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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zik May 02. 2021

나는 왜 이 곳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는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Start with Why' 독서 리뷰


재취업을 결심했을 때 감사하게도 나라는 사람에게 오퍼를 해준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이름 있는 IT기업, 대기업 급의 연봉. 여러 선택지에서 잠시나마 행복한 고민을 하였다. 그렇지만 결국 선택은 초기 단계의 IT스타트업이었다. 연봉이 뛰어나지도 않았으며, 아직 이름 있는 기업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여주는 무언가에 깊은 끌림을 느꼈다.


내가 선택한 기업은

연봉이 뛰어나지도, 아직 이름 있는 기업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여주는 무언가에 깊은 끌림을 느꼈다.


사람들은 바보 같은 선택을 하였다고 말한다. 나도 귀가 얇은지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우연히 한 책을 읽고 나서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을 갖었다. 그 책은 바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이다. 학부 시절 조직행동론을 공부하면 어김없이 언급되는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만, 학생 때는 미처 그 문장의 뜻을 온전히 알지 못하였다. 지금 와서 깨닫게 된 몇 가지 내용을 이번 글을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Start with Why



돈은 팀 쿡이 다 버는데 왜 다들 잡스만 좋아할까?


정말 좋아하는 EO 채널에서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많은 전문가들이 스티브 잡스의 부고 이후 애플은 크게 휘청거릴 것이라 예견하였다. 하지만 돈 버는 일은 지금의 애플, 즉 팀 쿡이 훨씬 더 잘하고 있다. 그러나 왜 사람들은 여전히 스티브 잡스를 기억하며, 그의 업적을 떠오르는 것일까.


Entrepreneur vs Businessman


EO 채널  <돈은 팀 쿡이 다 버는데 왜 다들 잡스만 좋아할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영상에서는 기업가Entreprenuer와 사업가Businessman의 차이점을 이야기한다. 기업가는 사람들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이를 해결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을 제시한다. 이에 반해 사업가는 경제적 수익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기성 시장의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엇이 더욱 가치 있는가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여전히 스티브 잡스라는 최고의 기업가Entreprenuer를 기억한다. 이는 책의 내용과도 연결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왜 애플에 열광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 이유로 내놓은 대답이 그 유명한 'Golden Circle'이다. 대다수의 기업이 What과 How를 이야기한다. 현재 시장에서 인기 있는 제품들은 시장이 요구하는 What과 How를 제대로 내놓은 기업들이다. 그러나 모두가 애플같이 오랜 기간 사랑받는 기업이 되지 못한다. 그 차이가 바로 Why라는 The Purpose에 대해서 답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Start with Why의 Golden Circle



애플이 줄기차게 혁신적인 제품을 창조해내고, 고객들의 경이에 가까운 충성도를 만들어내는 힘은 '무엇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
안에서 출발해 바깥으로 나오는 메세지에서 '왜'는 핵심적인 구매 이유가 되고 '무엇을'은 그 신념을 실현해낸 유형적의 증거 역할을 한다. 여기서 신념이란 다른 제품, 다른 회사, 다른 아이디어가 아닌 우리 제품, 우리 회사, 우리 아이디어에 끌리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해내는 핵심이 된다.

- 모든 것은 '왜'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



우리는 회사의 Why에 얼마큼 공감하는가?


스티브 잡스는 Why라는 본질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그리고 회사에서 내리는 모든 의사결정이 회사의 WHY와 Align되도록 하였다. 이러한 점은 그들의 광고를 통해 알 수 있다. 애플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광고와 문구들이 있지만,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광고는 바로 이것이다.


Ipod Shuffle, <Life is Random>



무작위 노래 재생이라니. 음악을 선택할 수 없는 이 Ipod은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무모한 제품이다. 당시 사람들이 Ipod Shuffle의 가치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그럼 만일 내가 애플의 마케터라면?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Shuffle이라는 기능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을까? 정말 나였으면 셔플의 장점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문장을 사용했을 테다. 하지만 애플은 단 한 문장으로 이 제품을 소개한다.


Life Is Random


단순히 한 사람의 주장으로 이러한 광고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분명 아니다. 하지만 애플은 단순히 What과 How만을 이야기하는 회사가 아니다. 그 너머의 Why를 고민한다. 그리고 회사 구성원들이 모두 애플이 말하는 Why에 공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뛰어난 광고를 만들 수 있었다. 이처럼 구성원들이 회사의 Why에 공감할 때 구성원들은 진심으로 Alignment를 하여, 단순한 제품 그 이상을 만들어 내었다.


우리는 자기 신념을 훌륭히 전달할 줄 아는 리더, 조직에 끌린다.
...
 훌륭한 리더는 우리를 끌어들일 뿐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충성하게 만든다. 같은 리더, 같은 조직에 끌리는 이들끼리는 강렬한 유대감이 생겨난다.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동일한 가치, 동일한 신념으로 굳건히 맺어져 서로가 소속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그 즉시 알아차린다.

- 가슴이 시키는 일은 논리가 지배할 수 없다. -



그럼 나는 왜 이 곳에서, 이 일을 하는가?


당신의 기업은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인류의 문제, 인간의 문제, 전 지구적인 문제를 풀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


존경하는 VC 중 한 분이신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짧은 인터뷰임에도 회사의 Why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를 위한 What과 How에 대해서 명확히 설명한다. 그리고 에 너무나도 공감하여, 그 이후 이러한 Why를 실행하는 기업을 꿈꿔왔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단순한 기업의 이익이 아닌, 인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이기를 바라왔다.  


“정식으로 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중국·동남아에서 디자인을 무단 도용해 팔렸다. 이때 마크비전의 모니터링으로 제거된 위조상품 규모가 150억원어치이다. 건강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며칠 전 대표님께서 인터뷰에서 하셨던 말씀인데, 너무나도 인상 깊어서 따로 저장해두었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인류의 문제는 바로 '위조상품Counterfeit'이다. 단순히 숫자로 이야기하면 전 세계 온라인 시장에서 거래된 위조상품은 1000조 원대로 추정된다. 예전 같으면 회사 측에서 일일이 현장을 찾아 짝퉁 소탕을 하는 게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온라인몰에서 위조상품을 걸러내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실적으로 어렵던 짝퉁 소탕이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가능해졌다.

 이곳에서 경험하기 전까지 위조상품이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지 알지 못했다. 정말로 많은 사기꾼들이 위조상품을 뻔뻔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을 막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AI를 통해 그 비용은 50분의 1로 줄어들었다. 그 결과 우리는 기술을 통해 인간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중심의 기업


 정리하자면 우리 회사의 Why는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행위를 막아 올바른 시장을 조성하는데 기여'함이다.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나는 이러한 Why에 공감하게 되었으며, 화사의 목표에 깊이 Alignment하게 되었다. 아직은 주니어 단계인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논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업무가 류중희 대표가 말한 인간의 문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지 않을까라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결론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너무나도 오래전 내용이라 책을 읽을까 고민도 하였다. 하지만 필독서라 불리는 유명한 책은 정말 그러한 이유가 있다. 이 책의 내용에 너무나도 깊은 감명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그 결과 나는 왜 이 일을 하는지 조금은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에 대해 찾아보니 지금도 강연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었다.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사이먼은 스스로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적어놓았다. 참 인상 깊은 문장이다. 나도 언젠가 이러한 문장을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다짐해본다.  


We imagine a world in which the vast majority of people wake up every day inspired, feel safe wherever they are and end the day fulfilled by the work they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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