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창문 너머로 본 풍경
먼지 낀 버스 창문 너머로 어린 아이 둘의 손을 꼭잡고 맥모닝을 들고 가는 젊은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바쁜 도시 속에서 손을 꼭쥐고 있은 저들을 보니, 나도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동적으로 문득 든생각이 아닌, 항상 나홀로 이 땅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인데, 나에게 소속감을 선사해줄 그 무언가를 미친듯이 찾고 싶었다.
새로운 곳에 정착해 산다는게, 같은 언어와 문화와 분위기의 차이때문만이 아니라, 기존에 나와 오랜시간 믿음과 정(情)을 쌓아온 친구들과 나의 사람들이 내 옆에 없다는 것, 그들과 가끔 만나 커피 한잔 혹은 소주 한 잔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소소히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내 마음의 공허함을 증폭시킨다.
버스 창문에 표정없는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유연하지 못하게 굳은 얼굴, 그저 목적없이, 그저 가야하기때문에 가고, 먹어야하기 때문에 먹고, 그저 그렇게 낙이없이 살아갔다. 늘어난 내 살들은 내가 받은 고통의 산물일까, 혹은 오직 일만 열심히하며 앞만 보며 달려온, 나의 미래지향적 야망에 대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는 나 자신의 표시일까.
맥모닝, 급한 아침을 들고 바삐 걸어가는 , 낡은 회색 벽 사이로 표정없는 사람들의 표정이 여럿 스쳐 지나간다. 다들 치열하게 살고있다. 삶은 전쟁터이자,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