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딱 좋아

9일 차 <야경>

by 딱따구루이
09일차_07.jpg 숙소 발코니에서 본 야경


우리에게 3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챙겨 온 돗자리를 호수 앞에 펴고 앉아 과일과 간식을 먹었다.

코룰디 호수(Koruldi Lakes)는 우릴 오래 붙잡아 둘 만큼의 매력은 없었다.

30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우린 다시 택시를 탔다. 분명 멋진 풍경인데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사진을 잔뜩 찍었는데 마음의 파동이 일지 않았다.

그래.

그렇다.

감동이 없었다.


내려가는 길은 한결 수월했다. 어느 구간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디쯤에서 쉬어가야 하는지 알았다. 중간에 두어 번 차를 세워 보닛을 열고 엔진을 식혔다. 그의 표정이 좋지 않다. 기대했던 풍경이 아니어서 속상했던 걸까.


코룰디 호수(Koruldi Lakes)라는 과업을 완수했다는 안도감과 이제 아늑한 숙소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날 편안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 이제야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숙소에 조금 일찍 도착해 짐을 풀었다. 숙소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꼭대기 층(3층) 방이라 짐을 옮기기 힘들었고 에어컨은 없었지만 직원이 친절했고 방안에 커다란 선풍기가 있는 깔끔하고 깨끗한 방이라 마음에 들었다. 특히 방안에 숨겨진 침실이 있어 재미를 더했다. 빈티지한 양문형 문을 열면 비밀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지붕의 경사가 그대로 느껴지는 천장에 커튼을 치면 아늑하게 어두워져 아이들이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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