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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율 Nov 15. 2023

내 맘대로 소원 세 가지만 이야기할게요

이뤄질지 모르지만



누군가 제게 묻더군요.

“소원이 있나요? ”


음.... 이 나이 먹고 내게 소원이라는 게 있었던가?

퇴사?

“그런 거 말고 미래의 소원이요”


아... 네. 제게도 소원이 있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소원 세 가지

오늘은 이야기해 볼게요~






  저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는 순간 남녀불평등의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 많이 봐왔으니까요(제 주변 한정입니다. 아닌 경우도 충분히 많겠지요)

  제 주변엔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결혼을 못한 싱글 언니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들 중 하나가 될 거라 생각했지요.

  돈을 많이 벌고 싶었습니다. 우리만의 실버타운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거창하다면 거창할, 소박하다면 소박할 수 있는 작은 빌라를 하나 사서, 언니들에게 작은 집한칸씩 나눠주고 싶었어요. 그중 하나에는 제가 살고요. 일층에는 지금의 공유주택처럼 우리만의 작은 라운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처럼 혼자서는 잘 챙겨 먹지 않는 이들을 위해 공동의 식사공간도 마련해 주고요.

집 하나는 간호사분을 위해 비워둘 예정이었습니다. 집세를 받지 않는 대신, 늙고 병든 우리를 돌봐달라 할 예정이지요. 물론 단순한 간호보다 더 많은 노동이 필요할 경우에는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르고요.


  두 번째 소원은 일하지 않아도 나오는 월소득 천이었습니다. 두 딸을 위한 것이지요. 각 오백씩.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많은 금액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적은 금액이겠지요. 몇십 년 뒤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제게는 그 정도면 일인가구가 먹고살기 충분하다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이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고, 정말로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지요. 저는 제 직업을 선택할 때 두 가지를 고려했습니다. 자아실현과 생계. 물론 후자에 좀 더 무게를 두었지요. 그래서인지 나이 먹고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때 이랬었다면. 저때 저러했다면 어땠을까.’


  유학을 가고 싶었었습니다. 당시 상황에선 너무 큰 욕심이라 꿈만 꾸었지만, 그것 역시 핑계겠지요.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취업을 포기하고 알바와 병행하는 힘든 유학생활을 스스로 감내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딸아이의 그 오백이, ‘망하면 어쩌지’ 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길 바랐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우리나라는 재기가 어려운 나라라고. 한번 실패하면 무너지는 곳이라고. 아이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마음껏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도록, 월 오백씩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은 결국 저에게로 귀결이군요. 어릴 때부터의 소망. 내 책과 내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매월 인세가 나온다면 두 번째 소망도 함께 달성할 수 있겠지요. 그보다 더 많이 번다면 첫 번째 소망도 달성할 수 있을터입니다. 그러니 부지런히 글을 써야 합니다. 그날이 올지 안 올진 아무도 모르지만, 복권도 사야 당첨이 되는 거니까요. 글쓰기 복권 오늘부터 부지런히 사보렵니다. 결국 소망에서 글쓰기 다짐으로 끝나는 글이 되었네요.





< 사진 출처 :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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