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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인간수업'

순수리뷰

by 스몰빅토크

인간수업은 과감했다.

한국 드라마라는 한계를 벗어났다.

오랜만에 등장한 가식없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무엇이 달랐을까?


1. 기피하던 주제 정면 돌파


미성년자 성매매, 교권과 학생인권간의 대립, 청소년 자살 이슈 등을 자세하게 다뤘다.

X발, X같네, 미친X 등 욕설도 적나라하다.

욕설이 없으면 대화가 진행이 안될 정도로 많이 나온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적이다.

고등학교 운동장에 나가 그들이 하는 대화를 3분만 듣고 있으면 바로 알 수 있다.

대한민국 10대들은 거침없는 욕설로 극단적인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표현한다. 물론 안그런 이들도 많겠지만...


2. 한국 드라마 특유의 '가르침'과 '교훈'이 없다.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가 뭘 배울 수 있는거지?라고 생각해봤을때

배울 수 있는건 딱히 없다.

청소년들의 반항과 우정?

학생들을 지키려는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

부모의 한결같은 사랑?

그 무엇도 없는 드라마다.


한국 드라마의 근본 사상인 '희망' 자체가 결여돼 있다.

심지어 청소년들이 나오는 성장 드라마인데도 그렇다.

주인공의 유일한 지향점이 있다면 '스카이'라는 대학 관문이 존재할 뿐이다.


교훈이나 희망찬 미래 대신 처절한 현실이 있다.

선생님들은 유약했고 부모들은 욕심만 사납다.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아이들은 날을 세워 스스로를 지켜야만 했다.


드라마에선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그려진다.

어른들 혼을 빼먹듯 미성년자 성매매 시스템을 설립하고

꼼짝없이 그 시스템 속에 스스로 갇혀 곤경에 처한다.


그들만의 놀이에선 악마같이 위험한 존재라 여겨지지만

결국 사회에선 한없이 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드라마는 보여줄 뿐이다.


3. 이 모든게 넷플릭스라서 가능한 이야기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는구나.

어떤 방송국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납치, 살인미수, 학교폭력 등의 내용을 다룰 수 있을까.

아마 시청자 게시판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드라마 생태계에 엄청난 위협을 주고 있다.

아무런 경고도 없이, 예측도 없이.


모두가 현상유지에 급급할때,

넷플릭스만의 은밀한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진화할 것이다.

유일하고도 독보적인 존재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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