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리슈슈 Oct 14. 2022

다이어리 깎는 노인

깍뚝깍뚝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내게 필요한 항목만을 정리하여 만든 나만의 다이어리인데 내가 인디자인을   모르는 관계로 매일 항목을 수기로 쓰고 있다.

인디자인을 공부해서 만들 생각도 했지만 그렇다면 역시 다음 생에   있을  같아 그냥 매일 손으로 쓰기로 결정. 어차피 매일 항목이 추가/삭제/변형 등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는 계속 버전업을   있으니 오히려 조으다.


항목을 골라내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스럽다. 꼼꼼하게  항목을 기록하고 나면 하루를  털고 반듯하게 개어 장롱 안에 사복히 내려놓은 기분. 작성  잠들기 위해 자리에 누웠을   마음의 산뜻함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결국 내게 필요한 것들을 갖추어 가는  이렇게 하나하나 해보고 삭제하고 추가하여 나에게 알맞게 깎거나 빚는 조소 같은 작업인가 보다. 그렇게 갖춘 것들을 도구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깎아내고 빚어가는 시간들이 생이라는 거겠군.


아. 늘 너무 늦게 알게 되는 것 같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허상이라고 부처님도, 조박사님도 그러셨고, 때문에 순서라는 것도 없으니 그저 깎아낸 다이어리를 매일 쓰며 더 깎고 덧붙이며 나의 무언가를 깎고 또 덧붙이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일이다.







#단정한100일의반복

#다이어리

#매일

#시간






작가의 이전글 보라색 젤리를 역기처럼 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