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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티카 Oct 04. 2021

당신을 위한 나의 시는 두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거에요

매드프라이드 유니버스 ep.5

 글 이철승
사진 이철승



사회적협동조합인 ‘우리다움프렌즈’ 동료지원가 이유영



밤하늘이 반짝 빛나는 어느 날의 밤
톨게이트를 지나갈 때마다 가까워지는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이유영 님이 온라인 공간에서 사용하는 자신의 아이디 ‘밤톨’로 이행시를 지어 보입니다. 


이유영 : 매드프라이드의 무대가 될 게더타운에서도 사용하는 아이디에요. 게더타운에서 매드프라이드를 찾아오시는 분이 이름이나 단어를 제시하면 제가 이행시를 지어드릴 거예요.”


이유영 님은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신장애와 싸우면서 오랫동안 꿈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랬던 시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다시 다른 정신장애 당사자들을 만날 수 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유영 : 웹툰과 애니만큼 좋은 게 시예요. 시 쓰는 것도 좋고 시를 읽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누군가를 위해 시를 지어줄 때예요. 그럼 그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고 저에게도 의미가 있는 시가 될 거예요. 시 하나로 두 사람이 행복해지는 거잖아요.



보고 싶어요, 만나고 싶어요


이유영 님은 사회적협동조합인 ‘우리다움프렌즈’에서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유영 : 정신장애를 겪었던 당사자로서 다른 당사자들을 만나 상담을 하고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 밖에도 당사자들이 거주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센터나 독립된 주거지 등 머물 곳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 전하기도 합니다.


이유영 : 자의로 들어갔던 타의로 들어갔던, 시설을 좋아하는 분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자신에게 적합한 시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공간을 찾아드리거나 가능하다면 독립적인 공간을 알아봐 드리기도 해요. 단순한 일이지만 당사자에게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도와드렸던 분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 보람이 커요.


그래도 이유영 님의 가장 큰 역할도 가장 좋아하는 역할도 역시 상담입니다. 다만, 요즘은 그 즐거움의 크기가 조금 작아졌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만나서 마주 보고 상담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화상이나 전화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유영 : 만나서 상담을 하게 되면 병원 등 시설에 계신 분이 밖을 구경하는 기회이기도 하거든요. 그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화상과 전화 상담도 그나마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개인 휴대전화가 없어 병원 전화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5분을 넘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유영 : 깊은 상담이 이뤄질 수가 없죠.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 앉아 서로의 미세한 표정을 읽으며 하는 대화를 화상이나 전화가 대신할 수가 없어요. 너무 아쉽죠.


이유영 님에게 상담은 상담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위로가 되는 치유의 과정입니다.


이유영 :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저도 다양한 정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해요. 그래서 상담을 3년 가까이 하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어요.




공감은 능력이 아니라 경험


하지만, 상담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이유영 :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적절하게 호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감할 줄 알아야 해요.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면 상대방이 경계를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그 점에서는 제가 정신장애나 폐쇄병동 입원 경험 등이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돼요. 아무래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어도 가슴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거든요.


아픔을 아는 당사자가 직접 상담을 하면 공감의 폭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도 이를 느끼게 됩니다.


이유영 : 제가 당사자이니까 상대방도 보다 빠르게 마음을 여시는 것 같아요. 상담이라기보다 서로의 경험과 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해지고 금방 친해져요.


이유영 님은 예전에 상담을 받을 때 자신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상담인 때문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유영 : 제가 성격이 원래 낙천적이에요. 너무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도 결국에는 잊어버리고 웃으며 넘기기도 하거든요. 한번 너무 힘든 감정을 웃으면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진지하지 않다고 꾸지람을 들었어요. 웃으면서 얘기할 정도면 안 힘들었던 거 아니냐고. 감정이 고장 난 것 같다고.


공감하지 못하는 상담인을 만나며 또 마음을 다친 이유영 님은 이러한 경험도 소중하다고 합니다. 


이유영 : 동료지원가로서 활동하면서는 오히려 그런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상담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배웠잖아요.


자신이 겪었던 아픔과 고통을 지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이 좋다는 이유영 님, 자신을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시를 지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이유영 님. 다음에는 매드프라이드로도 시를 지어주세요. 그러면 이유영 님도 매드프라이드도 행복해질 테니까요.





제 3회 매드프라이드가 온라인 가상 공간 게더타운에서 개최 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021 매드프라이드 유니버스

일시 : 2021년 10월 10일

장소 : 매드프라이드 게더타운 


매드프라이드 공식 홈페이지 : https://ffa.co.kr/madprideseoul

안티카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antica.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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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모두를 위한 자유’: https://www.youtube.com/c/모두를위한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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