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덩어리들이 리듬을 맞추어 다가오면
엉덩이 살 1/3
엉덩이 살 2/3
물에 잠겼다 떠올랐다
시원했다 차가웠다
모자 쓴 머리 슬쩍 뒤로 젖히면
햇빛이 1/2
햇빛이 4/5
눈이 부셨다 그늘졌다
얼굴을 찡그렸다 폈다
손가락 끝으로 바닷물을 적시면
그 끝이 물속으로
그 끝이 바람으로
차가웠다 시원했다
엉덩이만 끼워 넣은 튜브는
육지에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파란 곳으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반경 10m 사람 없음
바다 더 넓은 저 쪽으로 사람 없음
오로지 혼자
아니 튜브와 나 혼자
혼자들
초여름 바다 위에서
홀로 떠다닌다는 건
슬프지도 기쁘지도 화나지도 않는
모든 감정을 육지에 남겨두는 것
그건 자유
자유와 평화
초여름 바다는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