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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logic Mar 21. 2022

글꼴, 폰트의 유통

이전에 수동 식자용 문자판의 광고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관련 유통에 관하여서도 이야기했었다.

다시 읽어 보고 싶은 분은 "예전에는 폰트를 어떻게 판매했을까?" 글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컴퓨터가 대중에게 보급되기 이전 시대에는 개발업체가 직접, 또는 유통업체를 통하여 출판, 광고 업체에 글꼴이 담긴 수동 식자판을 보급했고, 컴퓨터가 출판계에 보급된 이후에는 폰트 박스라고 하는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글꼴이 담긴 폰트 파일을 넣어서 판매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쇄물 또는 영상물이 제작되어 소비자에게 보급되었다.


글꼴은 공개된 구조의 일반화된 소프트웨어


그러나 누구나 컴퓨터와 모바일 장비를 가지고 온라인을 통하여 정보에 접근하는 현시점에서는 출판 광고업체뿐 아니라 소비자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글꼴 파일을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현재는 트루타입 또는 오픈 타입과 같은 일반화된 폰트 포맷의 글꼴이 어느 컴퓨터 기기에나 사용되므로 소비자는 간편하게 원하는 폰트 개발사의 사이트에서 폰트를 구매하면 된다. 폰트 개발사는 폰트 파일을 만들고, 소비자는 구매하고 설치하여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상업적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면 2차 저작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본적인 원칙은 항상 쉽고, 원칙은 세계 어디에나 적용이 된다.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세상의 모든 정보가 오픈되고 오픈소스를 이용한 프로그램 보급이 일반적이지만, 특정 플랫폼에 사용되는 글꼴의 유통이라는 영역으로 넘어가면 오픈과 원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매킨토시 폰트 


과거에 매킨토시가 우리나라에 처음 보급되었을 때 그 하드웨어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업체는 당시 맥킨토시의 한계인 1Byte 형태의 영문 글꼴 시스템을 2Byte의 한글 글꼴 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제작하는 아주 복잡다단한 방식의 글꼴 형태와 유통 구조를 만들어 냈다. 그러한 닫힌 구조의 유통 시스템 때문에 출력기 1대의 글꼴 설치에 수천만 원의 돈이 필요했던 경험이 출력 센터를 운영했던 분들의 기억에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폰트 개발용 도구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폰트 개발 자체가 특수한 분야로 인식되어 이러한 불편과 비용에 대해 감수해야 한다고 받아들였었다.


싸이월드 폰트


또 하나 기억하자면 우리나라 모든 사람의 미니홈피를 천년만년 운영할 것 같았던 "싸이월드"의 글꼴 유통에 관한 기억이다. 

나는 아직도 싸이월드가 망한 이유가 기회를 놓친 모바일 시스템화와 더불어, 닫힌 형태의 시스템 구조라고 생각한다. 싸이월드에서 글꼴을 판매하려면 싸이월드에서 정해진 기준에 맞추어 1년에 몇 개의 업체가 추가되고, 간신히 공급업체가 되면 매월 정해진 새로운 글꼴을 만들어 검수받아야 판매가 가능했다. 


심지어는 그 판매 금액의 훨씬 많은 금액을 싸이월드 운영사가 가져갔다. 

통행세가 그 통행을 주도한 사람이 가져갈 이익의 2배가 넘었다는 것이다.

지금 애플이나 구글이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며 가져가는 금액 % 의 몇 배가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들이 닫아둔 담장을 넘게 해 준 비용이 그렇게 어마어마했다는 것이다.


모바일 시대의 폰트 유통


이제는 어느 운영체계에서나 일반화된 폰트 포맷인 트루타입과 오픈 타입이 있고, 이를 이용하면 어느 컴퓨터에서나 글꼴 사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아직도 문 앞에 문지기를 두고 통행세를 받아가는 영역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특정 시스템을 위한 전용 글꼴을 판매할 수 있는 분야는 모바일 영역이고, S사의 휴대폰뿐에 설치하는 글꼴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경우에는 특정 어플에서 사용하는 글꼴을 설치하고 이용하는 것이 좀 더 편한 반면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기에는 새로운 글꼴을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앱이 한정되어 있고, 일반화된 폰트 설치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거의 유일하게 한글 폰트 설치가 가능한 것이 앞서 말한 휴대폰인데, 그 앞에는 통행세를 받기 위해 공급 자격과 업체를 지정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업체가 존재한다. 이 업체가 지정하여 통과시키지 않은 업체는 공급의 자격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가진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들어갈 문이 이미 있는데, 이를 모두에게 개방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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