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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아탄 Dec 07. 2022

⑤ PPT를 '있어보이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

OO만 바꾸면 분위기가 정말 180˚ 반전?

지난번 PPT 연재 글 말미에서 PPT를 좀 더 깔끔하고 멋있게 꾸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다고 했었고, 이번 글에선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 참고 : 지난 글 >



다들 알고있듯, PPT 템플릿은 몇가지 중요한 요소로 이루어져있다. 


첫째, 컬러 (색상테마) 

둘째, 오브젝트 (도형)

셋째, 텍스트 (글자수, 폰트, 정렬, 자간) 

넷째, 구성 (레이아웃) 



여기서 'PPT를 더 깔끔하고 멋있게 꾸미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단연 컬러이다. 

그리고 가장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한 것이 또 컬러이다. 

[TIP] 실무 용어사전 : 깔끔하고 멋있게 = 있어보이게 = 있어빌리티↑

 


파란색 배경의 PPT 템플릿과 빨간색 배경의 PPT 템플릿이 있고 그 위에 Welcome to Korea 라고 써있다고 상상을 해보자. 


분명 같은 Korea인데...?



색깔에 따라 남/북을 가리키는 것 같기도, 특정 정당을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하다. 

둘의 차이는 색깔일 뿐인데 느낌이 180도 달라지지 않았나? 

'색'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아래에서 간단한 예시를 통해 컬러의 힘을 더 살펴보자.  










만약,
맥도날드 신제품을 소개하는 PPT가
파란색 배경이라면?




파란색은 맥도날드가 거의 70년간 사용해온 브랜드컬러 (Red & Yellow)에도 맞지 않고, 식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신을 진정하게 만들어 열던 지갑까지 닫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최악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미국 Sedona에 있는 유일한 파란색 로고의 맥도날드 매장을 제외하면 말이다. 

McDonald's Sedona점은 자연경관(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의 맥도날드 매장 중 유일하게 청록색의 로고를 걸고 있다. 마케팅 효과도 고려했겠지만 빨강+노랑 조합 대신 무려 '청록색'을 사용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Arizona 주의 Sedona. 그곳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파란 맥도날드...
출처 : https://www.onlyinyourstate.com/arizona/mcdonalds-sedona-az/





반면, 초록색 로고를 사용하는 스타벅스에서 

빨간색 배경을 PPT 색상으로 사용한다면 어떨까? 



맥도날드x파란색 조합과는 달리 

너무 잘 어울린다. 


일단 초록색과 빨간색은 크리스마스 트리+오너먼트의 메타포 같은 조합이고, 식욕을 돋구기 위해 음식 패키지에도 이미 많이 사용되는 컬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넉넉해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게다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 즈음이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할인과 더불어 커머스 시장에선 연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시즌인지라 초록+빨강 조합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왠지모르게 소비욕구를 불태우게 만드는 마법의 컬러조합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스타벅스는 홈페이지 메인화면부터 초록+빨강 조합으로 범벅을 해놓았다. 

누가봐도 크리스마스 시즌인걸 알 수 있는데 

뭔가 카페에서 재즈음악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따뜻한 장작불 소리도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뭐든 한 잔 사고싶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출처 : 스타벅스 홈페이지
스타벅스의 초록색과 포인세티아에서 따온듯한 빨간색은 아주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어라, 내가 볼 땐 
안어울리는 색조합인데?



특정 색 조합이 어울리는지 어울리지 않는지는 주관의 영역이라 정답은 없지만, 나는 그 주관에도 일종의 바운더리는 있다고 믿는다. 그 원천이 되는 것이 바로 '자연'인데, 자연의 컬러는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며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대상이고,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나무 잎을 보라색으로 바꾼다거나,
바닷물을 통째로 노란색으로 바꾼다거나,
구름을 초록색으로 바꾸는 것은
아마 시도조차 되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을 통해 '이 색은 이런 느낌이고 저 색은 저런 느낌이다'라는 것을 자연스레 학습해왔고, 그 결과 '특정 색상 = 특정 이미지'라는 통념이 의문을 제기할 새도 없이 자리잡았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자연과 더불어 컬러 조합의 조화로움을 결정하는 또다른 요소는 '개인화된 축적된 경험'인데, 살다보니 여러 경험 속에서 '특정 컬러의 조합이 특정한 느낌을 주었고' 그게 집단 안에서 반복되며 하나의 '객관적 경험'으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개인화된 축적된 경험'은 

자연에서 느끼는 경험과는 달리, 문화마다 사람마다 환경마다 경험이 달라질 수 있는 인위적인 것이다. 가령, '월드컵 유니폼' 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십중팔구 '빨강/흰색/파랑' 의 조합을 생각하겠지만 브라질은 '초록/노랑'이 국룰이라 생각하는 것처럼, 자연과 달리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그것이다.  




위의 맥도날도를 예로 들었을 때, "파란색이 왜 식욕을 떨어뜨리지?" 라는 질문에 궁극적인 답변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냥 그렇게 우리가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 더 상상력을 더해 
'파란색 = 독 or 익기 전의 과일 or 상한 음식' 등으로 인식되어 뇌에서 "그거 먹지 말라"는 거부반응을 보낸다는, 진화론적 관점의 해석도 있긴 하다. 


파란색이 식욕을 떨어뜨리게 된 것이 '자연'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그냥 인류의 보편적 속성같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인류 절대다수에게 적용되는 양상이라는 점이다. "저는 파란색을 보면 군침이 돌아요" 라는 누군가의 주관이 결코 대세(majority)가 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파란색의 사례는 위에서 언급한 주관의 바운더리에 속한다. 




반면 스타벅스의 사례에서 "초록+빨강 색상조합은 왜 따뜻한 느낌을 주지?" 라는 질문에는, 

'초록+빨강 조합'은 오랫동안 '크리스마스, 연말, 가족, 따뜻함, 사랑, 연말할인행사' 등으로 이어져오는 인식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변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건 확실히 '개인화된 축적된 경험'에 의해 형성된 이미지라 할 수 있는 게, 자연에서 초록+빨강의 조합이 따뜻함을 주는 경우는 딱히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록색 나무에 빨간 불이 붙으면 따뜻하긴 한데..
이렇게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PPT는
컬러만 잘 써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서론이 장황했지만, 

이쯤되면 PPT 컬러사용 전략에 조금 감이 올 것이다. 

① '잘 조합된 컬러'를 사용하면
② 보는 사람의 느낌/기분 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고
③ PPT 의 목적인 정보전달/이해/설득 의 과정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시중의 수많은 마케팅 서적에서도 '컬러의 중요성'을 설파하지만, 우리는 정확히 어떤 조합의 컬러가 보기에 괜찮은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인간에겐 타고난 미적 감각과 색감이라는 게 있으니 주관적인 감에 의존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나, 'PANTONE'이라는 컬러 전문회사가 버젓이 존재하고 '컬러리스트'가 국가공인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할 수 있는 일종의 전문직인 것에는 다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컬러리스트 자격증은 없지만, 

한때 그에 준하게 공부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괜찮은 색 조합'을 만들고 골라내는 것에 자신이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썰도 풀어보겠다. 


학부에서 조경학을 복수전공하며 디자인/컬러 감각을 익힌 것도 그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이 내용은 아래 글에서 언급한 바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이런 이유로 특정 이미지에서 컬러를 pick 하고 조화롭게 배열하여 그것을 PPT에 적용하는 것에 특화되어있다. 색감에 대한 정리가 되기 전엔 그저 '감'에 의존해 PPT 장표를 구성했다면 이제는 좀더 체계적으로 컬러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부터 연재할 'PPT 색상 테마, PPT 추천컬러, PPT 테마별 컬러, PPT 컬러 팔레트' 들을 익히고 잘만 활용한다면 PPT 전문가 흉내를 한층 쉽게 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물론 그동안 'PPT 컬러 테마' 등으로 검색을 많이 해봤을 것이고, 이 글도 그런 검색어를 통해 찾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둘러보면 알게 되듯, 그저 '색깔만 pick'해서 추천해주는 블로거들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나는 PPT 전문가이니, 

PPT 템플릿에 색상을 적용한 활용 예시도 같이 공유하고자 한다. 



PPT 컬러 팔레트의 첫번째 소재는 자연물인 BEACH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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