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미나 Aug 24. 2021

초여름 바다는 자유

Photo by Vicko Mozara on Unsplash

파도 덩어리들이 리듬을 맞추어 다가오면

엉덩이 살 1/3

엉덩이 살 2/3

물에 잠겼다 떠올랐다

시원했다 차가웠다     


모자 쓴 머리 슬쩍 뒤로 젖히면

햇빛이 1/2

햇빛이 4/5

눈이 부셨다 그늘졌다

얼굴을 찡그렸다 폈다     


손가락 끝으로 바닷물을 적시면

그 끝이 물속으로

그 끝이 바람으로

차가웠다 시원했다     


엉덩이만 끼워 넣은 튜브는

육지에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파란 곳으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반경 10m 사람 없음

바다 더 넓은 저 쪽으로 사람 없음

오로지 혼자

아니 튜브와 나 혼자

혼자들     


초여름 바다 위에서

홀로 떠다닌다는 건

슬프지도 기쁘지도 화나지도 않는

모든 감정을 육지에 남겨두는 것     


그건 자유

자유와 평화

초여름 바다는 자유

작가의 이전글 봄을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