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Ian Kershaw
세계적인 역사학자 이안 커쇼의 저서『Politicians and Power』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20세기 유럽과 세계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12인의 정치 지도자를 면밀히 분석하며, 각 인물의 성격이 권력의 획득과 행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세심하게 탐구합니다.
저는 그의 분석이 두 가지 측면에서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첫째, 커쇼는 사회구조라는 맥락 하에서 지도자가 어떻게 지도력을 발휘하는지를 조명합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갖는 ‘위대한 인물사관’과는 정반대의 시각입니다. 이육사의 시 「광야」 속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종종 ‘백마 탄 초인’이 나타나 민중을 구원하리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커쇼는 아무리 위대한 지도자라 하더라도, 자신이 속한 정치적·사회적·문화적 구조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구조 속에서, 정치지도자의 역할이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둘째, 그는 12인의 지도자를 ‘파괴적 지도자’와 ‘건설적 지도자’로 구분합니다. 스탈린, 무솔리니, 레닌 등이 유럽을 파괴했다면, 처칠, 드골, 아데나워 등은 전후 유럽을 재건한 인물들입니다. 커쇼는 이들의 정치 입문 과정과 생애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며, 각자의 리더십이 역사에 남긴 흔적을 세밀하게 비교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파괴적 지도자’로 히틀러를, ‘건설적 지도자’로 고르바초프를 꼽습니다. 히틀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고르바초프는 냉전체제를 실질적으로 해체시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20세기는 곧 유럽의 세기였습니다. 그 시대의 유럽사를 이해한다면 세계사의 큰 흐름 또한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세기의 정치와 권력 구조를 통찰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