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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품발굴단 Mar 24. 2019

내 삶의 도돌이표, 다이어트  

나는 내가 직접 만든 서비스로 감량했다

필자는 단 한 번도 날씬해본 적이 없었다. 늘 다이어트를 병행하며 살아야 그나마 평범한 몸매라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솔직히 그렇게 성실하지도 못하다. 먹을 것을 철저하게 지켜가며 운동도 꾸준히 병행하는 수많은 다이어터, 유지어터분들을 보며 필자는 존경을 표한다. 한때는 그냥 체질이라 생각하며 자기 합리화를 했었는데 필자는 식단 조절을 하기에는 먹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 꾸준히 운동을 하기에는 턱없이 게으른 사람이었다. 인스타나 유튜브, 페북에서 수많은 몸짱분들을 보며 저런 몸매를 가졌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막연하게 동경하던 수많은 날들이 필자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필자가 직접 식품을 가려먹으면서 찾아온 소소한(?) 변화와 그간의 솔직한 경험담을 적어보려 한다.






<나는 웅녀다>



때는 10여 년 전, 필자는 162cm의 키에 78kg 정도 나가는 거구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친구들과 그 당시 또래들이 쇼핑을 하던 부평 지하상가를 가면, 다른 날씬한 친구가 이쁜 옷을 고르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며 부러워했었다. 슬프지만 냉정한 현실이었으며, 어딜 가도 외모로 환영받지는 못했다. 한 번은 같은 학원을 다니는 남학생을 좋아한다는 말을 친구에게 했다가 학원 안에 다 소문이 퍼지고 그 남학생의 귀에 까지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때 그 남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이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사실 이 말도 많이 순화시켰다)


 "저게 사람이냐, 어디서 짐승 같은 게"


그렇다. 그에게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 말은 사춘기 시절 나에게 큰 상처로 다가왔다. 지금이야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지만 소설과 순정만화책을 즐겨보던 감성적인 소녀에게 나름 짝사랑하던 남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청천벽력 급의 발언이었다. 순간, 나는 생각했다.


 "그래, 나는 지금 보통 사람 같은 모습이 아니지."


필자의 타칭 '짐승녀' 시절


그리고 스스로 받아들였다. 비참했지만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외모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듣고 변화하는 편이 더 내 정신건강에 좋겠다는 것을. 그리고 수능을 본 그해 겨울, 나는 변화를 꿈꿨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나만의 쑥과 마늘을 찾았다. 그때 주식은 삶은 달걀과 오이였는데, 나는 아무것도 안 먹고 오직 삶은 달걀과 오이만 먹으며 3달 동안 아무 약속도 잡지 않고 집을 동굴처럼 여기고 '웅녀'되기 작전에 돌입했다. 그렇게 오직 하루에 삶은 달걀 3개, 텁텁하면 오이를 먹어가며 3-4시간 유산소 운동을 병행했다. 3달 만에 23kg이 빠졌다. 55kg의 평범한 몸을 얻게 되었지만, 단기간 다이어트에 혹사당한 내 몸은 이미 많이 약해져 있었다. 무리한 운동으로 발톱은 하나가 빠졌고, 머리를 한번 감고 나면 머리카락이 거의 새둥지급으로 빠져 하수구에 맺혀 있었다. 그래도 남들 입어보는 치마도 입어볼 수 있고 바라만 보던 옷들도 내 몸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꿈같은 나날이었다.






<YO, YO~ 지금부터 랩을 시작하지>



길지 않은 인생을 통틀어 정말 지긋지긋한 단어가 하나 있다면, 그건 '요요'다. 크게 지방 숙청작업을 한번 끝내고 나서 이때부터 나의 요요 인생이 시작됐다. 대학교에 입학한 필자는 동기들과의 술자리에서 안주를 많이 집어먹었는데 이때부터 안주 살이 찌기 시작했다. 나름 조심한다고 하는데도 어느새 방심하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뱃살 때문에 먹고 굶고, 먹고 다시 굶고를 반복했다. 운동은 시간이 없다 바쁘다는 핑계로 뒷전이었고 찐살은 빨리는 빼고 싶고, 정말 다시는 옛날처럼 살찌기 싫어서 운동 빼고 다 해봤다. 한창 SNS에서 핫하게 홍보하던 비만 크림도 바르고 살을 랩으로 칭칭 감기도 하며,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때 하나 정말 깨닫게 된 나만의 사자성어는 급. 뺀. 급. 찐 (급하게 뺀 살은 급하게 찐다)이다. 다행히 다시 78kg의 고지까지는 올라가 본 적은 없고 1년에 다이어트 비수기, 성수기 차이가 8kg 정도는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졸업 직전 한때는 맥심 에디터가 되고 싶어, 스타일리시하게 보여야 한다며 다이어트를 더 감행해서 51-52kg까지 나간 게 필자 인생의 최저 몸무게이다. (이때도 전혀 건강하게 다이어트하지 않았다)


대학교 졸업 무렵의 필자 (나름 몸무게 리즈시절)





<닭가슴살이 너무해>



20대 중반을 넘어가던 사회 초년생 시절, 나는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근육의 소중함과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몸이 버틸 수 없었다. 시간표를 몰아서 짜는 것을 좋아해 일주일에 4번 정도 나가던 여유로운 대학생활과는 달리 사회인은 늘 피곤했다. 같은 또래의 직장동료보다 나는 훨씬 저질 체력이었고, 힘들면 얼굴에 바로 다크서클이 판다처럼 내려와서 주변 사람들이 놀라고는 했다. 뭐가 문제일까? 이쯤 되면 몸도 깨달았고 머리도 깨달았는데 마음이 깨닫지 못했는지,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병행하는 건 나에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어느 날 직장동료가 다이어트한다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걸 보며, 나도 겨우 자극받기 시작했다.


 "OO 씨, 우리 같이 다이어트해요~! 나도 도시락 싸올게"


그렇게 시작된 식단 조절은 곤욕이었다. 일주일 정도 해보고는 괜히 한다고 했나 하는 후회감이 밀려들어왔지만 이미 같이 하기로 한걸 포기하자니 체면이 말이 아니라, 울며 겨자 먹기로 아침 일찍 일어나 닭가슴살과 고구마를 삶았다. 매일 30분을 일찍 일어났는데 얼마나 피곤했던지 점심을 먹고 나면 나도 모르게 졸음이 쏟아졌다. 2주째 접어들면서 닭가슴살 삶는 냄새가 역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한계가 왔다고 생각한 나는 여러 가지 핑계를 내세우며, 직장 동료를 잘 구슬려 같이 포기를 결정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직장에서 비만 카르텔을 형성했던 거 같다) 그리고는 차라리 굶어서 빼는 편이 낫겠다 생각해버리고 또 요요를 반복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위 식품 라벨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드는가? 필자는 이제 안 먹는 것은 포기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되, 이왕이면 칼로리가 조금 더 낮고 당, 나트륨, 지방 함량이 적은 것을 섭취하자는 나름의 원칙을 정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자신과 하게 된 건강을 위한 타협이었다. 그래서 위와 같이 어렵고 굉장히 가독성이 떨어지는 식품 라벨을 보면서 식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필자는 식품영양학 전공자도 아닐뿐더러, 밤에 온라인게임을 많이 해 눈도 좋지 않아 한번 장을 볼 때마다 1시간씩 걸렸다. 저렇게 가독성이 떨어지는 식품 라벨은 한번 자세히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물건을 집어 바스락거리면서 뒷면을 볼 때면 마트에서 일하시는 분의 눈치를 봐야 했다... (사실 집었다 놨다 하는 게 물건 진열하는 분들한테는 굉장히 민폐일 수 있다) 소심한 필자는 식품 라벨을 일일이 보는 것을 포기하고 되도록 인터넷, 혹은 관련 앱으로 칼로리만 검색해보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시리얼을 하나 먹어도 조금 더 칼로리 낮거나 당이 낮은 걸로 구매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줄일 수 있는 칼로리가 많았다. 불필요한 칼로리를 줄이려고 먹고 싶은 것들 중에 가장 낮은 칼로리만 찾아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칼로리의 노예가 되고 저칼로리 식품만 섭취하던 필자는 어느 날 등드름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귀찮아서 요리도 안 해 먹고 주로 저칼로리 가공식품을 주식으로 섭취하던 필자에게 찾아온 예기치 못한 부작용의 서막이었다.



※ 필자의 등드름은 아닙니다만...





<JUST DO IT!>





사실 필자는 피부가 좋지 않다. 어릴 때 식품 알레르기(계란 알레르기)도 있었고 아토피 피부, 여드름 피부라 피부 좋은 사람이 제일 부러웠는데 저칼로리 가공식품을 먹고 피부가 더 안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뭐가 문제일까? 성분이 나랑 맞지 않는 건가? 먹었던 가공식품에 있는 성분들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나같이 민감한 사람에게는 식품첨가물이 몸에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 뒤로 필자는 굉장히 허접한 영어실력으로 구글 번역기의 절대적인 도움을 받아 해외의 식품첨가물 연구자료를 봐가며, 부작용이 보고된 식품첨가물들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필자가 먹고 있는 식품에 들어가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물론 보건기구에서 정한 일일 섭취허용량을 넘어가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지만, 식품첨가물이 얼마 들어가 있다 따로 쓰여있는 것도 아니고 또 내가 같은 식품첨가물이 들어가 있는 식품을 여러 개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기에 조금 더 신경 써서 먹어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너무 힘들었다. 일일이 성분을 다 봐야 하고 그걸 또 정보와 매칭 해야 하고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생각이 들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 시점에서 나는 왜 이렇게 원시인 같은 짓을 하고 있을까? 성분을 걸러낼 수 있고 저칼로리에 당, 나트륨, 지방 함량도 적은 식품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면 되지.






<다이어트는 퍼머넌트 베타 중>


 "스타트업이 뭐야?"


위의 말은 몇 년 전에 필자가 했던 말이다. 그렇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이 뭔지도 잘 몰랐다. 어쩌면 이 업계에서 나는 무식한 창업자다. (자랑은 아니지만) 가끔 만나는 다른 대표들처럼 블록체인이니, 머신러닝이니 그런 것은 잘 모른다. 그냥 단순하게 내가 쓰고 싶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여태까지 스타트업을 운영했다. 위의 장황한 이유들(식품 알레르기 환자, 다이어터)로 누구보다 식품정보 서비스에 갈증을 느꼈고 정말 운 좋게도 뜻이 맞는 팀원들을 만나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고 건강한 서비스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팀원들은 출시 후, 우리가 만든 서비스를 우리가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서비스가 완성된 후, 우리 서비스로 다이어트를 하려고 다이어트를 미루고 있는 바람에 오히려 다들 살이 더 찌게 되었다...(다들 비포, 에프터가 확실해야 하기 때문에 비포를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막무가내 지론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달 전부터 출시 후 본격적으로 우리가 만든 서비스 '알리버'를 이용해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했다.

한 달 동안 우리 서비스로 식품을 가려서 먹은 결과는 아래와 같다. (필자의 부항자국이 거슬릴 수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어플 서비스 '알리버'를 한 달간 사용


차이가 느껴지는가? 필자는 현재까지 -5kg 정도 감량한 것 같다. (다른 팀원들도 평균 3kg 이상 감량했다) 특히 당, 나트륨, 지방 섭취를 대폭 줄이니 배가 많이 들어갔다. (운동은 30분씩 일주일에 3번 정도 했다) 3kg 정도를 '알리버'를 이용해 식이요법으로 나머지는 유튜브에 나오는 운동으로 감량을 했다. 장을 볼 때도 서비스로 스캔을 하고 식품을 추천받아 골라 먹으니, 참 유용했다. 너무 대놓고 PPL이지만 많은 분들이 무료로 쓸 수 있는 우리 서비스 '알리버'를 많이 사용해서 건강해지시기를 바란다. (이왕 PPL 한 김에 확실하게 하자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 팀의 다이어트 근황, 유용한 정보와 어플에 대한 PPL을 맛깔나게 잘 섞어서 계속 연재할 계획이다. 많은 관심과 서비스 이용, 브런치 구독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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