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시작하는 유저 리서치 2편

AI와 UX 트렌드

by 플로 유

이 글은 2024년 사내 워크샵에서 팀원들에게 공유했던 발표 자료를 토대로 재정리한 글입니다.

한정된 상황에서 리서치를 꾸준히 이어가는 방법과, 그것을 팀의 문화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가까이 들으면 보이는 것들


작은 조직에서 리서치를 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늘 ‘사용자를 직접 만나는 일’이었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저희 팀이 꾸준히 활용했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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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사용자를 만나며,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 순간이 아직도 선명해요.

처음에는 어떻게 질문을 던져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인터뷰만이 줄 수 있는 배움이 분명히 있었죠.

설문이나 비대면 테스트에서는 알기 힘들었던 앞뒤 맥락, 말투, 대화 속에 묻어난 감정까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인터뷰가 쉽지 않았던 이유들


하지만 이렇게 자주 활용했던 인터뷰도, 현실적인 제약은 늘 있었습니다.

출시 전이라 사용자 데이터가 없고, B2B 특성상 실제 고객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죠. 결국 지인이나 내부 인원 같은 제한된 대상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어요.


보통 어려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아요. 누구를 만나야 할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결과를 어떻게 정리해 팀에게 공유할지 까지. 매 단계마다 난관이 있었죠.

그러다 보니 ‘다른 디자이너/리서처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래서 사례를 찾으며 작은 힌트를 얻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유저 인터뷰 교과서』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유저 인터뷰 교과서』에서 얻은 인사이트


이 책은 단순히 질문법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리쿠르팅부터 설계, 인터뷰 진행, 데이터 정리까지 리서치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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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로서 막막할 때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팁들이 정리돼 있었고, 실제 현장에서 “아, 이렇게 하면 분위기가 달라지는구나”를 느끼게 해줬죠.




1. 대상자의 지식과 이해도를 쉽게 파악하기

03.png 출처 : 유저 인터뷰 교과서, 2023, 유엑스리뷰

노코드 서비스를 기획할 때, “이 기능이 어땠나요?”라고 물으면 대답이 짧게 끝나곤 했어요. 대신 “ㅇㅇ님처럼 쇼핑몰 페이지를 만드는 친구가 있다면 이 서비스를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라고 물어보니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죠.


기능들을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고, “처음엔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배포 단계는 어렵다”처럼 특정 기능에 집중해 체감된 요소를 중심으로 이야기했어요. 단순히 만족도에 관한 질문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솔직한 피드백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2. 민감하거나 잘못 답한 경우 다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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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나 습관 같은 질문에는 무심코 과장된 답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뉴스 서비스 인터뷰에서는 “평소 하루에 몇 번 정도 뉴스를 보세요?”라는 질문에, 어떤 참여자가 “매일 10번 이상 본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지 못했어요.


중요한 응답이 아니라면 표시만 해두고, 다른 화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가 인터뷰의 흐름을 깨지 않는 게 핵심이었죠. 이미 충분한 응답을 확보한 상태였기에 흐름을 끊지 않고자 했어요. 덕분에 편안한 대화를 이어나가게 되었어요.




3. 질문을 틀어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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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들었던 대답 중 하나는 “잘 모르겠다”였어요. 예를 들어 챗봇 UT에서 진행 상황 인식을 물었을 때 참가자가 망설인다면, 질문을 바꿔 “답답하거나 헷갈렸던 순간이 있었나요?”라고 되물었죠. 그러자 “긴 답변 중간에 내가 어디쯤 있는지 놓쳤다”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질문의 관점을 살짝 틀자, 사용자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불편이 드러났어요. 짧게 끝날 뻔한 대답이 탐색 용이성과 신뢰도 같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




인터뷰어 자리에 AI를 앉혀본다면


06.png 데스크 리서치, UX라이팅, UI 제작에 활용된 AI - 2024년 기준

인터뷰가 주는 배움은 크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있어요.

책에서 배운 방법들을 실제로 적용하다 보니, 이런 과정을 AI가 대신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최근 연구와 실무 사례에서도 AI가 인터뷰 단계마다 도구처럼 활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07.png 출처 : 김찬종 & 나건, 대형 언어 모델 중심의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자인 리서치, 2024

예를 들어, 인구통계나 맥락 기반의 인터뷰 스크립트를 자동으로 작성해주거나, 응답을 요약하고 태그를 달아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는 작업을 대신해 주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실제 유저를 만나기 어려울 때는 LLM 기반 페르소나 시뮬레이션으로 가상의 응답자를 세워 인터뷰를 연습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어요.



08.png 출처 : 김찬종 & 나건, 대형 언어 모델 중심의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자인 리서치, 2024

그렇다고 장점만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AI가 반복 작업을 줄이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는 데 강점이 있었지만, 사람의 미묘한 감정을 잡아내기엔 부족했어요.




지속 가능한 리서치


AI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지만, 결국 리서치의 본질은 사람과의 대화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또한 작은 팀에 필요한 건 ‘완벽한 리서치’가 아니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방식’인 것 같아요.

매번 새로운 방식을 고안하기보다, 스크립트 템플릿을 돌려 쓰고, AI 요약을 기반으로 빠르게 공유하는 식으로요.

이후 팀 워크샵에서 체크리스트와 템플릿을 공유하며 반복 가능한 리서치를 팀 안에 정착시키고자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접근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 봤어요. 3편에서는 그 과정과 배운 점을 소개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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