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2025 마무리

-2025를 돌아보며

by 영원


유난히 연말 같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새해가 밝았습니다.

25년을 돌아보며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는지

또 어떤 마음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는지

나는 또 어떤 마음을 전할 수 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올해도 저는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서

작게나마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중 어떤 반응에 여운이 너무나 크게 남았는데요

손 편지를 너무 오랜만에 받아본다고

편지 내용을 과장 없이 십 분 내내 들어다 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실 길게 쓸 자신이 없어 엽서에 쓴 허술한 편지인데

이런 마음으로 쓴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모습이 너무 여운에 남았습니다

사진도 찍고 봉투에 넣었다가 또다시 꺼내보고

구겨지지 않게 보관하려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고마웠습니다!!

가끔은 편지를 쓰다가도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몰라

회의감이 드는 순간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 덕분에 제 취미가 오랫동안 지켜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감동을 깊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어요


올해 편지를 쓰며

추가한 재밌는 요소가 있습니다

편지 쓰면서 들었던 노래들을 적어주었는데요

사실 제 플레이리스트라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이지만

또 신기하게 노래와 상대방이 잘 어울리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다들 적어준 노래를 좋아해 주고,

또 노래로 저를 다시 한번 떠올려 주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근 성격에 대해 짧지만 깊은 대화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올해 제 성격을 칭찬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성격에 대한 칭찬을 들으면 부정하기 바빴지만

올해는 감사함을 느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분명 제 성격에 모난 부분도 있지만

여러분에게 좋은 점이 더 크게 비쳐 그런 것이겠지요

대화 중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저 사람 참 괜찮다! 싶으면 그 사람의 좋은 성격을 뺏어와

좋은 부분만 닮아서 나를 더 나은 성격으로 바꿔보는 거지

실제로 제가 몇 년간 쓰고 있는 방법입니다.

저를 스쳐 지나간 사람들 덕에 저는

감정표현을 더 잘하고

침묵하는 타이밍을 알고

질투가 덜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만약 제 성격이 맘에 드신다면 그건 여러분을 닮아서 일 겁니다!


어딘가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자

연말에 잔나비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저에게 꿈을 심어준 어떤 그룹이 해체 공지를 낸 이후

꿈에 대해 방황하는 시기를 보냈습니다. 꽤 오래요!

당시에는 슬럼프가 오는 걸까?라는 가벼운 생각이었지만

돌이켜보면 너무 소중했던 꿈에 대한 회의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8월 17일, 작은 공연장에서 열정과 사랑 가득한 분위기를 끝으로

더 이상 그들의 공연을 따뜻하게 느낄 수 없었습니다.

동시에 꿈에 대한 열정과 애정도 식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어딘가 무기력해져서

열심히 하던 대외활동도

꼬박꼬박 찾아다니던 공연도

실력이 느는 건지 모르겠던 기타 연습도 내려두고 지냈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꿈에 대한 비중이 꽤, 정말 생각보다 큰 사람입니다

이런 저에게 꿈과 멀어진다는 건 생각보다 큰 타격이었나 봅니다

12.27일

이런 저에게 다시 힘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첫 곡이 시작하기도 전에

그저 막이 오르는 모습만 봤을 뿐인데 눈물이 맺혔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공간, 조명, 음향, 노래

현장의 모든 것들이

다시금 공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웃긴 소리이지만 저는 잔나비의 성대한 팬은 아닙니다

그들 때문에 눈물이 난 것은 아니고 (물론 노래도 한몫했습니다)

꿈을 다시 붙잡은 안도감 미안함 감사함

이런 것들 때문에 공연 내내 눈물이 났습니다

1부 내내

목이 쩍쩍 갈라지고

티셔츠의 목 부분까지 젖을 정도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첫 곡이 [나의 기쁨 나의 노래] 였는데

하필 음악에 대한 기쁨을 다룬 노래라

전혀 슬픈 노래가 아닌데도 눈물샘이 터졌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자주 위로받던 [슬픔이여 안녕]이 나오자

엉엉 울었습니다


1부에서는 너무 울어서

2부에서는 너무 잘 놀아서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잃어버렸던

꿈과 희망과 열정 사랑 애정 낭만 의지 소망 소원 미래 행복

을 얻어갑니다.

그리고 또 작은 목표가 생겼습니다!


클라이밍을 그리 오래 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몇 년간 가장 뿌듯할 문제입니다

이렇게 공부를 했으면 서울대를 갔겠다… 싶네요

저도 저에게 이런 끈기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삼주 내내 도전해서 결국 해내었다는 게 아직까지도 뿌듯해요!!

성취감도 있지만

과정이 너무 험난하고 답답하고 재밌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암장에서 끈기 있는 사람으로 소문났고

모두가 제 완등을 응원해 주는 진귀한 경험도 해 봤습니다

선생님들과 회원님들의 따뜻한 조언과 응원도 정말 많이 받았고

무려 11명의 고수들에게 다양하고 창의적인 피드백도 받았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저에게 박수를!!!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ㅎㅎ

’ 쉽게 푼 보라보다 뿌듯한 남색이 더 소중하다..! ‘

어떤 선생님의 말이 마음에 참 와닿습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뿌듯한 보라도 풀 거예요~




돌이켜보니 올해는 참 감사한 일이 많았습니다.

미운 사람도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고마운 사람과 행복한 일이 있어 잘 살아졌습니다!


올해도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하길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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