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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Sep 13. 2021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한다는 것

인격의 완성

필 나이트(나이키 창업자&CEO)가 칸에서 올해의 광고주 상을 받았을 때, 수상소감으로 “ 자기가 한 일이 아무도 없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점 때문에 수상을 하게 되었다” 라고 명쾌하게 말했다고 한다. 대단하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뻔뻔하다라기 보다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심

나이키의 광고였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었을 것이고, 광고 기획사에서도 광고주의 눈치나 피드백을 살피고 있었을 텐데. 광고 제작자에 대한 믿음이었는지, 정말 맘에 들어서 피드백을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억지스러운 피드백을 하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필 나이트의 인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대단하면서도 부럽다.



신뢰에서 시작되는 Creative

광고주의 태도를 보고서도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제작자가 있을까. 광고주가 이렇게이렇게 하라고 했으니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는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다. 실무자가 자신의 능력을 100%, 아니 150% 발휘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마법이 아닐 수 없다.



성과를 가로채지 않는 겸손

광고주가 과정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상을 받는 자리라면, 자신을 낮추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만약 내가 나이키 창업자였다면, 칸에서 상을 받는 소감에 내가 지금까지 해온 노력에 대해 어필하기 위해 단 한 마디라도 나를 높이는 내용으로 소감을 발표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아무도 문제를 삼거나 지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자신의 기여에 대한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성과를 돌리지 않는 겸손함을 보여준다. 무려 칸에서.



요즈음 실력을 떠나, 인간이 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인격을 쌓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배우려 노력한다. 지구상에서 삶을 마무리 할 때까지 완성할 수 없겠지만, 나의 장례식장에서 고인이 된 나를 추모하기위해 온 사람들이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다” 라고 평가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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