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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하 Dec 19. 2021

Dear My 2021, 함부로 애틋하게

hmm…

1. 건강한 다이어트

필라테스를 시작하며 산후조리와 체형교정, 그리고 약간의 다이어트에 대한 기대와 열의가 불타올랐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음을…. 그래도 한 가지 좋은 건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잠시 잠깐 육아에서 해방되어 오롯이 호흡에 집중하고 운동하는 시간을 매일 손꼽아 기다린다. 비록 식단 관리는 애초에 포기했지만 그로 인해 더 운동을 즐기게 됐는지도. 조리원에서 빼고 나온 8kg이 무색하게 출산 후 9개월 차에 접어들며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는 시기를 겪다 보니 복직도 두려워지고 사진 찍기도, 사람들 만나기도 꺼려지며 자존감이 낮아지는 터라 11월에 시작한 다이어트 내기. 11월 말일에 -0.8kg이라는 새발의 피 같은 감량치와 동점 기록으로 나가리(?)가 되고 한 달 더 연장해 진행하기로 했다. 분명히 육아 중인 내게는 먹을 시간조차 사치일 때가 많은데 왜 그렇게 살은 빠지지 않는 거지? 분명 온몸이 아프고 힘든데 살은 찌는 기이한 현상을 몇 달째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중.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그리고 균형 잡힌 식습관, 꾸준한 운동만이 해답이겠지 (나도 안다 알아) 힘을 모아 지키겠어 우리의 건강.


2. 가벼운 나날!

간헐적 단식이 아닌 소식 Start! 부디 저녁만이라도 가볍게 먹기로 다짐한 첫날. 견과류나 요거트, 간단한 과일, 두부나 찐 달걀을 먹으며 짧게나마 홈트까지 풀 코스로 달린 날. 역시 사람은 땀을 흘려야 해. 물론 이건 아니다 싶은 순간이 계속 찾아오지만 운동이 끝나고 난 후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하루 해놓고 이러는 모습이 웃픈) 이제 당분간 육퇴 후 달밤의 체조와 루즈해질 때쯤 단순 재미를 위한 미니 러닝(집 앞 산책 정도이겠죠 하하) 플랜도 함께 병행해볼 생각(만으로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3. Power of Love

서로서로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연말의 분위기. 몸은 몰라도 마음만은 가볍고 사랑스러운 요즘이다. 멀리 나가진 못해도 작고 귀여운 소품들로 집에서나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보고 각종 로코를 뒤적이며 연말력을 상승시키는 중!


4. 내 삶의 동반자, 내 삶의 에너지

결혼하고 달라진 내 모습. 좋고 나쁜 점이 각각 있겠지만 여러모로 더 멋진 버전의 내 모습을 갖게 되어 좋다. 타이트한 일과를 몇 주간 더 계속해보는 스스로에의 도전. 운동을 게을리 않고 자기 관리하는 모습을 가진 남편은 나와 달리 군살이 없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줄 안다. 몸이 항상 곧고 탄탄해 무언의 동경 + 의지하던 남편과 같은 길을 걸어간다는 생각에 무척 기쁘다. 스트레스 관리라는 게 별일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요즘. 가끔은 힘든 일과를 마치고 숙제처럼 여기며 겨우 겨우 하던 일들(작은 움직임으로 느긋하게 걷고 땀을 흘리는 소소한 운동과 집안일 같은 것)이 꽤나 큰 스트레스 해소제가 되어 준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동안 왜 미처 몰랐는지 앞으로도 지치고 힘들다 느껴지는 날엔 이 일기를 다시 열어보고 재충전할 시간을 채워갈 것이다.


5.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리

미리미리 챙기지 못한 내 탓인 걸까, 아니야 우린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 이 문제의 반복으로 짜증이 솟구치다가도 사그라지는 감정선. 별 문제없겠지 해낼 수 있겠지 주문 걸며 부딪힐 수밖에! 무사히 해결되길. 여유로우면서도 여유롭지 않은 일과로 때론 급박하고 불안하다가도 무사히 끝내고 난 후 찾아오는 안도감은 힐링 그 이상이기도 하면서.


6. 털어낼 건 털고 새로운 밸런스 잡기

함께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화를 일으키고 기분이 나빠지는 경험. 그 사람의 안 좋은 모습은 남에 대한 열등감과 시기 질투로 점철되어 보인다. 그 끝이 이렇게도 미움받는 인생으로 치달을지 그녀는 알았을까? 참 처참해 보이지만 뿌린 대로 거둘 뿐. 짧은 인연으로 손절할 수 있음에 다행스럽게도 평온을 찾았다. 많은 변화가 기다리는 2022년. 아이의 첫돌과 어린이집 입소,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동네로의 이사와 복직. 설렘과 공존하는 의심과 경계심, 불안함과 걱정들. 신혼살림을 시작한 이 동네에 든 깊은 정으로 마음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슬픔을 뒤로한 채 새로운 시작에의 적응에 힘을 쏟아야겠지!


7. 현실 육아 본부

육아를 하며 답답한 마음을 마주하기 한동안 힘들었다. 기록을 한다는 것조차 거추장스럽게 여겨졌던 지난 9개월. 기록이 주는 마음의 안정을 믿어보며 털어놓아 보기로 한다. 잠도 부족하고 여기저기 아프고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을 매일 매 순간 깨닫는다. 둘째를 계획 하에 낳은 사람들이 그저 경외스러울 지경.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육아의 면면들. 남편이나 가족에게 이런저런 서운한 마음도 자연히 생기더라. 일을 하는 남편에겐 육아란 퇴근 후 휴식이 필요한 집이라는 곳이 제2의 노동 공간처럼 느껴지는 일이겠지. 안팎의 피곤이 겹겹이 누적되어 가겠지. 반면, 하루 종일 아기와 씨름을 한 나는 남편이 귀가하면 집안 살림을 정리할 일손이 생기고 조금이라도 쉴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일한 사람의 사회활동을 잊은 채 그의 도움을 더욱 절실히 기대하게 된다. 이렇듯 피로해진 우리는 서로에게 온갖 짜증과 서운함, 예민함과 날카로움으로 마주하게 되기도 하면서 누구랄 것 없이 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구나. 가장 중요한 건,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는 맘. 조금 더 살피고 협동하고 이겨내야지.


8. 몸의 이상 신호

연말까지 미루고 미룬 건강검진을 받으며 추가로 검사한 갑상선 기능 검사.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던 최근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역시나. 결과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란 소견과 함께 병원에 내원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너무너무 피곤한 상태가 몇 주간 지속되어서 몸의 어딘가가 분명히 고장 났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집에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듣고 허탈해졌다. 그저 일정 수치 미달인 기능의 회복을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면역체계를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처방이라고. 갑작스럽게 비대해진 체중과 말도 안 되게 자주 붓는 몸 때문에 해독주스까지 알아보고 있었던 터인데 운동이고 뭣이고 근본적으로는 약물치료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감과 함께 무력함이 찾아왔다. 약을 먹고 정상범위로 돌아갈 수 있길 기다리며 지켜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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