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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나 Mar 19. 2022

혐오론1_당신이 옳다고 믿는 순간

혐오론1_당신이 옳다고 믿는 순간     

보수, 진보. 나는 무엇이다라고 규정하는 순간 의문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옳다고 믿는 순간, 내가 옳다고 믿는 순간 ‘옳지 않음’이 생겨난다. 대립하고, 반대할 것이 생긴다. 대립과 반대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세계의 현상이나 문제는 그 반대가 무조건적이라는 데 있다소위 진보나 보수로 자신을 칭하는 이들은 이런 함정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헤어나올 수 없는 공간에 갇혔다는 맥락에서 함정이다.     


물론 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해 내가 옳다고 ‘믿어버리게’ 되면 타인의 행위를 용납하지 못한다. 타인도 자신을 ‘옳다’고 믿는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다.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타협하지 말아야 할 유일한 것은 폭력뿐이다.     


이번 대선에서 대화하고 타협할 줄 아는 후보를 볼 수가 없었다. 모두가 자신이 옳으며 자기 공약이 옳다고 했다.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표를 잃을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였다. 의견을 표출하지 않아야 표를 잃지 않을 때 말이다. 정말로 논의하고 협상할 여지는 누구에도 보이지 않았다. 들을 마음은 없어 보였다.     


오만함. 그 태도가 싫다. 경계한다. 신뢰하지 않는다. 내가 옳다고, 믿으라고만 하는데 누가 우리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인가. 표가 달린 대선 운동에서조차 그렇치 않은데 당선이 된다고 한들 말이다.     


20대 대선. 20번째 대통령. 

희망적인 기대 없이 치룬 선거. 

최악보다 차악을 고른 분위기

우리는 결국 혐오투표를 정착시키고야 말았다

전진한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이번에는 후퇴했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런 의문은 이제 의미가 없다. 시간도 없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만들어온 역사다. 너무나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서 이제는 그 시작을 분명히 규정지을 수 없다. 다만 지금 사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을까’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것만이 가능하고, 그것만이 조금이나마 희망적이다. 이 끝 없어 보이는 혐오의 연결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정치를 혐오하고 있다는 건 결국 내 삶의 어떤 부분을 혐오한다는 것이다. 우리 선택, 결국 내 선택까지. 우리는 우리를 혐오하고 있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혐오의 연결고리를 살펴보다보면 내 안의 혐오가 보일 것 같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는 나를 혐오하지 않도록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 혐오의 선거도 결국 우리가 계속해서 혐오를 받아들여 왔기 때문에막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혐오스럽지만 그것이 사실임을 깨닫는다. 반대로 살펴보자. 앞으로 나의 5년 정치(사회 참여)활동은 정치인들의 행보를대선의 판을 만들어 가는 실핏줄의 어딘가가 될 것이다그것을 알자다만 그것을 알고고민하고뭔가는 하자     



[거대양당을 혐오하는 일인의 입장발표문]     

거대양당 혐오인은 20대 대선 투표가 혐오를 기반으로 진행되었다고 이해하였음을 선언한다. 국민을 더불어민주당 혐오인과 국민의힘당 혐오인으로 더욱 극명하게 나뉘게 하였고, 무엇보다 거대양당을 동시에 혐오하는 국민의 마음을 생성, 확대한바, 이에 거대양당의 사과를 요구한다.      


(본 입장발표문에서 쓰이는 혐오란 무조건적인 반대, 싫음의 마음을 강하게 가져 다른 여지가 사라진 상태를 의미함을 먼저 밝힌다.)      


국민에게 공약을 충실히 설명하고 설득하기에도 모자랄 선거기간에 검증되지 않은 사건들로 서로의 결점은 감춘 채 대선판을 어지럽힌 부분을 스스로 나서서 사과하고, 시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당의 존속을 위해 지방선거 출마 혹은 불출마에 신경 쓰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국민의 지금 심정을 고려하지 않는 점, 선거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거대양당이 절대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이번 대선을 통해 확대된 것은 국민의힘당 지지층,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아니라 거대양당 혐오층이라는 점이다.     


거대양당 혐오인으로서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뿐 아니라 총선까지 거대양당 구조를 깰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꾸준히 고민할 것임을 선언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당은 지금부터라도 승리를 위해서가 아닌 정치를 하여야 그나마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다양한 소수정당을 발굴하는 자리가 속히 마련되길 바라나 거대양당이 스스로 행하지 않을 것임을 익히 아는바, 비정치인 국민의 일원으로서 다른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서겠다는 점을 밝힌다.      


5년 뒤 다시 올 대선, 10년 뒤, 15년 뒤 대선에도 정치인으로서 생존하고 싶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 존엄, 생계, 세계평화, 세계환경보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 최대한 공개하고, 설명하며, 국민 의견을 듣고, 수렴하길 바란다.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하는 법을 우선적으로 배워야 할 것이다. 국민이 거대양당을 무조건적으로 불신하는 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대한민국은 더불어민주당 혐오층, 국민의힘당 혐오층, 거대양당 혐오층으로 분열되어 국가의, 시민의 후퇴를 이끈 인물들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경고한다.      


부디 거대양당 혐오인의 감투를 벗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2022년 3월15일          



** 정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입니다. 거대양당 구조의 해산을 원하는 분들 중 함께할 소소한 활동을 원하시자신만의 입장문을 밝혀보아요. 공감하시는 분들은 공유하셔도 좋습니다. 거대양당 구조의 해산을 원하는 분들 중 함께할 소소한 활동을 원하시는 분이 있다면 연락 주세요. 함께 정치 에세이를 적어봐도 좋고, 소수 정당 알아보기를 해도 좋고, 거대양당 구조의 문제점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아요. 같이하면 더 가볍게, 더 오래 나아갈 수 있겠지요.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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