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철학에 대하여
플라톤은 기원전 427년경 아테네에서 태어나 347년에 죽었습니다. 귀족 가문 출신인 그는 입법가인 솔론과 외가쪽으로 친척 관계였습니다. 집안 전통을 따라 그는 원래 정치가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정은 다르게 전개되었습니다. 민주정 아테네는 스파르타와의 전쟁에 패한 뒤 “30인의 참주"가 권력을 잡았으나, 곧 다시 민주정이 회복되었는데 바로 이 정부가 기원전 399년 소크라테스를 사형에 처한 정부였습니다. 아마도 이것 때문에 플라톤은 아테네 정치와 그 폐해에 신물이 났을 것입니다.
그 대신 그는 정치의 재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플라톤은 소피스트들의 상대주의를 정치적 타락의 일부로 보았기에, 이들의 상대주의를 이론적으로 논박하는 소크라테스의 시도를 계승하여습니다. 그는 건강한 정치 체계의 토대가 될 원리들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하여 이상 국가를 상세히 입론하였습니다. 그래서 플라톤은 이상의 정치로부터 정치란 무엇이고 어때야하는가에 대한 성찰로 방향을 바꾼 것입니다.
기원전 388년경 플라톤은 아테네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바로 아카데미아Academeia였습니다. 이 학교가 이 이름을 갖게 된 것은 학교가 위치한 숲인 반신반인인 아카데모스에게 바쳐진 숲이었기 때문입니다. 아테네의 아카데미아에는 철학만이 아니라 기하학, 천문학, 지리학, 동물학 그리고 식물학도 가르쳤습니다. 게다가 정치교육도 핵심적이었습니다. 그는 매일 체육을 했습니다. 수업은 강의와 토론을 토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아카데미아는 900년 이상 존속되다가, 서기 529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의해 폐교 되었습니다.
화이트헤드는 그의 책 '과정과 실재'에서 서양철학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The safest general characterization of the European philosophical tradition is that is consists of a series of footnotes to Plato. I do not mean the systematic scheme of thought which scholars have doubtfully extracted from his writings. I allude to the wealth of general ideas scattered through them. His personal endowments, his wide opportunities for experience at a great period of civilization, his inheritance of an intellectual tradition not yet stiffened by excessive systematization, have made his writing an inexhaustible mine of suggestion."
(유럽 철학의 전통을 가장 무난하게 일반적으로 규정하자면, 플라톤에 대한 일련의 각주들(해석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학자들이 플라톤의 대화편들에서 마구 끄집어내어 꿰맞춘 도식적 해석들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나는 플라톤의 대화편들 곳곳에 깃들어있는 일반 개념의 풍부함을 넌지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플라톤의 천부적 재능, 찬란한 문명기를 두루 경험할 수 있었던 폭넓은 기회, 그리고 과도한 체계화에 경직되지 않은 지적 전통을 물려받았다는 점 등이, 그의 대화편들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고갈되지 않는 보고로 만들어주었다.)
플라톤 철학의 위대함을 말할 때 화이트헤드(영미 분석철학의 전통을 이어 받은 위대한 철학자)의 이 구절을 많이 인용합니다. 서양철학 전체가 플라톤 철학의 각주라는 말인데요. 이 의미가 서양철학 전체를 폄하하는 부정적인 표현은 아닙니다. 플라톤의 철학이 방대하여 그가 다룬 내용이 서양철학 전체에 걸친 주요한 질문이 된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는 인식론, 존재론, 윤리학, 경제학, 정치학, 교육학, 신학의 일부 등 서양철학의 주요 쟁점에 대해서 많은 질문과 답을 해주었습니다.
플라톤의 저서 중 가장 유명한 책이 '국가'입니다. 플라톤의 제일 관심사는 공동체의 부흥이었습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한 아테네는 더 이상 옛 영광을 찾지 못하였는데, 기울어버린 아테네를 다시 재건하고자 했던 마음이 플라톤에게 있었습니다.
국가는 총 1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의의 문제, 교육의 문제, 통치자의 자질 등 국가 재건을 위한 많은 내용이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화체로 씌여져 있는 국가는 다른 철학 고전에 비해 다소 접근이 용이하고, 일상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깊이 있는 통찰이 있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데, 특별히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읽다보면 참 대화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