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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time Aug 22. 2024

SF:태양을 향한 여정

11 헬리오스 아크 발사

1년 뒤, 발사대에 서 있는 헬리오스 아크는 장엄한 모습이었다. 길이 100미터, 지름 20미터의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은 찬란한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표면을 덮고 있는 검은 돌로 만든 코딩 재질은 태양 빛을 받아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우주선의 전면부는 둥근 돔 형태로, 그 안에는 조종실과 주요 관측 장비들이 위치해 있었다. 후미에는 거대한 태양풍 돛이 접혀 있었고, 그 주위로 강력한 자기장 발생장치가 배치되어 있었다.


"모든 시스템 최종 점검 완료. " 정민우의 목소리가 통신기를 통해 들려왔다.


"승무원 탑승 준비 완료, " 강예린이 보고했다.


이준혁은 마지막으로 특별한 검은 돌을 확인했다. 그것은 이미 제어판에 안전하게 장착되어 있었고, 미세한 진동을 내뿜고 있었다.


"좋습니다. " 이준혁이 말했다. "발사 시퀀스를 시작하세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10, 9, 8..."


헬리오스 아크의 엔진이 천천히 가동되기 시작했다. 우주선 주위로 푸른빛의 장이 형성되었다.


"7, 6, 5..."


자기장 방패가 활성화되었다. 우주선 표면의 헬리오스 매트릭스가 맥동하기 시작했다.


"4, 3, 2..."


이준혁, 강예린, 정민우는 각자의 자리에서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었다. 그들의 눈에는 긴장감과 함께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


"1, 발사!"


거대한 불기둥과 함께 헬리오스 아크가 천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중력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우주선은 점점 더 빠르게 하늘로 올라갔고, 이내 구름을 뚫고 대기권을 벗어났다.


"고도 100km 돌파, 우주 공간 진입 완료." 정민우가 보고했다.


"태양풍 돛 전개 시작합니다. " 강예린이 말했다.

우주선 후미에서 거대한 돛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은하수를 담은 듯한 광채를 내뿜었다.


"태양으로 항로를 설정합니다. " 이준혁이 말했다. "모두 준비하세요. 긴 여정이 될 겁니다."


헬리오스 아크는 서서히 가속하며 태양을 향해 나아갔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러다 점점 더 빠르게. 태양풍 돛이 고에너지 입자들을 포착하면서 우주선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몇 달이 지나자 수성의 궤도를 지났고, 이윽고 태양의 거대한 모습이 창 너머로 보이기 시작했다.


"자기장 강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 정민우가 말했다. "방패 출력을 최대로 올립니다."


우주선 주위의 푸른 장이 더욱 밝아졌다. 창 밖으로는 이제 태양의 표면이 선명하게 보였다. 거대한 홍염이 춤추듯 솟구치고, 검은 흑점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입구 좌표에 접근 중입니다. " 강예린이 보고했다. "예상 도착 시간 30."

이준혁은 제어판의 검은 돌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이제 밝은 빛을 내뿜으며 진동하고 있었다.


"여러분." 그가 말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준비하세요. 우리는 곧 태양의 문을 열게 될 겁니다."


헬리오스 아크는 마침내 솔라 게이트라 불리는 태양 표면의 특정 지점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는 다른 곳과는 달리 태양의 활동이 이상하리만치 잠잠했다.


"놀랍군요." 정민우가 중얼거렸다. "마치 누군가가 이곳을 특별히 준비해 둔 것 같아요."


이준혁은 깊은숨을 내쉬었다. "자, 이제 시작입니다. 검은 돌의 힘을 믿어봅시다."


그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제어판의 검은 돌을 건드렸다. 순간, 강렬한 빛이 우주선 전체를 감쌌고, 그들의 앞에 태양의 표면이 천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인류 최초로 태양의 내부로 들어가는 새로운 세계를 향한 문이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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