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와 해체: Nanamica / Sacai

도쿄라는 뿌리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다

by 포르마


. 어떤 브랜드인가?


. Nanamica

혼마 에이치로 (Eiichiro Homma)

Worked at Goldwin Inc. (circa 1982-2003)
Founder of Nanamica (2003-Present)


“Taking ‘Utility’ and ‘Sports’ as key words, Nanamica intends to be a high-level mix of fashion and function.”

..................................Sabukaru, May 2022


“Many of our garments look classic as do the fabrics we use. However, we always add the latest technology to each garment.”

......................................................................................................Heddels, November 2018



. 혼마 에이치로가 2003년 도쿄에서 창립한 나나미카는 ‘일곱 바다의 집’을 뜻한다. 아웃도어와 마린 스포츠 기술을 바탕으로 도시적 감각을 결합해 ‘입는 기능미’를 구현한다. 미국 해군 덱재킷에서 등 군복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과 방수 · 방풍의 고기능 원단을 절제되고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담아,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완성했다.


1_952_67b443993bcc6.jpg Nanamica 2025 Spring and Summer


. Sacai

아베 치토세 (Chitose Abe)

Worked at Comme des Garçons
(circa 8 years in the 1990s)
Founder of Sacai (1999-Present)


“I try to create a balance between stability and betrayal. The stability is something that looks like Sacai, the betrayal is something new and different.”

.......................................QUARTS, July 2022


“My collections are always about dissecting familiar items and changing different elements to create a whole new item.”

...................................................................................... .Harpers’ BAZAAR, November 2013



. 아베 치토세가 1999년 도쿄에서 론칭한 사카이는, 기본 아이템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독특한 실루엣과 볼륨을 창조한다. 니트와 실크, 스포티브와 테일러링 소재 같은 상이한 요소들을 한 벌 안에 겹치거나 병합함으로써, 기능성과 조형미를 동시에 탐색하는 언어를 구축해 왔다. 스트리트 감성과 럭셔리 감각을 넘나들며, 일상복에 실험적 미학을 담아내는 디자인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Sacai B.png Sacai Autumn & Winter 2025 Collection


. 다른 길, 다른 시장


. 나나미카가 ‘도심 속 아웃도어’를, 사카이가 ‘도시의 예술’을 지향하는 만큼, 그들의 협업과 전략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 나나미카는 기능과 실용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장한다. 노스페이스 퍼플 라벨을 비롯해, 고어텍스 · 닥터마틴 등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와의 장기적 협업을 이어오며, 트렌드보다는 지속 가능한 스테디셀러를 추구한다.

. 반면, 사카이는 실험적 감각을 무기로 패션의 경계를 넓힌다. 나이키 · 디올 · 몽클레르와의 협업처럼, 하이패션과 스트리트를 가로지르는 파격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며 ‘하이브리드의 미학’을 세계 무대에서 증명했다.

. 이처럼 두 브랜드 모두 도쿄에서 출발했지만, 한쪽은 생활 속에서 오래 쓰이는 실용성을, 다른 한쪽은 패션 그 자체의 예술성을 전면에 세워 각자의 방식으로 도시와 자연 · 일상과 럭셔리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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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mica x THE NORTH FACE Purple Label..................................................Sacai x Moncler

......65/35 Mountain Paka (Asphalt Gray).......................................................Full Look (Black)



. 그들이 시장을 읽는 방식


. 나나미카는 느리지만 단단한 길을 택한다.

. 자사 온라인 스토어와 일본 각지의 매장, 뉴욕 직영점, 그리고 소수의 해외 편집숍을 중심으로 전개하며, 소량 생산 · 정가 · 장기적 판매 전략을 고수한다. 아이템이 매년 재입고되어도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아, 소비자는 “언제 사도 같은 품질을 얻을 수 있다.”라는 신뢰를 갖게 된다.


6_kyoto.jpg Nanamica Store / Kyoto


. 사카이는 빠르고 과감한 길을 걷는다.

. 파리 패션위크에서 매 시즌 런웨이를 열고, 세계 주요 도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함께, Net-a-Porter · Dover Street Market 등 글로벌 리테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 협업 아이템은 한정 수량으로 출시되며, 발매와 동시에 셀럽 착용과 SNS를 통해 빠르게 화제를 모은다. 이슈와 희소성을 전략적으로 쌓아 올리며,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하나의 ‘아트 피스’로 각인시킨다.


sacai-04-21-23-039.jpg Sacai Flagship Store / Aoyama, Tokyo


. 마무리


. 두 브랜드 모두 도쿄에서 태어나 같은 도시적 감각을 품었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 나나미카는 고어텍스와 65/35 베이컨트 코튼처럼 기능적이면서도 클래식한 원단을 집요하게 다듬는다. 절제된 얼반 아웃도어라는 철학 아래, 오랜 시간 형태와 품질이 변치 않는 옷을 만든다. 그들은 시간이 주는 신뢰를 기반으로, 도시와 자연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 사카이는 부드러운 실크·울과 스포티한 나일론·테크 소재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예측 불가능한 결과물을 만든다. 매 시즌을 실험과 혼합의 무대로 삼으며, 의류를 하나의 하이브리드 아트 피스로 제안한다. 그들의 실행력과 도전 정신은 빠른 속도로 세계로 확산되고, 단숨에 도시의 열정을 점화 시킨다.

. 둘의 방향성은 확연히 다르지만, 도쿄가 품은 다층적 감각과 현대 패션의 스펙트럼을 넓힌다는 점에서 같은 결을 이룬다. 이는 일본 패션이 지닌 강점인 ‘정교함과 실험성의 공존’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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