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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디테일을 보다
by 조성은 Sep 30. 2018

무인양품이 H빔을 설치한 이유

무인양품이  H빔으로 던지는 메시지.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은 새로운 경험입니다."


무인양품 기획을 진두지휘하는

어드버저리 보드 멤버인 하라 켄야가 한 말입니다.



무인양품은 언제나  그 말에 충실했습니다.

그들만의 관점으로 '일상 속 아름다움'을 소비자에게 보여줬습니다.


저는 무인양품 유락초 매장에 갈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일상 속 아름다움을 기획에 담았을까?"하는 기대감에 가득 찹니다.

깨알 같은 디테일을 매장에 더해가면서 새로운 기획을 보여주는

무인양품의 모습은 많은 영감을 줍니다.


 이번에 그곳에 찾은 아름다움은 의외였습니다.


'H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무인양품은 왜 매장에 H빔을 설치했을까?'

H빔을 설치한 공간을 둘러보면서 제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이제 '가족'을 근간으로 아름다움을 찾겠다.

가족이야 말로 인간의 미래다!"


 H빔은 일종의 오브제이자 동시에 선언입니다.



무인양품 유락초지점 관통하는 기획은  '집'입니다.

 '삶을 자주적으로 만드는 집"

흥미롭게도 저는 무인양품의 기획에서 이케아가 보였습니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가치를 한번 보죠.

 '더 많은 사람이 집에서 더 나은 생활을 누리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전보다 더무인양품도 기획과 철학이 이케야와 같이

'집'으로 향하는 모양입니다.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의 중심에는 모두 가족이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삶을 자주적으로 만드는 집'을  추구합니다.

이를 위해 매장에서는 H빔을 통해

 '자주적으로 집 구조를 생각하자'라는 기획을 구체화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1인 가구, 고독, 고령화 사회가 지배하는

일본의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답답함과 초조함이 보였습니다.


무인양품을 매장에서 이케야와 다르게 기쁨이 솟아나지 않은 이유는

이러한 일본의 모습이 일본만이 아닌 우리에게도 곧 닥쳐올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


무인양품을 이끄는 어드버저리 보드 멤버중 한명인 디자이너 하라 켄야. 출처:DesignApplause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집에 대한 철학은 2013년으로 거슬러갑니다.

하라 켄야는 2013년 하우스 비전 발표 당시에 집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집은 모든 산업의 교차점이다"


모든 산업이 동시에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IT산업은 빠르고 건축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그 속도 차를 조절하는 균형점을 잡아야 하는데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IT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다른 산업들이 쉽사리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심사숙고하면서 고민할 점은 어떻게 산업 간의 교차점을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점입니다.


왜 H빔인가?


무인양품은 교차점을 찾는 방안으로

집의 골격을 만들 때 사용하는 'H빔'을 선택했습니다.


H빔은 무인양품의 물건이 집에서 어떤 디테일을 연출하는지 보여줍니다.

이는 소비자가 무인양품을 구매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무인양품의 기획과 철학을 경험하게 돕습니다. 물건 구입 유무에 상관없이 말이죠.


H빔은 2013년 하우스 비전에서 언급한 교차점을 상징하는 오브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무인양품에서 판매하는 주택 프레임과도 유사합니다.

H빔을 통해 소비자는 집을 구성하는 요소을 고찰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에는 요렇게 가습기를 배치할 수 있구나! 집에 가서 해봐야지!'

H빔과 모듈형가구가 어떤 매칭이 가능한지 매장에서 직접 봅니다.


물건을 집에 어떻게 배치할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생활잡화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만약에 가구라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매장에서 보는 침대가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이걸 집에 어떻게 놓느냐는 고민이 함께 따라옵니다.

가구를 사려고 매장에 가면 실제 집 모습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매장에서 가구를 구매하더라고 현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이케아 광명점의 쇼룸. 출처: 조선비즈.

예를 들어 이케아는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사실적인 쇼룸을 만들었습니다.

하우징 트렌드와 이케아사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한 쇼룸을 통해서

 "이런 방 어떤가요?"라는 제안과 이케아 가구를 현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집과 닮은 간결한 디스플레이는'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품 코너 길목마다 연필, 종이, 줄자를 비치했습니다.

상품을 보고 곧장 자신의 집에 맞는지 체크해보라는 의도이죠.

그래서 이케아에서 사람들이 줄자로 치수를

재는 광경을 보는 일은 자연스럽습니다.

이케아는 쇼룸/가구/생활잡화를 하나의 동선으로 만들지만 무인양품은 비치하는 선에서 끝냅니다.

반면에 무인양품은  이케아 같은 쇼룸은 없습니다.

쇼룸이 있기는 하지만 이케아와 다르게 철저히

일본 생활양식에 근거한 쇼룸입니다.

혹시 무인양품에서 줄자로 치수를 재는 사람을 본 기억이 있나요?

연출보다는 사실적인 쇼룸이 있기는 합니다.

H빔의 역할


H빔은 고객들이 방구조를 판단하게 돕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는 집안에 가구를 비치할 때 겪을 소비자의 불편에

귀 기울이려는 무인양품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보입니다.


H빔이 설치되어있지 않는 매장을 한번 봅시다.


위 사진는 H빔이 없는 유락초 매장 일부이입니다. 아래사진은

H빔이 설치된 유락초 매장 일부입니다. 어떤 공간이 더 입체적으로 느껴지나요?


H빔과 내부 프레임을 기준으로 가구를 보고

공간을 가늠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실제로 집에 소파, 침대, 생활잡화를 비치한다면 어떻게 할까?'

신중한 일본인의 문화를 고려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이케야와 동일하게 '집'에 대한 방향을 제안하지만 방법과

이에 근거한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3.H빔: 무인양품 가구라인의 연장선.


H빔과 내부골격으로 방의 구조를 더욱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의 가구는 모듈형입니다.

일본 전통 다다미 사이즈에 근거해서 수납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집 사이즈와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유연하게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 덕분에 고객은 이사로 인한 공간 변화, 가족수의 변화에

현명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집 구조에 따라서 가구를

어떻게 배치할지는 모듈형 가구라고 해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과제입니다. 가구는 변형이 가능해도

집 구조를 변형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H빔이 없을시 느낌을 상상해보세요.
H빔 프레임은 공간을 분할하는 방법도 더 세부적으로 보여줍니다.

가구는 배치 때문에 항상 고민을 많이 하게 합니다.

가구 배치에 대한 명확한 정답은 없지만

무인양품 가구를 사용하고 있다면 매장에 설치된 H빔을 보면서

현재 거주하는 집에서 가구를

어떻게 조절할지 '보다 더'디테일하게  계획을 짤 수 있습니다.


비록 H빔이 이사 혹은 공간 변화에 따르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지만

무인양품이 취한 이 모습은 소비자의 생활 관점에서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에 설치한 H빔은 무인양품 가구라인이라고 보아도 무관합니다.

화분 옆에 H빔을 공간을 더 디테일하게 포착하게 도와줍니다.

 H빔은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일본의 주택구조는 협소합니다.

매장 내 H빔 내부 골격은 일본 주택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H빔 골격과 같이 비치된  모듈 식가 구, 생활잡화, 전자제품을 보면

일본인이 생각하는 공간범위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자신의 집에서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러한 무인양품의 디테일은 하루아침에 생긴 일이 아닙니다.

무인양품은 주택판매에서 쌓인 데이터를 대폭 활용한 흔적이라고 봅니다.

유락초 매장 1층에는 판매중인 무인양품 집이 있습니다.
집 공간내부. 1인가구를 기본으로하여 만들었습니다.
집 외부입니다. 생뢀에서 가장 필요한 물건만 비치해놓았습니다.

무인양품은 이미 주택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협소한 일본 주택의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한  '세로의 집'이라는 상품을 선보이도 했습니다.

https://www.muji.net/ie/tatenoie/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86&v=68c601P0XRs


2015년에는 주택 리모델링 사업인  '인필 제로 infill 0'와 '인필 플러스 infil +'도 시작했습니다.

https://housevision.muji.com/infill0/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74&v=dVvgEC22Kxo

 '인필 제로 infill 0'는 '집을 재정비해보면 어떨까?'

'집을 좋은 환경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척도가 필요할까?'라는 

큰 테두리에서 사업을 진행합니다.

https://housevision.muji.com/infillplus/#/


'인필 플러스'는 '인필 제로'에서 만든 공간을 어떻게 소비자가 채울지 묻고 ,

무인양품이 공간을 채우는 제안하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무인양품 주택사업은 '땅을 보유한 사람'이라는 전제로 시작합니다.

(유락초 매장에 '인필 제로'와 '인필 플러스' 코너도 있습니다.)

무인양품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과는 별개로

 '땅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진 사람'으로  고객이 달라집니다.

무인양품을 이용하는 대부분 소비자는 주택소유자는 아닐겁니다. H빔은 이는 반영한 목적도 있으리라 봅니다.

저는 무인양품이 주택사업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층이 달라지는 부분을 상괘 하기 위해서

매장 내에 H빔 내부 골격을 설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매장 내 H빔과 내부 프레임이 설치된 지역은 무인양품에서

취급하는 대부분 물건이 디테일하게 놓여있습니다.

이 곳을 보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무인양품 가구나 잡화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얻어갈 수 있습니다.'인필 플러스'의 부분적인

연장선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집을 무인양품 물건으로 모두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무인양품이 최고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무인양품은 소비자의 라이스타일이 반영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제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은 이케아에서도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H빔 프레임과 같이 가구배치를 생각해보면 매장 디스플레이가 보는 관점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H빔은 의식주를 망라하는 무인양품을 상징한다.

무인양품은 과연 무엇인가?


무인양품은 일본 감성, 의식주 , 문화를 대변합니다.

무인양품 매장에서 항상 느끼는 점은 제품 구성 대다수가 '1인 가구'에 적합한 상품이 많다는 점입니다.

일본은 다른 나라보다 개인주의가 강하며 1인 가구가 많습니다.

무인양품은 항상 일본인의 생활에 집중했고

 '일본인에게 충분할 만큼의 물건'을 기획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무인양품은 음식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다 취급합니다.  
가공식품에서 식재료까지 취급하는 무인양품은 어떤 범주의 기업으로 여겨야할까요

의식주에 관한 모든 부분을 취급하는 무인양품은 과연 어떤 기업일까요?

유통기업일까요?  

라이프스타일 기업일까요?

저는 '삶'에 집중하는 기업이라고 봅니다


무인양품 유락초는 무인양품 정체성 그 자체를 보여주는 매장입니다.

'충분할 만큼의 물건' 제시'하기 위한 기획은

 물건을 놓을 '공간'에 고민에 필연적으로 이르게 됩니다.

그 공간은 무엇일까요? 바로 '집'이죠.

그렇다면 그 '범위'는 물건에서 집으로 확장되며

 집을 넘어서 '개인의 삶'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인양품의 고민은 새로울까? 아니다.


1인 가구, 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족'입니다.

일본 내  놓쳤던 부분을 찾아보니 그 귀결점이  '가족'입니다.

무인양품이 추구한 가치의 종착점이 '가족'이라는 사실은

무엇보다 무인양품이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인양품이 고민하는 이 부분은 아주 크고 국가적인 차원이면서

동시에 인간 그 자체로서의 문제입니다.

이는 무인양품을 이끄는 양품 기획의

카나이 마사이키 회장의 가치관과 일치하기도 합니다.



무인양품은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기업 중 가장 돋보이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올해 선전에 이어서 베이징에도 무지 호텔을 만들었습니다.


'호텔'을 통해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삶'에 대한 철학을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일은

무인양품 철학의 연장선입니다.

MUJI 호텔 베이징은 무인양품을 모든 물건은 무인양품제품을 사용합니다.
 가공식품에서 식재료까지 취급하는 무인양품은 어떤 범주의 기업으로 여겨야할까요

기하급수적으로 변하는 시대에 무인양품은 의식주조차도

어떻게 변할지 그들 자신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입니다.

"변화 속에서 이렇게 방향을 잡는 일이 맞단말인가?"

이 질문에 대한 초조하고 답답한 감정이라고 할까요?


어쩌면 무인양품이 향하는 길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마주한

우리와 비슷합니다. 결코 전략의 부재가 아닙니다.

무인양품의 고민 매도 방대해서 그 방대함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하다가 벽에 부딪친 모습을 보았습니다.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에 가까웠고

고령화 사회, 저출산율, 줄어드는 인구 , 일본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 처한 문제의식에 대한  극복이 보였습니다.

이 같은 고민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답답함이었습니다.

이 고민 끝에 내놓은 답안중 하나가 H빔입니다. H빔을 보면서

자신의 집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집안 구성원을 생각하게 하려는 조심스러운 시도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주 52시간 근무이지만,

일본은 이제 주 40시간 근무를 시행합니다.

지금 일본 사회 고민은 가족, 개인의 삶입니다.

경제성장에 밀려서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사람을 잃은 일본의 모습 그 자체를 말입니다.


무인양품이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기획이 큰 기로에 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무인양품은 그들만의 철학으로 사업을 전개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유의 스타일이 나왔습니다.

가장 자기다움으로 성공한 기업이 무인양품이라는

말은 모든 이들이 수긍합니다.

빠르게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그 변하는 시대에서 사람, 사랑, 공감에 사람들은 더욱 갈망합니다.


무인양품은 '기분 좋은 생활'을 지향합니다.

기분 좋은 생활을 고민하며

그 속에서 사회와 인간을 고찰하는 방식.

결국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은 집을 향에 됩니다.

도요타가 렉서스를 중심이 되는 기준점을 제시하고자 했다면

무인양품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 살아야 해? "라는 철학적인 질문에서 기획을 합니다.

 무인양품 유락초 지점을 나오면서 오히려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진정 우리 시대에 필요한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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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직업크리에이터
제 경험에서 우러나는 생각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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