다. 다시 봄을 맞이했지만, 역시나 쉽지가 않다. 읽기와 쓰기가 어려운 건 당연하고 마음의 불안정함과 감정의 기복, 그런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마음만 졸이고 있다. 이런 내 모습이 답답하고 화가 난다. 더 생각하고, 핑계를 대고, 상황 탓을 하면서 회피하지만 그래 봤자 돌아오는 건 다시 제자리, 해결되지 않은 현실이다.

엊그제부터 따스한 햇볕이 느껴진다. 봄이 오고 있다. 매해 봄을 맞이할 때마다 나는 지독한 우울증이나 자괴감에 빠져 마음이 요동치던 나날을 보내곤 했다. 올해 봄도 그 때문이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어떻게든 흘러가겠지만, 정리되지 않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다. 쉽게 결정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상황들. 곁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내 마음이 더 괴롭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아니 그냥 모른 척해주었으면.
마음이 복잡한 오늘의 커피는 그저 쓰다. 목 넘김부터 쓴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