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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은 Jul 29. 2020

브랜드는 언제나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전한다.

브랜드는 모호한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안내자다.

브랜드가 아름다움을 전한다는 말은 '두리뭉실'하다.  브랜드는 결코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다루지 않는다. 반드시 '의식주정'에 해당하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상품 혹은 상품과 공간, 서비스 그 자체인 경우도 있다. 예술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아름다움, 철학적인 무언가에 집중하지만, 브랜드는 생활에서 느낀 불편함에서 시작한다. 브랜드가 실용적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기준이 없다. 그렇기에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요 몇 년 들어 라이프스타일 제안이 방법론으로 자리 잡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콘텐츠가 뒤따르는 이유도 그 '기준'을 보다 선명하게 전하기 위함이다. 예술은 보는 이들에게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브랜드는 '아름다움'이라는 '모호함'을 구체화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 동시에 그 선택을 마무리하게 도울뿐이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브루클린 차밍.

브루클린 차밍은 2010 년 뉴욕 브루클린의 윌리엄스 버그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매년 다양한 뉴욕 예술 공예 축제 및 시장에서 팝업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브루클린 차밍 매장에 들어가면 손님은 디자이너로 변한다. 매장 안 수많은 체인과 인공 보석을 통해 스스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장신구 조립은 매장에서 직원이 직접 해준다. DIY(Do it Yourself)가 아닌, SIY(Select it yourself)다. 이렇게 완성된 장신구는 오직 나를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창조물이다.


스스로 만들어라. 우린 조력자만 되겠다.

매장 위에 걸린 큰 안내문. ‘Base +Charm = Complete’이라고 적힌 안내문은 이곳이 지향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가게에 진열된 수많은 체인과 액세서리는 취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도록 도울 뿐이다.

또한 매장에 비치한 모든 재료를 고르고 조립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조합할 부품을 구입해 가게 내 직원에게 건네면 액세서리를 조립해준다.


-인스타그램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스타 사진을 스크랩북으로 만들어 고객들이 여러 스타일들을 쉽게 참고할 수 있게 했다.

브루클린 차밍은  브루클린 차밍 일본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포스팅한 사진들을 스크랩북으로 만들어 매장 안에 비치했다. 완성된 장신구 자체를 '스마트폰' 아닌 사진으로 보는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브루클린 매장 자체가 주얼리를 조립하는 '아날로그'속성이 가득하기 때문에 스크랩북 배치는 공간이 가진 통일성을 해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머물 수밖에 없는 매장.

수많은 주얼리용 재료. 오래 머물거나 그냥 가거나 둘 중 하나다.

브루클린 차밍 매장  수많은 재료는 공방을 떠올리게 한다. 수많은 부품들은 개개인에게 자신들의 취향을 생각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부품들을 하나씩  비교하면서 취향에 근거한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동안 매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선택을 하도록 돕자:

브랜드가 아름다움을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

아름다움은 구체적이여야한다. 추상적이면 무슨 소용인가?

브루클린 차밍은 장신구를 통해 어떻게 아름다움을 표현할지에 집중한다. 하지만 브루클린 차밍은 장신구를 만들기 위한 재료 선택과 장신구를 마무리하는 과정만 돕는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누군가가 제시한 의견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액세서리로 구체화한다. 그렇기에 '제안을 돕는 환경'을 제공하는 브루클린 차밍 매장은 다른 액세서리 가게와  차별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직원은 손님이 재료를 볼 동안 다른 손님이 맡긴 액세서리를 조립하고 있다.

브루클린 린 차밍은 브랜드 자체가 꼭 '제안'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오히려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충분한 재료를 공급하고 '마무리'를 돕는 일 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 매거진에서 '아름다움은 모호하다.', '브랜드는 아름다움을 구체화한다'는 표현을 반복한다 간단하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브랜드 혹은 길가를 지나가면서 보는 브랜드들이 무엇을 '구체화'하고 그것을 통해 어떤 아름다움을 전하는지 질문해보기를 권하기 위함이다.


그린 핑거스[GREEN FINGERS]

그린 핑거스는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어떻게 더욱 구체화할지 전하는 공간이다. 이곳을 만든 가와모토 사토시는 가든 스타일리스트다. 그는 이곳에서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식물을 활용한 생활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가든 스타일리스트로서 가와모토 사토시의 생각이 구현된 곳이다.(현재 구글에서 내가 방문했던 세타가야구 매장은 폐점 상태로 나온다)


그는 현재 일본, 뉴욕, 밀라노에 상점을 가지고 있다. 녹지뿐만 아니라 상점, 레스토랑 및 백화점의 인테리어 스타일링 및 다양한 이벤트 등 단순히 식물 인테리어에 국한되지 않은 폭넓은 장르에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또한 웨딩브랜드인 ‘포크’를 설립해 생화와 말린 꽃을 사용한 액세서리와 장식품, 공간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인 웨딩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있다.


매장

그는 그린 핑거스 매장에서 현관, 거실, 주방, 화장실, 침실 등 일상 공간에 필요한 다양한 식물들을 제안한다. 매장 외관에서부터 내부까지 식물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가게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진열되어 있으며, 나무가 주축을 이루는 공간은 습한 느낌과 더불어 매장 속 강한 빛 대비는 식물이 가진 촉촉한 물성을 강조한다. 숲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분위기는 안락한 휴식과 동시에 모험심을 자극한다. 이곳 매장을 디자인한 공간 디지이너는 심플리시티의 오가타 신이치로.

그린 펑거스는 가와모토 사토시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만든 장소다.

그린 핑거스에서는 개성적인 앤티크 가구와 잡화, 패션의 완성인 액세서리 등도 판매한다. 이곳에서는 식물을 활용해 집안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는 많은 상품들을 판매한다. 뿐만 아니라, 손질이 필요 없이 말린 식물들도 판매한다. 특히, 말린 식물 같은 경우 유리 용기에 들어있어 다시는 시들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곳에서의 핵심은 간단하다. 브랜드와 이를 담아내는 공간은 언제나 '브랜드를 만든 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점이다.


Three

화장품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화장품과 음식으로 구체화할수 있다. 출처:three홈페이지.

일본 코스매틱 브랜드인 THREE는 아오야마와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에서 음식점을 운영한다. 이름은 revive kitchen이다. REVIVE KITCHE에서는 제철 식재료와 이를 전통적인 조리법과 현대적인 발상에 기반해 THREE가 추구하는 가치인 '몸과 땅은 하나에 연결되어있다"를 음식으로 전하고자 한다. 특히 야채 중심의 메뉴를 통해 건강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고 한다.

코스매틱 브랜드가 음식을 다루는 일은 새삼스럽게 볼 이유는 없다. 화장품 원료 자체가 식재료가 많기 때문이다. 코스매틱 브랜드에게 음식은 화장품과 가장 맥락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음식만큼 고객들과 접점을 만들 수 있는 고리도 없다. 예를 들어 록시땅은 이미 록시땅 카페를 파리와 도쿄에서 운영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시세이도 테이블, 시세이도 카페(시세이도 S/PARK)를 활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고 있다. 더불어 시세이도 팔러라는 100년이 넘는 F&B사업을 가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같은 경우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이 한국의 차를 보존하고 차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오설록을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에도 오설록이 있으며, 체험 형매 장인 아모레 성수에도 오설록이 입점하고 있다. 특히 오설록이 추구하는 가치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 설화수와 맥락이 유사하다.


위에서 살펴본 사례들에서 살펴보았듯이 브랜드는 상품 혹은 상품과 공간을 통해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위에서 언급한 기업 혹은 개인은 지극히 아주 적은 사례들 일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브랜드를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구체화하려는 사람들은 더욱 늘고 있다.


도쿄플라자 긴자의 키리코 라운지

1년 전 올린 글에서는 이곳에 입점한 재팬 마켓을 중심으로 '로컬'을 공간으로 표현한 도큐 플라자 긴자의 한 부분만 보았다. 물론 여전히 도큐 플라자는 자회사인 도큐핸즈를 통해 로컬을 잘 포지셔닝하고 있다.

반면에 도큐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쇼핑몰 중 하나인 하는 도큐 플라자는 상업부동산. 도큐 코퍼레이션은 무엇보다 부동산 건물에 그 지역이 가진 상징성을 건물에 집어넣으려고 한다. 예를 들어 시부야 히카리에 백화점 같은 경우는 과거 도큐 문화회관이 있던 자리였다. 시부야 히카리에 백화점에 디 뮤지엄을 비롯한 문화시설이 들어선 이유도 도큐 문화회관을 통해 '문화'를 전한 도큐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했기 때문이다.

도큐 플라자 키리코 라운지는 긴자의 경험을 '도큐 플라자'를 통해 전함에 있다.
키리코라운지의 경험은 '도큐프라자'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도큐 코퍼레이션은 다른 도큐 플라자지점과는 조금 다르게 긴자점만은 긴자가 가진 지역성. 글로벌 트렌드와 일본 전통을 동시에 반영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했다. 이를 위해 일본 문화중 하나인 키리코 유리공예를 활용해 건물에 심미성을 더하고 이를 공간 디자인으로 확장한 키리코 라운지를 만들었다.

도쿄프라자긴자는 공간안에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문화를 집어넣고 그 공간 자체로 하나의 아름다움을 구체화한다.

키리코 라운지는 키리코 유리공예가 가진 심미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간이다. 이를 긴자 야경과 엮었다. 또한 내가 방문할 당시에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인 '앤드 프리미엄'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도큐 플라자는 도큐 플라자 긴자를 단순한 빌딩이 아닌 삶을 제안하는 '문화공간'으로 프레임을 짜고자 하는 방향이 전보다 더욱 강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키리코 라운지에 설치한 식물, 음식점은 키리코 라운지를 채우는 콘텐츠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긴자 풍경을 즐기게 하는 일. 이를 통해 도큐 플라자 긴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긴자의 아름다움' 이것이 도큐 플라자가 긴자가 의도함 아름다움이다.



단기적인 이미지, 광고 캠페인은 특정 시점의 트렌드만 반영한다. 그 안에서는 브랜드가 시작부터 어떤 아름다움을 추구해왔는지 '관찰'하기는 힘들다. 특정 시점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알기 위해서는 언제나 앞뒤 인과관계를 주목해야 한다. 더불어 유념할 사실은 앞뒤의 인과관계 때문에 다양한 영역에서 사건들이 발생하고 어느 한 영역에서 전개된 사건들이 다른 영역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재활용 소재는 50프로 이상 사용한 에어 베이퍼맥스 2020 플라이니트. 출처: 나이키.

예를 들어 나온 나이키 에어 베이퍼 맥스 2020 플라이니트는 50프로 이상을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만들었다. 생각해보자. 나이키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이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신발을 만들자'라고 생각했을까?. 그보다는 에어 베이퍼 맥스 2020 플라이니트가 나오기 전 발생한 인과관계. 신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미세 플라스틱 문제, 의류폐기물, 석유, 기후변화 등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나이키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이를 반영해 자사의 기술력을 통해 재활용을 통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을 뿐이다. 이러한 흐름은 나이키뿐만 아닌, 아디다스에게도 영향을 준다.


(참고로 베이퍼 맥스에서 에어 부분은 원래 재활용 플라스틱이었다. 또한 이번 에어 베이퍼 맥스 2020 플라이니트 발매 전에 100프로 재활용 소재로 만든 스페이스 히피가 온라인 드로우로 한정 발매했었다. 스페이스 히피 시리즈 이후 나온 베이퍼 맥스 2020은 나이키의 친환경 대한 접근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든다.)

전체를 인과관계로 접근할수록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더더욱 구체적으로 보인다. 출처: unsplash

이처럼 동일한 산업 섹터에 속한 회사들이 소유한 브랜드를 덩어리로 접근하고, 브랜드가 시행하는 각종 전략들. 광고, 브랜딩, 리뉴얼 등을 개별 사건이 아니라  전후 인과관계를  추론하면 브랜드가 어떤 아름다움이 ‘구체성’에 수렴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크거나 작거나 결국 아름다움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수렴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를 전수 조사해 아름다움을 따져보는 일은 무의미하다. 오히려 더 비효율적이다. 이미 만들어진 게 너무 많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체 방향에서 본다면 브랜드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개선하며 현실적인 아름다움에 집중한다. 동시에 앞으로 이건 더더욱 커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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