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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회의는 하나지만
가짜 회의는 유형도 많다.

가짜 회의 당장 버려라

진짜 회의는 '혼자 하지 않고 모이는 것이고, 모이지만 않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며, 의견만 나누지 않고 결론을 내고, 결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라 정리했다. 이를 요약하면 진짜 회의는 모이고(會), 의견을 나누고(議), 결론을 내고(決), 실행(行)하는 것이다. 결국, 진짜 회의는 회의결행(會議決行)이다. 

회의(會議)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회의의 목적을 쉽게 알 수 있다. 회의는 ‘여럿이 모여 의논하는 일’이다. 그래서 필자는 모이기만 하는 것은 가짜 회의라고 말했다. 회의라는 행위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모이는 것과 의견을 나누는 두 가지 행위가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조직이 회의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일의 효율성(efficiency)과 효과성(effectiveness)을 높이는 일이기 때문에 결론과 실행도 회의의 중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진짜 회의와 가짜 회의는 회의결행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가를 확인함으로써 구분될 수 있다.


다음 표는 회의결행(會議決行)을 중심으로 가짜 회의의 유형을 분류한 것이다. 독자의 회사에는 어떤 회의 유형이 많은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첫 번째 유형은 모이기만 하는 형이다. 도대체 우린 왜 모였을까? 여긴 어딘가?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난무하는 회의이다. 필요한 회의인지, 모이는 것의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정하고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Define Agenda 부분을 읽어볼 것을 권함)

두 번째 유형은 말만 무성한 회의이다. 의견이 많아서 뭔가 한 것 같지만 늘 거기까지이다. 결국, 말만 많고 회의는 회의에 그치고 무엇을 할 것인지 몰라서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회의 진행 중에는 회의와 관련 없는 발언을 통제하고, 회의의 본 내용에 집중하게 한다. 회의를 마무리할 때는 무엇을, 언제까지, 누가 실행한다는 계획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T3 Setting’ 부분을 읽어볼 것을 권함) 

세 번째 유형은 실행이 잘 안 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은 잘 모이고, 의견도 활발하고, 결론도 명확하여 모두 좋은데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회의 자체의 문제보다는 실행자들의 내적 동기나 실행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영향 요인을 파악하여 수정해야 할 문제이다. 회의 자체에서도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마지못해 동의한 것이 아닌지, 실행자 개인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였는지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네 번째 유형은 결론이 없는데 실행이 있는 이상한 유형이다. 알아서 일 잘하는 사람이 많거나 중복해서 일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유형은 의견도 결론도 없는데 실행이 있는 유형이다. 현실적으로는 목적 달성 가능성이 낮은 이상한 회의이다. 그런데 이게 가능한 조직이라면 굳이 모일 필요가 없지 않은가? 각자 자기 역할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진척도를 확인하는 수준의 회의가 이에 해당할 텐데, 진척도 확인형 회의는 최소화해야 하는 회의 유형 중 하나이다. (‘회의의 양을 줄이자’ 부분을 읽어볼 것을 권함)

여섯 번째 유형은 의견 없이 결론과 실행이 있는 회의다. 리더가 카리스마가 넘치거나 지시형 리더십을 구사하는 경우의 회의가 이런 양상을 보인다. 리더가 회의를 통해 확인하고, 평가하고, 통제를 잘하고 있거나 이미 결정된 사안들을 가지고 조사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회의이다. 

일곱째 유형은 의견과 실행이 없는 유형이다. 유형 6과 유사하나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시는 많이 하지만 결정이 모호하다. 체크를 꼼꼼하게 하지 않고, 리더의 영향력이 약하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회의 석상에서는 알았다 답하고 안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진짜 회의는 한가지이지만 이처럼 가짜 회의는 유형도 여러 가지이다. 필자는 이러한 가짜 회의를 진짜 회의로 탈바꿈시키는 회의문화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쌓인 경험과 사례가 진짜 회의를 열망하는 조직과 리더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플랜비디자인 최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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