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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인 May 01. 2020

1달 만에 3달 머무를 집을 구했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집이겠지.

우리 부부, 뉴질랜드에 온 지 4주 차를 맞고 있다.


우리의 큰 그림은 3개월을 넬슨에서 공부하고, 그 이후에 남섬 다른 지역에서 일을 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공부하는 3개월 동안 어느 곳에서 머물러야 할까?

결혼 후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우리 둘만의 공간을 꾸려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비록 짧은 뉴질랜드 생활이지만.


뉴질랜드는 플랫(Flat)이 보편화되어 있다. 플랫은 큰 주택 안에서 여러 사람이 각자 자기 방을 사용하고, 화장실, 욕실, 부엌 등은 공유하는 개념의 주거 형태다. 공유하는 공간이 있다 보니 가격은 다른 주거 형태에 비해 저렴하다. 그렇지만 나는 스튜디오를 가고 싶었다. 스튜디오(Studio)는 원룸 형태로 화장실, 욕실, 부엌까지 한 방에 있는 구조다. 예상대로 가격은 플랫보다 비싸다.


되도록 빨리 머무를 곳을 구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분명 유학원에서는 3일 정도면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순진한(?) 우리는 정말 딱 3박 4일 머무를 에어비앤비만 예약해 두었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시즌은 뉴질랜드의 1년 중 가장 긴 홀리데이 시즌, 집주인들은 타지에서 오는 가족들이 머무를 공간을 준비했고, 넬슨에서 홀리데이를 보내는 사람들은 이미 숙소를 마련해 둔 것 같았다. 스튜디오는 개뿔. 어학원 스텝 말에 의하면 넬슨에서 스튜디오 구하기는 정말 힘들다고 한다. 그래, 머리 둘 곳은 있어야 하니깐 플랫이라도 가자. 하지만 그나마 알아본 집들도 예상보다 주세가 비쌌다.


4주 차, 지금 우린 첫 번째 에어비앤비에서 급히 예약한 두 번째 에어비앤비에 머무르고 있다.

느리지만 진전은 있다. 교회에서 조나단(Jonathan)이라는 분을 만났다.

조나단은 국제학생들을 위해 플랫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었고, 넬슨의 국제학생모임(International Student Meeting)의 리더였다. 그분의 안내로 공부가 끝나는 2월까지 머무를 공간을 얻게 되었다.


넬슨에 도착한 2주, 우리는 벌써 이사를 1번 했다. 결혼하고 시부모님과 10개월 정도 함께 살면서 겪을 일이 없었던 둘 만의 진통도 겪고 있다. 매 끼니를 고민하며 새로운 요리를 배우고 있고, 가계부도 열심히 쓰고 있다. 필요에 따라 차를 살 계획도 가지게 되었고, 영어 공부는 쉽지 않지만 이왕 배우는 거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이라는 안전지대를 떠나 뉴질랜드라는 또 다른 지대에 발을 내디딘 우리 부부,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더 멋진 우리가 될 것을 믿음으로 선포해본다.

삶은 안전지대의 막다른 길에
새롭게 시작한다.  
Life begins at the end of your comfort zone. -Neale Donald Walsch

두 번째 에어비앤비로 무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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